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 서비스의 목적을 달성하는 ‘기획력’

잘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by IT 기획의 기본

바둑에서 묘수(妙手)란 상대방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수를 말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이용자의 기대와 까다로운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려면 기획 단계에서 이러한 묘수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상충하는 이용자와 제공자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설계하는 것도 기획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번 절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 속에서 목표를 잃지 않고 기획자답게 사고하는 실무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서비스의 목적을 달성하는 ‘기획력’


① 잘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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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력이란,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책을 찾고, 실현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방송 기획이든 출판 기획이든 기획력은 비슷한 의미로 해석됩니다. 모든 온라인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문제’는 곧 온라인 서비스의 ‘목적’과도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오프라인 식당을 오픈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식당을 오픈하면 저절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장사가 잘될까요?

희박한 확률로 식당이 잘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을 확률이 더 높을 것 같습니다. 사전 조사를 통해 우리 식당에 찾아올 손님이 누구일지 분석해 보면 성공 확률이 조금 높아질까요?

상권을 분석해 보니, 주변에 50대~60대의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자녀들은 독립하였고, 부모님만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족들이 집에 찾아왔을 때 마땅히 외식을 할 식당이 없어 차를 타고 멀리 이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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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문제는 ‘가족들이 집에 찾아왔을 때 마땅히 외식을 할 곳이 없다’입니다. 만약 이런 곳에 맛있는 햄버거 집을 인테리어도 화려하게 디자인해서 오픈한다면 잘 될까요?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원하는 식당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근사한 한식집을 오픈하면 어떨까요? 부모님 두 분이서 가끔 부담 없이 식사를 즐길 수도 있으며, 가족들이 찾아왔을 때 근사한 저녁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면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식집을 차리는 목적은 ‘50대~60대를 대상으로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기 좋은 식당‘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조금만 분석을 해보아도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생각이 드시나요?




온라인 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쇼핑몰만 만들면 사람들이 찾아서 와서 제품을 구매할까요?

역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다른 쇼핑몰과 똑같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 이외에 특색이 없다면, 어쩌면 기획자 없이 벤치마킹만으로도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충분히 만들 수도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서비스의 목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쇼핑몰을 이용할 이용자들을 조사하고 이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등의 조사 내용을 기반으로 목적을 만들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이트를 제작하는 진행 능력과 기획력을 동일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진행 능력은 기획자의 기본 능력입니다. 일이 되게끔 잘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획력입니다.

진행 능력은 기획력이 아닙니다.





② 작은 습관이 기획력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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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하나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는 적게는 3개월, 많게는 1~2년 정도 소요됩니다.

그렇다 보니 기획 업무를 3년 정도 담당해도 기획한 사이트는 5개 내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업무가 바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무를 하며 배우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기획자의 역량 계발을 실무 경험에만 의존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기획 실력은 언제, 어떻게 쌓는 것이 좋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언제나’, ‘항상’입니다. 내가 지나다니는 거리, 내가 머무는 곳 모두가 기획을 연습하는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책을 보거나 학원을 다니기 위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할 필요도 없고,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됩니다. 분석하고, 재 조합 해보며 이를 기록하는 메모를 위한 준비만 되어 있으면 작은 습관으로도 나만의 기획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획자답게 사고하기 위해 이런 습관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길을 걷거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 등 눈에 보이는 사항들을 재료 삼아 연습해 보면 사고력이 많이 넓어질 것입니다.


첫째,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웹/앱에 담는다는 상상을 해보세요.

이 세상에 사이트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있을까요?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세상에 모든 것을 웹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담을 수 있다면 어떻게 담을 수 있는지, 담을 수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사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쇼핑몰이 있을까? 만약 만든다면 배송이 가능할까?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하면, 녹지 않고 배송될 수 있을까?

1,000원짜리 껌을 쇼핑몰에서 판매한다면 배송료가 더 비쌀 텐데 박스 단위로 판매한다면 구매층이 있을까? 개인은 구매하지 않을 것 같고, 껌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식당에서는 대량 구매가 가능하겠는걸?

백화점 홈페이지를 만들 때, 오프라인 매장의 화려함과 활기를 그대로 사이트에 재현할 수 있을까? 사진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고 애니메이션을 활용하면 어쩌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한강의 물고기 숫자를 앱에서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을까? 한강 곳곳에 물고기를 인식하는 센서를 달아 센서의 정보를 앱에서 볼 수 있다면 가능할 것 같기는 한데 물고기를 인식하는 센서만으로 한강의 물고기 숫자를 파악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은데?


둘째, 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왜?’라고 묻고 ‘나라면... 어떻게 하겠다’라는 식의 답을 해보세요.

찾은 해답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내가 만들어야 하는 사이트에 적용해 보는 겁니다. 전문 지식이나 복잡한 증명 과정은 모두 생략하고, ‘왜 이렇게 했을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만 생각해 보는 과정입니다.

결제 단계는 왜 이렇게 많을까? 카드 정보를 미리 입력해 놓고 한 번에 결제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중요 메뉴는 왜 항상 사이트 상단에만 위치해야 할까? 오른쪽이나 왼쪽에 배치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자주 방문하지 않아서 매번 까먹는 비밀번호! 비밀번호 대신 휴대폰 인증 번호로 로그인할 수 있을까?

제공자는 꼭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등록하는 팝업! 이용자는 닫기에 바쁜 팝업! 중요한 정보를 이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없을까?


셋째, 서로 다른 웹/앱의 장점이나 공통점을 찾아 서로 합해보는 상상을 해보세요!

보통 아이디어는 우리의 뇌에서 서로 다른 2~3가지의 특정한 기능이나 현상들이 합해지면서 아이디어가 생각난다고 합니다. 포크와 숟가락을 합한 포크 숟가락처럼 말이죠. 보통 화면을 설계할 때 유사 업종을 벤치마킹하며, 업무를 진행합니다. 물론 유사 업종의 기능이나 화면을 참고하면 도움은 되지만 이는 많은 사이트 중 유사한 사이트를 하나 더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포크를 독특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포크들을 참고해 보았자 모양이 조금 다른 포크입니다. 절대 포크 숟가락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이트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독특하게 구현해 보고 싶다면 내가 진행하는 산업 분야와 다른 산업 분야에서 착안점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도서 판매 사이트를 유튜브를 참고해서 구상해 보면 어떨까? 이제는 책 소개를 영상으로 하는 것이 시대에 맞지 않을까?

여행 상품 판매 사이트의 여행 상품을 인스타그램의 단문 글 형식으로 소개하고, 자세한 내용은 PDF로 다운로드하게 하면 어떨까? 자동차 소개 사이트의 자동차 카탈로그 다운로드하는 것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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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생각을 하는 데는 5분도 안 걸릴 것입니다.

5분의 상상으로 얻은 해답은 곧 나의 실무 능력에 도움이 됩니다. 만약 이와 유사한 사이트 제작 의뢰가 들어온다면 답도 쉽게 찾을 수 있고, 마치 여러 번 사이트를 만들어 본 것처럼 업무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이 아니라 경험이 선물해 준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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