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들을 위한 사업 준비
어느 순간부터인가 광고들을 보면 그 광고의 기획 과정을 생각합니다. 회사의 회의실에서, 카페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우리의 서비스와 제품을 찾을 소비자들에 대해 상상했을 겁니다. 그들이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의 무슨 앱을 켤지, 지하철 몇 호선 어느 역에서 일하고 생활하는지, 그들에게 먹힐 가장 심플하면서 직관적인 말은 무엇일지. 그분들의 고민들을 역으로 추적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곤 합니다.
지금의 플랜브로가 맡는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완제품이 나온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클라이언트분들이 자신의 열정과 시간, 비용을 투자해 만든 제품들을 크라우드펀딩에 성공적으로 데뷔시키거나 좀 더 소비자의 언어로 알려 구매가 일어나게 하는 일을 합니다. 프로젝트에 착수하면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 제품을 살만한 사람들의 하루를 그려나가는 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까지 주로 어느 곳에서 활동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려봅니다.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적절한 채널을 통해 하기 위함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무언가를 알리기 위해 하는 일이지만, 하다 보면 한 단계 앞에서 이 고민이 이루어졌어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듭니다. 애초에 소비자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알고, 그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면 마케팅은 한결 수월해집니다. 앞으로의 플랜브로가 한 단계 더 앞에 자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클라이언트 분들이 소비자를 예민하게 느끼려고 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큰 비용을 먼저 투자하고, 실패하는 계획을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투자비용은 점차 증가하고, 비용 회수를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조급한 마음은 섣부른 판단을 부르고, 이때 판단 미스의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조금 더 앞단에서 클라이언트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그분들의 실패를 줄일 수 있으면서, 적절한 기획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단계. 좋은 영상과 사진보다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가 마케팅의 전략이 될 수 있는 단계. 앞으로의 플랜브로는 거기에 더 많이 위치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