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 보단 익숙함에 점차 희미해져버린 도전에 대한 정의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걸 도전이라 할 수 있을까?
살아가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고 내려놓아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싫어 싸우고 붙잡고 있었던 것들이 어느새 내 손을 떠나고 내 마음이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정말 이 방법뿐인 걸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과거를 생각하며 그땐 꿈이 있어 행복했는데 지금은 꿈을 놓지 못하니 이렇게 힘들구나를 생각하게 되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그래, 인생은 이런 건가 보다 우린 결국 어떤 순간이 찾아오기 전까지 꾸역꾸역 살아내야 하는 존재인가 보다.” 생각했다.
삶은 잊으려 하면 잃은 게 너무 많고, 잃었다 생각하면 잊어야 할 게 너무 많다.
모든 사람들의 시작은 크게 다르지 않다.
비슷하게 느끼고 비슷하게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선택과 책임에 따라 다른 삶을 살 뿐이다.
그저 나의 하루가 가볍게 미소 지어지는 하루 하루를 살아내길 바라지만, 실제 그런 삶은 없을 것 같아 두려움을 앞세운 합리화를 통해 뒤로 숨으며 살아가고 있다.
많은 것을 겪어나갈 수록 늘어나는 건 나이였으며, 필요한건 용기였다.
나이가 한살씩 늘어나면 조금은 편해지고 적응될 줄 알았는데, 아는 것이 많아져 겁낼 일만 늘어났다.
조금 더 늦으면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핑계를 앞세워 새로운 도전들을 하기 힘들 것 같다며 수 없이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는 생각했지만, 막상 떠날 때가 되면 새로 마주할 환경이 두려워져 안주하고 살아가는 지금의 환경에서 스스로를 억누르고 합리화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정처 없이 방황하다 불안이 두려워 불구덩이로 다시 돌아가는 삶, 그러한 삶을 반복하는 내게 어느날 친구가 물었다.
“넌 도전이 뭐라고 생각해?”
그리고, 난 대답했다.
“새로운 것을 하는 거?”
잠시 생각하던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나도 참 도전을 많이 했는데, 그러한 삶을 살다 보니 정말 이게 새로운 것이며 도전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찾아오더라고"
"예전엔 도전한다고 생각하면 설레기도 하고 정말 새로움에 벅차기도 했는데, 사실 지금 하고 있는 도전이라 하는 것들은 껍데기만 다른 익숙한 것들이더라고...”
“그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 도전은 나를 정말 갓난 아기가 되어버리는 환경으로 던지는 게 아닐까?”
"언어도 어떠한 행동도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알아가는 그런 거, 우린 그런걸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나...?"
"근데 어느 순간 부터는 그게 아니더라고, 그저 하기 어려움, 힘듦 정도를 따져 계산해보고 뛰어드는 걸 도전이라고 말하는... 넌 어때?"
갑작스런 친구의 질문에 당황했고, 긴 해외생활을 하며 수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을 친구의 얘기에 난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친구와 대화 후,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가며 솔직한 감정을 담아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가 생각해 온 모든 도전이 정말 도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들이었을까?”
어쩌면 난, 삶이 변화하기를 바라지만, 결국 익숙한 환경 안에서 적당히 맴도는 것을 도전이라고 자위하며 살고 있진 않았나 잠들지 못한채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내가 원한 것은 어쩌면 편하고 싶은 마음이지, 변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머리속에는 열정이 있지만, 가슴은 뜨겁지 않은 그게 내가 살아내고 있는 오늘의 현주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