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림 인간의 진정성,미각을 넘어 영혼을 흔들다, 최강록

최강록의 언어센틱(Un-authentic) 리더십

[유경철의 리더십 컬럼]


대한민국 리더십 전문가로서, 저는 수많은 기업 현장에서 완벽한 리더의 환상을 목격해 왔습니다. 하지만 2026년 흑백요리사 2 결승전에서 최강록 쉐프가 보여준 서사는 우리가 그동안 신봉해온 강력하고 결점 없는 리더십에 대한 정의를 송두리째 뒤흔들었습니다.

그가 만든 것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수많은 지성이 강조해온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의 정수를 한 그릇에 담아낸 인생의 보고서였습니다. 최강록 쉐프가 만장일치로 우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경영학적 통찰과 인문학적 감성으로 분석해 봅니다.

1. 취약성을 혁신으로 바꾸는 노출의 미학

최강록 쉐프는 결승이라는 가장 권위 있는 무대에서 조림을 잘 못하지만 잘하는 척했다며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냈습니다. 이는 리더십 전문가 빌 조지(Bill George) 하버드대 교수가 강조한 자신의 진정한 북극성(True North)을 찾기 위해 취약성을 인정하라는 가르침과 궤를 같이합니다.

모두가 자신의 천재성을 증명하려 할 때, 그는 스스로를 조림 인간이라 명명하며 무장해제했습니다. 빌 조지는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는 리더만이 타인의 깊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고백은 심사위원들에게 방어 기제가 아닌, 요리에 대한 무한한 정직함으로 전달되었습니다. 가짜 완벽함보다 진짜 부족함이 더 강력한 울림을 준다는 것을 그는 증명했습니다.

2. 고통스러운 반복을 견디는 내면의 규율

90분간 묵묵히 깨를 갈아 깨두부를 만드는 모습은 효율성을 숭상하는 현대 사회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이는 HBR의 저명한 저술가 짐 콜린스(Jim Collins)가 말한 20마일 행진(20 Mile March)의 실사판이었습니다.

그는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있었음에도 나를 점검하고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가장 고된 방식을 택했습니다.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과 리더는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엄격한 규율을 지키는 근성에서 탄생한다고 강조합니다. 깨를 가는 행위는 요리 기술을 넘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셀프 리더십의 의식이었습니다. 그 고집스러운 국물 맛에서 심사위원들은 타협하지 않는 리더의 철학을 보았을 것입니다.

3. 자기 자비(Self-Compassion)를 통한 회복 탄력성

나를 위한 요리는 90초도 써 본 적 없다는 그의 말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애덤 그랜트(Adam Grant) 교수는 기버(Giver)가 번아웃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돌보는 자기 지향적 이타성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최강록 쉐프가 결승전에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칼을 잡았을 때, 그의 요리는 비로소 평가를 넘어 치유의 영역으로 진입했습니다. 애덤 그랜트의 이론처럼, 스스로를 아끼는 리더만이 조직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끓여낸 국물은 역설적으로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포용하는 가장 따뜻한 리더십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4. 경계를 허무는 겸손한 연대

우승 소감에서 자신을 전국의 숨은 요리사들과 같은 사람으로 정의한 장면은 짐 콜린스가 정의한 단계 5의 리더(Level 5 Leader)의 전형이었습니다. 단계 5의 리더는 불굴의 의지와 겸손함이라는 상반된 특성을 동시에 가집니다.

그는 우승의 영광을 개인의 천재성으로 돌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동료들에게 확장했습니다. 콜린스는 위대한 리더는 거울보다는 창문을 본다고 했습니다. 성과가 좋을 때는 창문 밖의 동료를 보고, 문제가 생길 때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는 태도입니다. 최강록의 이 겸손한 연대 의식은 그를 단순한 우승자가 아닌, 업계 전체가 존경하는 상징적인 리더로 격상시켰습니다.

5. 존재의 증명, 내러티브 리더십

마지막으로, 그의 요리는 하나의 완벽한 서사였습니다. 하버드대의 마셜 간즈(Marshall Ganz) 교수는 리더십은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며, 그 핵심은 나의 이야기(Story of Self)에 있다고 말합니다.

최강록 쉐프는 척하며 살았던 과거에서 나를 위로하는 현재를 지나 함께 나아가는 미래를 한 그릇에 담아냈습니다. 간즈 교수가 강조하듯, 사람들은 논리에 설득당하기보다 진심이 담긴 서사에 움직입니다.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는 기술에 대한 점수가 아니라, 한 인간의 치열한 인생 보고서에 보낸 경의였습니다.

우리 안의 조림 인간을 위하여

최강록 쉐프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최고의 자리는 남을 짓밟고 올라가는 고지가 아니라,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묵묵히 깨를 가는 정직함 끝에 닿는 평원이라고 말입니다. 그의 우승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격언처럼, 가장 솔직한 리더십이 가장 강력하다는 진리를 증명한 드라마였습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척을 하며 살고 있습니까? 최강록 쉐프처럼 자신의 취약성을 요리할 준비가 되었습니까?



유경철

소통과 공감 대표

Tel : 010-3494-5272

E-mail : pkm297x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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