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함께 보세요!
얼마 전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유퀴즈온더블럭]에 '타일공'을 직업으로 선택하신 분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입사한 제약회사를 퇴사하고 본인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일을 업으로 선택한 분이었죠. 그분을 보며 떠오른 생각을 글로 정리해 봤습니다.
1.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통해 도착한 곳에는 원래 있던 곳보다 더 적은 수의 경쟁자가 있습니다. 경쟁 강도가 줄어드니 성공할 확률은 조금 높아지게 되죠.
2. 남들과 다른 선택이 '변하지 않는 것을 쫓는 선택'일 때 성공 확률은 조금 더 높아집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타일공이 포기한 것은 대부분 쉽게 변하는 것들입니다. '이름 있는 회사에 다니는 것에 대한 남들의 부러움', '언제든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는 자리'같은 것들이죠. 하지만 새롭게 선택한 것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나의 행복과 만족감', '숙련된 기술'은 쉽게 변하지 않죠. 이렇게 선택한 것들에 꾸준함이 더해지면 그분은 그 업계에서 권위를 가지게 될 겁니다. 지금은 남다른 선택 덕분에 [유퀴즈]에 출연했지만, 10년 뒤에는 그 시대의 [생활의달인]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도 있겠죠.
3. 직업 선택보다 좀 더 작은 영역에서 이 방향성을 습관화해보면 어떨까요? 내가 하는 업무나 프로젝트 단위에서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떠올려보는 겁니다.
4. 먼저, 한쪽에는 현재의 트렌드 / 업계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의견들을 적어봅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들 / 좀 더 오랜 시간을 견뎌온 의견들을 적어봅니다.
5. 마케터인 저는 이렇게 적어볼 수 있겠죠.
현재의 흐름 : 디지털마케팅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 앞으로는 디지털마케팅의 '개인화'가 점차 중요해질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 : 사람은 '의외의 것'에 더 크게 반응한다 /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6.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흐름에 더 집중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마케터들이 디지털 수단에 몰입하면 고객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미 터질 듯이 쏟아지는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언제 추가했는지 기억도 안나는 카톡 플친의 광고 카톡, 한 달 전 방문 기록까지 추적해 지긋지긋하게 쫓아다니는 인스타광고,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 사이사이에 껴놓은 배너 광고까지 보고 있는데... 1~2년 안에 등장할 기술 수준으로 정말 더 '기분 좋은' 개인화가 가능할까요?
7. 이럴 때 잠깐 '변하지 않는 것' 쪽으로 눈을 돌려보는 겁니다. 사람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의외성이 느껴지는 것에 더 크게 반응할 겁니다. 지금의 흐름에서 고객이 의외라고 느낄 수 있는 수단은 뭐가 있을지 고민해 봅니다.
8. 디지털마케팅 시대에 '구시대'의 것이라고 여겨지는 전단지, 종이 우편물 같은 것들은 어떨까요? 한 달에 우편함으로 들어오는 우편물의 개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적어도 메일함의 메일보다는 훨씬 적겠죠. 종이 우편물은 뉴스레터나 SNS광고보다 주목도도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편함은 내가 꼭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하는 서류, 예를 들면 청구서 같은 것들이 들어오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9. 남들과 다른 선택지를 떠올려봅니다. 최근에 우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의 재방문 유도를 디지털 광고 대신 아날로그 방식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5분 안에 읽어볼 수 있는 얇은 잡지를 제작해 우편함으로 직접 보내보는 거죠. 우리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주시는 고객에 대한 감사 인사, 제품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팁, 새롭게 출시할 제품에 대한 소개, 재방문 프로모션 코드를 함께 담아서요. 고객이 훨씬 더 우리 브랜드를 친근하게 느끼지 않을까요?
10. 트렌드를 파악하는 건 중요합니다. 큰 흐름을 무시하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드니까요. 하지만 트렌드에 휩쓸리는 건 위험합니다. 눈앞의 흐름만 쫓으면 남들과 다른 생각을 떠올리기 힘듭니다. 차별화될 수 없습니다. 큰 흐름에 휩쓸리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가 될 뿐이죠.
11. '세상의 흐름'과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것'을 모두 살필 수 있는 넓은 시야가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흐름에 휩쓸려 갈 때, 그 흐름 속에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을 오랜 시간 추구하면 거기서 차별화가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