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클라이너관에서 보고 싶었지만, 부모님 댁 근처엔 없었다는 함정. part2는 무조건 리클라이너로.
사실 보면서 뮤지컬 넘버에서 가장 유명한 Defying Gravity가 대체 언제 나온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조금은 들 정도로 러닝타임이 길지 않았나 싶었는데, 같이 본 반쪽은 3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뮤지컬 넘버들을 되새기면서 봤다고 한다.
그래도 확실한 건 영화기 때문에 뮤지컬 무대장치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마음껏 펼칠 수 있지 않았을까, 다만 뮤지컬에서 느낄 수 있는 그 현장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녹음된 파일을 듣는 그런 느낌. 영화관에 사람이 적고 음향 퀄리티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서 더 아쉬웠을 수도 있겠지.
2) 뮤지컬 위키드, 로터리의 추억
11년 전 여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첫 로터리에 응모했는데 덜컥 당첨이 되었던 위키드!
그 비싼 좌석을 단돈 30불에 그것도 맨 앞자리 가운데에서 볼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
귀여운 연두색 배지도 달고 기대감에 부풀어 목이 빠질 것 같은 맨 앞자리에서 뮤지컬 관람을 했던가... 잤던가... 시차적응이 다 끝나지 않아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나는 거의 반쯤은 졸면서 위키드를 관람했던 것 같다.
기억에 나는 건 Popular와 Defying Gravity 정도... 그래도 어디 가서 위키드를 로터리로 맨 앞자리에서 관람했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 제대로 내용도 파악하지 못했고, 기억도 잘 나지 않더라. 그저 그날 그 자리에서 보았던 경험만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을 뿐...!!! 역시 남는 건 사진이다.
영화가 개봉한 덕분에 드디어, 이제야, 졸지 않고 자막까지 보면서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했다. 허허허
물론 안 졸았어도 100%는 이해 못 했었겠지? 그땐 내 인생 최고조 영어 잘할 때였으니까 이해했으려나..
3) 그리고 그 후
영화/뮤지컬 위키드를 보면서 서쪽마녀인 위키드 엘파바가 동쪽마녀인 글린다처럼 이뻤더라면 어땠을까, 초록색 피부에 검은 머리 대신 백옥 같은 피부에 찰랑이는 금발이었더라면 그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외모로 첫인상을 판단하게 되지 않나,
특히나 대부분의 모르는 사람을 봤을 때의 경우에는.
그러니까 글린다보다 이쁜 엘파바였다면 어떻게 흘러갔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영화에 나온 장면 중 나는 의외로 쉬즈대학교 도서관이 기억에 남는다. 쳇바퀴처럼 보이긴 했지만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던 바퀴 달린 도서관 책장에 누워 책을 읽는 여유를 가져보고 싶단 말이지. 진짜 그렇게 생긴 도서관이 있다면 가보고 싶어 진다. 혹시 아시는 분 계시나요...?
part2는 어떤 넘버와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지 얼른 개봉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말로 그때는 리클라이너관에서 꼭 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