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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브로 박상훈 Nov 29. 2022

성공하는 사업 아이템을 떠올리는 방법 (1)

당연함을 버리고 새로움을 채워보세요!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 


억대 매출을 기록한다는 대박 음식점부터 기업가치 1조 원의 유니콘이 된 스타트업까지. 화려한 사업 성공담들을 접하다 보면 저절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떠올렸을까.' 누구는 여행 중에 우연히 맛본 메뉴를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게 바꿔 대박을 쳤다고 말합니다. 누구는 6번의 실패 후 7번째 아이템으로 성공을 거뒀다고 말합니다. 책이나 언론에서는 이들의 성공을 '고객의 문제에 집중한 결과' '차별화에 성공한 결과' 정도의 말로 분석합니다.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겠다...' 궁금증이 풀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저런 대박 아이템을 떠올리지?'



성공하는 아이템들의 공통점


성공하는 사업 아이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 사람들이 궁금해합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궁금해합니다. 그냥 '딸기'는 궁금하지 않습니다. '사과만 한 대왕 딸기'는 궁금합니다. 똑같은 딸기 맛이 날지, 혹시 그냥 CG는 아닌지... 그냥 '배송'은 궁금하지 않습니다. '새벽배송'은 궁금합니다. '이게 진짜 가능하다고?' 하며 한 번 시켜봅니다. 


둘째, 깊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깊이는 '완성도'를 말합니다. 높은 완성도는 궁금증을 감탄으로 바꿉니다. 궁금해서 구매해본 사과만 한 대왕 딸기가 맛까지 달콤하면 사람들은 알아서 인스타그램에 이를 공유합니다. 크기만큼 영양까지 풍부하다면 이 과일을 '최애'과일로 삼는 사람들도 생기겠죠. 밤에 주문했던 채소가 다음날 새벽에 집 앞에 와있는 걸 발견한 순간 사람들은 감탄합니다. 서비스의 충성 고객이 됩니다. 이 신선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바로 옆집 'ㅇㅇ이 엄마'를 찾아가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생각 도구가 필요한 이유


깊이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고객이 궁금해할 새로움은 지금 당장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품종 개량 연구, 배송 시스템 구축은 긴 시간이 걸립니다. '딸기가 사과만큼 크다면 어떨까?' '오늘 주문한 식재료가 내일 새벽에 온다면 어떨까?'처럼 고객이 감탄할 새로움을 떠올리는 일은 지금 앉은자리에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좋은 문제를 발견해야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너무 풍요롭습니다. 누구나 발견할 수 있는 문제는 이미 다 해결되어 있습니다. 세상에 없는 게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문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정 사업 아이템이 어떻게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지를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의 상황을 문제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더 나은 상황을 그리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더 맛있고 신기한 딸기, 더 빠르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배송을 그려봐야 지금이 문제라고 느껴집니다. 더 나은 상황은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요? 이미 아시겠지만, 손을 턱에 괴고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번뜩 그려지지 않습니다. 이미 머릿속에 있는 고리타분한 생각만 반복될 뿐이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질문이 필요합니다. 평소 생각해보지 못했던 질문을 던져주는 틀이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생각에도 도구가 필요합니다.  



생각도구 1) 없애고, 줄이고, 키우고, 만드는 ERRC


2005년에 나온 책 '블루오션전략'에서 나오는 ERRC라는 도구를 소개합니다. 경영학 책의 복잡한 개념과 용어는 재미없고 딱딱합니다.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하는데 도구까지 머리를 무겁게 만들면 안 되죠. 블루오션전략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원문을 찾아보면 됩니다. ERRC라는 도구만 따로 빼서 마음껏 활용해보죠. 좀 더 친숙한 언어로 바꿔서, 더 나은 제품, 더 나은 서비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생각 도구로요.


영어로 쓰여 뭔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그냥 단어들의 조합입니다. 없애고(Eliminate), 줄이고 (Reduce), 키우고 (Raise), 만든다 (Create). 차별성 있는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면, 회사의 신사업 기획을 하고 있다면 아래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큰 카테고리는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카페면 카페, 배달앱이면 배달앱. 그다음 이 질문들에 답하면서 그 사업이 잘 됐을 때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이게 가능한가'의 여부는 나중에 따져봐도 좋습니다. 상상 속 미래의 고객이 '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까', '주변 사람에게 공유하고 싶을까'를 염두하며 답을 해보면 좋습니다. 


질문 1. 무엇을 없앨 수 있을까?


'당연한 것'을 없애봅니다. 업계의 관습, 사람들의 편견 등을 내 아이템에서 제거해보는 거죠. 책이 없는 도서관(전자 도서관), 테이블 없는 식당(배달 전문 식당 및 공유 주방), 택시기사 없는 택시(우버)가 당연해진 요즘입니다. 대부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뭔가를 더할 때보다 뭔가를 제거했을 때 더 많이 떠오릅니다.  


질문 2. 무엇을 줄일 수 있을까?


남아있는 요소 중에서도 투입 대비 효율이 크지 않으면 과감하게 줄입니다. 고객이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부가 서비스, 구색을 위해 갖춰놓은 메뉴 등은 과감히 줄입니다. 줄여야 새로움을 더할 여유가 생깁니다. 


질문 3. 무엇을 키울 수 있을까?


없애고, 줄이는 과정을 거치면 남는 자원들이 생깁니다. (생기지 않았다면 더 없애고, 더 줄여야 합니다.) 이제 뭔가를 더해야 합니다. 남아있는 요소 중 우리가 다른 곳보다 최소 10배 이상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해봅니다. 고객이 느낄 정도여야 합니다. 다른 빵 20개를 합친 크기의 카스테라, 결제하면 10분 안에 도착하는 식료품 배달 서비스처럼요. '다른데 보다 조금 낫네'가 아니라 '이건 뭐지?'싶은 수준의 차이를 만들어봅니다.  


질문 4.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키워서 압도적인 가치를 만들 수 없다면 아예 새로 만듭니다. 우리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봅니다. 주방 수세미에 친환경이라는 의미를 더합니다. 주유소에 카페를 더합니다. 중고거래에 커뮤니티를 더합니다. 3에서 이미 압도적인 가치를 만들었다면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이미지를 더합니다. 대왕카스테라, 번쩍배달 등의 이미지를 고객에게 전달해 그냥 카스테라, 그냥 배달앱과의 비교를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실전) 도구를 사용한 아이디어 도출 : 더 나은 편의점이 있다면 어떨까?  


1. 무엇을 없앨 수 있을까?


평소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제품을 없앱니다. 편의점 매대에서 우리가 흔히 보던 제로콜라, 꼬북칩, 불닭볶음면, 카스 맥주... 누구나 떠올리는 대기업 제품들을 없앱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건 다른 곳에도 이미 많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CU 가서 살 수 있습니다. 굳이 새로운 편의점에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2. 무엇을 줄일 수 있을까?


평균적으로 1,800~2,000개나 되는 상품 종류를 줄입니다. 타깃 고객을 좁히면 이렇게 많은 품목을 취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양성을 줄이면 재고 관리가 쉬워집니다. 불필요한 창고 공간도 줄어듭니다. 품명과 가격만 적힌 재미없는 이름표를 빼곡하게 욱여넣어 붙일 필요도 없습니다. 고객은 거기서 아무런 가치도 느끼지 못합니다. 


3. 무엇을 키울 수 있을까?


비워낸 공간을 특색 있는 제품과 코너들로 채웁니다. 국내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이색 간식들을 들여와 매월 콘셉트에 맞게 추천합니다. 전문 큐레이터가 직접 선정한 전통주와 이를 만든 장인의 스토리를 들려줍니다. 우리 동네 맛집들과 콜라보해 인기 메뉴를 1인 소포장해 제공합니다. 동네 베이커리 사장님들께 납품받는 디저트, 원두가 맛있기로 소문난 동네 카페들의 커피 메뉴를 한 곳에 모아 테이크아웃 해갈 수 있는 코너도 만듭니다. 신제품 입고 소식을 가장 먼저 공지하는 온라인 채널을 만들어 고객들과 소통합니다. '이번엔 뭐가 또 들어왔을지 늘 기대가 되는 편의점', '생각 없이 가도 뭐든 꼭 사게 되는 편의점'으로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습니다. 


4.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편의점을 '동네 사람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합니다. 걸어가기엔 좀 멀어서 못 갔던 유명 카페, 혼자 시키기엔 양이 많아서 못 먹어봤던 동네 맛집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푸드코트 같은 공간을 열어둡니다. 차가운 편의점보단 따뜻한 카페에 가깝게 공간을 디자인합니다.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공간을 넘어, 동네 이웃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시나요? 실제로 이런 편의점이 존재합니다. 2014년 미국에서 문을 연 '폭스트롯'을 참고해서 적어본 내용입니다. 현재 폭스트롯의 기업가치는 1조 원에 달합니다. 


출처 : 폭스트롯 공식 홈페이지 


 

먼저 비우고, 그다음 채워보세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려고 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뭘 더하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더할 것만 고민하면 무거워집니다. 고객에게 들려줄 스토리도 복잡해집니다. 투자해야 할 자본도 커집니다. 


첫 시작의 크기는 작을수록 좋습니다. 줄이는 것을 먼저 해야 새로움을 더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제거하면서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그 위에 고객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더해보세요. 유튜브에서 봤던 그 멋진 사업의 주인공들도 시작은 아주 작고 뾰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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