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쁘다가도
손님들이 한꺼번에 나가버리는 시간이 오면
온몸에 힘이 빠진다.
그리고 잠시 쉬다가 부족한 재료를 만들거나
고기를 다듬는다.
고기를 다듬는 시간.
조용히 고깃덩이를 꺼내 손질을 하고
질량을 저울에 달아 스테이크용 고기들을
개별 진공 패킹을 하는 시간이면
부위마다 가진 고유함에 나도 모르게 감탄한다.
질감, 결, 생고기의 향 등이 모두 다르다.
이렇게 다른 녀석들이 요리될 때에
각각 다른 시즈닝, 가니쉬, 퓨레, 소스들과 만나
다른 굽기로 손님들을 찾아간다.
더군다나 우리는 스테이크도 배달을 하기 때문에
매장에서의 방식과 다른 방식의 굽기로 완성되어서 배달시간까지 고려되어
손님들을 찾아간다.
바쁜 날도 있고 노는 날도 있다.
빈틈이 있는 시간
생각의 간격이 없으면 불안과 걱정이 엄습해온다.
주문으로 존재하는 나인가?
자영업자라면 공감하는 표현하기 힘든
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두려움.
두려움을 잊고자 생각이 탄생한다.
있는 그대로 오늘의 나를 글로 남기는 시간,
하루가 끝난 뒤 잠시 전의 두려움과 나는 대면한다.
고기의 덧살들을 제거할 때의 사각거리는
날카롭게 벼린 칼날 끝의 속삭임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나를 먹여 살리는 녀석들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