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랜브로 박상훈 Jan 15. 2023

브랜딩의 최종 목적지

사람들이 나를 먼저 찾게 만듭니다

요즘은 '핫한 맛집'보다 '찐맛집'을 소개하는 콘텐츠들이 눈에 자주 띕니다. '두 번 가야 진짜 맛집'을 모토로 그 지역 로컬들의 음식점을 찾아가는 [또간집], 미식가로 유명한 가수 성시경이 본인의 맛집 리스트를 하나씩 풀어놓는 [먹을텐데] 등에서 소개하는 집들은 소위 말하는 인스타 핫플은 아닙니다. 눈을 사로잡는 인테리어나 톡톡 튀는 컨셉보단, 기억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 맛이 경쟁력인 누군가의 단골집들이죠. 


유튜브 채널 또간집 캡처



찐맛집들의 공통점


위에서 언급한 [또간집]이나 [먹을텐데]에 출연하는 찐맛집들은 채널에 그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 지역에 오래 살아온 사람들, 영향력 있는 가수에 의해 소개되는 거죠. 어쩌면 소개보다 '프레젠테이션'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그 맛집의 역사, 얽혀있는 스토리, 가장 좋아하는 메뉴, 나만의 비밀 먹조합까지 알려줍니다. '그 집에 당신이 꼭 갔으면 좋겠다'고 설득하는 사람처럼요. 아무 생각 없이 채널을 보고 있던 저도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진정성 있는 피티입니다.


식당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그 집을 우연히 발견하고,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고, 함께 가고 싶은 사람에게 카톡을 보내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그 식당에서 쓴 '광고비'는 단 한 푼도 없습니다. 긴 시간을 통해 완성시킨 깊은 맛을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내고 있을 뿐이죠.



깊이가 있어야 소개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인이 여러분에게 책 추천을 부탁한다고 해보죠. 여러분은 어떤 책을 추천하시나요? 언제 읽었는지, 내용이 뭐였는지 잘 기억도 안나는 책을 추천하는 분은 없을 겁니다. 여러분 인생에 큰 임팩트를 줬거나, 편협했던 시야를 넓혀줬거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미쳤다'는 감탄이 나올 만큼 저자의 내공이 느껴졌던 책을 추천하겠죠. 


어떤 소개든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아무거나 소개하지 않습니다. 지루하기만 했던 역사를 처음으로 재밌다고 느끼게 만들어준 역사책, 곱창에 대한 편견을 깨준 곱창집, 어른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배울 점이 많은 친구(혹은 이성), 진로 결정에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도와주신 멘토까지.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 더 깊이가 느껴지는 무언가를 타인에게 소개합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타인에게 소개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성공에 더 가까워집니다. 횟수가 늘어난다는 건 상대적 깊이가 깊어진다는 뜻입니다. 나(혹은 브랜드)를 깊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거죠. 


내공이 10일 땐 1~9 정도의 내공을 가진 사람들이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합니다. 내공이 100일 땐 1~99 정도의 내공을 가진 사람들이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합니다. 내공의 깊이가 깊을수록 많은 사람들이 나를 소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소개하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습니다. 그렇게 '광고비'를 이기는 '영향력'이 생깁니다.



오늘부터 브랜딩을 시작한다면 해야 할 일 


영향력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훗날 사람들에게 '어떻게 소개되고 싶은지'를 떠올려보는 걸로 시작해 보세요. 유튜브에서 찐맛집을 소개하는 사람들의 대화를 보면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거기는 밑반찬 만으로도 밥 한 공기 먹고 시작하는 집이에요." 

"좋은 사람이랑 같이 오고 싶다, 부모님 모시고 오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집입니다."


유튜브 채널 먹을텐데 캡쳐


사람들의 소개 멘트를 보면 그 식당의 특징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메인메뉴는 물론 밑반찬마저 정갈한 한식집, 가격은 좀 있더라도 좋은 재료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집을 떠올릴 수 있죠. 


사람들이 훗날 내 브랜드를 타인에게 소개한다면 이 멘트가 어떻게 바뀔지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그게 현실이 될 때까지 긴 시간 꾸준히 해야 할 일을 나열해 하나씩 해보는 겁니다. 단기 성과가 아니라, 사람들의 소개 멘트가 실제 브랜드에서 느껴질 정도의 '깊이'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쉬운 금융'을 만들어가고 있는 브랜드 토스는 '토스피드'라는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토스피드는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관련 지식들을 쉬운 콘텐츠로 풀어 무료로 제공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돈이 되지 않는 활동이죠. 하지만 토스는 이 서비스에 진심입니다. '토스가 뭘 설명하면 쉽고 이해하기 편해'라는 사람들의 소개 멘트를 사실로 만들고 싶거든요. 앱 내에 추가하는 기능, 앱 내에 쓰인 카피 등 토스가 하는 모든 일들은 '쉬운 금융'이라는 하나의 방향성을 공유합니다. 토스에 근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파고드는데 서비스에 깊이가 안 생길 수가 없죠. 


특정 수식어로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소개되는 브랜드. 이런 브랜드가 되는 것을 브랜딩의 최종 목표로 삼아 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