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감사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를 생각해 주시는 우리 아버님.
지금도 아버님께 아이 잠깐 맡겨두고 운동 나갔는데 낮잠 재워주신 덕분에 짬이 나서 글을 쓰고 있다.
오랫동안 장가 안 가던 막내가 결혼하겠다고 첫인사시키던 날,
괜히 젓가락질 잘 못해서 흉 잡힐까 봐 일부러 한남동 고급 양식 레스토랑으로 예약하고 모셨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아버님께서 연세가 드시면서 파스타랑 피자를 좋아하신다고...
지금도 종종 아버님이랑 식사할 일이 있으면 일부러라도 맛있는 프렌치나 이탈리안을 찾아 모시는데 언제나 참 맛있게 드셔주시는 우리 아버님.
맞벌이하는 아들며느리 바쁘다고 인테리어 할 때며, 차 고칠 때며, 집에 수리할 일이 있어도 언제든지 먼 거리 마다하고 와서 다 챙겨주셔서 항상 든든한 우리 아버님.
이렇게 처음부터도 잘 챙겨주셨지만, 아기 낳고 신랑이 바빠서 주말까지도 혼자 아이를 보는 날이 많이 생기면서부터 아버님께서 시간 되실 때면 종종 어머니가 바빠 같이 못 오시더라도 혼자 오셔서 아이를 봐주시는 덕분에 병원도 가고 특강도 듣고 운동도 가고 나의 여유가 생겨서 정말 감사하다. 아버님이 혼자 오셔서 아이 봐준다고 말하면 다들 신기해하지만 너무너무 좋다.
아버님이 봐주시면서 까토는 까까타임이 생겼고, 어부바를 알게 되고, 핸드폰 켜는 법도 배웠지만 할아버지랑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다면... 엄마가 내려놓아야지 ^^ 얼른 사탕 주고 싶으시다고 드릉드릉하실 때마다 어머니께 할아버지가 폭탄이여~하고 혼나시지만 그래도 너무 잘 놀아주셔서 할아버지를 참 좋아하는 까토!
하루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까토가 너무 보고싶다하시며 와주시지만 실상은 며느리 밥도 잘 못 챙겨 먹고 아픈 몸으로 혼자 아기 보느라 힘들다고 멀어도 와주시는 아버님의 따스한 마음이 항상 감동이다.
종종 와주시면서 며칠 주무시고 가시거나 같이 밥 먹을 시간이 많이 생겨서 마라톤 하셨던 얘기, 좋았던 여행지, 좋아하는 음식 등등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아버님이랑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기쁘다.
츤데레처럼 츤츤거리실 때도 있지만 표현만 그러하실 뿐, 운전 못하시는 어머님 몇십 년째 어디 가실 일 있으시면 항상 모셔다 드리고 모셔오시고 두 분에서 해외여행도 매년 나가시고 따스함 절정인 아버님, 덕분에 아들도 따뜻하게 사랑 주는 멋진 남편이자 아빠로 자랐답니다 감사해요~
까토가 할아버지랑 둘이 손잡고 재잘재잘 대면서 같이 놀러 다니는 그날까지, 이쁜 증손주 보는 그날까지, 지금처럼 건강히 일하시고 운동하시면서 오래오래 함께 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