2017년 11월 SK플래닛 사보에 쓴 컬럼입니다
2017년 11월 SK플래닛 사보에 쓴 컬럼입니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기업 스스로인가? 조직 구성원인가? 결국 성공적으로 조직이 운영되는 회사는 기업과 구성원이 함께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감 있게 몰입을 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이 속한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주인의식은 자신이 처한 자리를 깨닫고 자리가 갖는 힘에 온 정신을 몰입하는 상태다. 리더는 리더대로, 직원들은 각각 직급에 맞게 그 자리의 힘, 즉 권위를 발휘하는게 진정한 주인의식이다.
기업의 주인의식 사례로 단순한 청소직원들을 세계 최강의 서비스맨들로 양성한 “TESSI” 이라는 회사의 야베 데루오라는 리더가 있다. 40년간 철도맨 경력의 야베 데루오(矢部輝夫)는 2005년 JR동일본으로 회사로 옮겼는데 당시만 해도 “TESSI” 는 그저 그런 보통 청소 회사였다. 직원들은 “우린 어차피 청소부” 란 의식에 젖어 있었고 고객들의 불만 접수도 끊이지 않았다. JR동일본의 100% 자회사로 신칸센이 멈추지 않는 한 망할 일은 없는 회사였다. 그래서 의욕이 없기는 경영진이나 직원들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야베는 JR동일본 산하 11개 청소회사 중 하나에 불과했던 이 회사를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성의 있는 환대)가 넘치는 토털서비스 회사’로 만들겠다고 결심을 했다. “TESSEI가 고객들에게 파는 것은 청소가 아니다. 우리가 파는 건 여행의 추억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여러분은 청소 아줌마, 아저씨가 아니라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JR동일본의 신칸센을 지탱하는 서비스 기술자’ 라는 의식을 그들에게 심는 게 시급했다. 먼저 ‘전형적인 청소 아줌마’ 유니폼부터 벗어 던지게 했다. 그리고 호텔리어를 연상케 하는 산뜻한 제복으로 갈아 입혔다. 그 다음 숙제는 ‘회사의 주력’인 열차 청소 직원들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직원들을 위해 휴게실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는 등 의욕을 북돋우기 위한 일터 환경 정비부터 시작했다. 해왔던 신칸센 청소에 ‘7분간의 신칸센 극장’이란 이름을 붙인 것도 처음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방편이었다. 이렇게 리더의 조직에 대한 변화의 물결은 직원들을 철도회사의 최고의 서비스맨으로 만들고 그들 스스로 셀프리더십을 발휘해 주인의식을 발휘하게 되었다.
2014년 기준 매출 4,850억 달러에 대구광역시 인구와 맞먹는 220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공룡기업 월마트(Walmart)의 본사 로비에는 간판이 하나 설치되어 있다. 이 간판에는 매일매일의 월마트 주가가 표시되는데, 그 아래에는 "Tomorrow Depends on You! (내일 우리 회사의 주가는 여러분 손에 달려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결국 회사의 주인은 조직 구성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의 주식의 주가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결과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가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월마트가 자사주를 주기적으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주는 것은 주식을 통한 부를 이룰 수 있도록 스스로 마음을 단련시키는 것이다. 회사는 돈을 벌어 먹고 사는 곳만이 아닌 내가 생존하는 터전이자 내가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주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려는 여러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지만 결국 주인의식을 실제 발휘하는 사람들은 직원 개개인이다. 그들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의 주인의식이 잘 드러난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사례다. 이 회사는 고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FUN 경영” 으로도 유명한데 이 항공사 직원들은 자신이 처한 자리를 깨닫고 자신의 가진 책임과 권한을 쓰는데 주저함이 없다. 어느 날 승객 중 한 사람이 개를 데리고 휴가를 떠나기 위해 공항에 왔다가 개는 비행기를 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탑승 담당 직원은 개 주인이 휴가를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도록 2주 동안 아무런 조건없이 개를 돌봐 주었다고 한다. 회사에서 준 권한으로 직원 스스로 가질 수 있는 자리의 힘을 최대한 활용해 주인의식을 발휘한 사례다.
한 여성이 몸이 아픈 어머니를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발을 구입했는데 어머니가 곧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얼마 뒤 쇼핑몰에서 신발이 마음에 드는지 메일을 보내왔다. 그녀는 답장을 썼다.
"병든 어머니를 위해 샀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쇼핑몰에서 답장을 보내왔다. "저희가 택배 직원을 보내 반품 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회사의 기본 정책에 따르면, 반품할 경우 요금은 무료지만 고객이 직접 택배를 불러서 물건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그 정책을 어기면서까지 그녀의 집으로 택배 직원을 보내 반품하게 해주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음날 그 여성에게 한 다발의 꽃이 배달되었다. 카드에는 어머니를 잃고 슬픔에 빠진 여성을 위로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지금은 아마존에 인수되었지만 한때 세계 최고의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었던 자포스는 별다른 매뉴얼이 없다. 고객들의 서비스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서비스를 진행하면 된다. 결국 직원의 책임 있는 주인의식이 없었다면 이런 훈훈한 사례는 그저 소설책에서만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경영의 구루 피터드러커가 쓴 “프로페셔널의 조건” 에 나오는 고대 그리스 조각가 페이디아스의 이야기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조각가 페이디아스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서구 미술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조각을 보는 사람마다 모두들 그의 작품을 칭송했지만, 정작 아테네의 재무관은 페이디아스의 작품료 지불을 거절했다. 재무관의 주장은 "조각들은 신전의 지붕위에 세워져 있고, 신전은 아테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조각의 전면밖에 바라볼 수 없다. 그런데도 당신은 우리에게 조각 전체 값을, 다시 말해 아무도 볼 수 없는 조각의 뒷면 작업에 들어간 비용까지 청구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대해 페이디아스는 "아무도 볼 수 없다고? 당신은 틀렸어. 하늘의 신들이 볼 수 있지" 라고 대답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본다고 해서 열심히 하고, 보지 않는다고 해서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설령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고 티가 나지 않는다 해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주인의식인 것이다.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은 직원들의 주인의식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모든 업무에 있어 내가 최종 의사결정권자이다. 결과는 내가 책임진다.” 라는 주인정신(Ownership)으로 임하는 사람은 직급(Position)에 관계없이 경영자(Owner)요, 리더이다. 반면, 관리자나 경영자의 지위에 있다 하더라도 '나보다 더 높은 사람이 최종 결정권자다. 따라서 그 사람이 책임질 것이다.' 라는 의식으로 업무를 대하는 사람은 그 지위와 관계없이 일반 직원에 불과하다”. 결국 회사의 주인은 각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내가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내 일이 아니라도 책임을 피하는 사람은 주인의식이 없는 일반 직원이지만 아무리 말단이더라도 책임감 있게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한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회사의 오너인 것이다.
유 경 철
현재 소통과 공감 대표. 사람들의 변화와 성장을 돕는 컨설턴트로서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리더십과 소통강의를 하며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코오롱베니트 인재개발팀, 능률협회컨설팅(kmac), PSI컨설팅 등에서 근무했으며 고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aSSIST(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리더십을 전공중이다. 2015년 한국HRD명강사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완벽한 소통법”, “문제해결자”, “피터드러커의 인재경영 현실로 리트윗하다”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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