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랜브로 박상훈 Feb 08. 2023

내 사업을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싶다면

기발함보다 영향력에 집중하세요!

일을 하다 보면 내 사업(혹은 내가 속한 회사의 사업)을 누군가에게 소개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 사업이 초기 단계일 때 이런 경우가 더 많죠. 투자자들 앞에서의 프레젠테이션, 인플루언서나 에이전시에 협업을 요청하는 메일, 함께 일할 직원을 모집하는 공고문, 하다못해 요즘 뭐 하냐는 친구나 지인의 물음에 답할 때까지. 이 모든 상황에서 '매력적인 소개'는 원하는 결과를 얻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출처: sbs 미운우리새끼 캡쳐



사업(제품)을 소개하는 흐름만 봐도 그 사람의 경험과 실력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초보자들은 아이디어의 기발함을 강조합니다.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작했습니다. 생각대로 잘 만들어져서 곧 대박 날 것 같습니다' 같은 식의 소개를 합니다. 프로들은 사업이 가진 영향력을 강조합니다. '사람들이 지금 이런 상황인데 제가 이렇게 그들을 돕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합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때로는 이해하기 쉽게, 때로는 깊이 있게 자신의 사업을 다양한 언어로 표현할 줄 압니다. 


프로다운 사업 소개에 들어가면 좋은 네 가지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하고 있는 사업, 여러분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사업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답을 적어보세요. 순서대로 답을 채우다 보면 개선해야 할 부분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1. 고객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업에는 만족시켜야 할 고객이 있습니다. 소개는 여기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소비할 사람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는 상상과 주관을 최대한 뺍니다. 정확한 팩트 위주로 적어 '내가 그들에게 이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좋은 사업은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투자자나 업무 상대에게 소개할 때 : 최근에 생긴 ㅇㅇ신도시 직장인들의 평균 출근 시간은 80분입니다. 이중 약 20분가량은 광역 버스 정류장에 제시간에 나와도 인원이 꽉 차서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죠. 약 30명의 직장인과 현장에서 인터뷰를 해본 결과, 거주 인구 대비 대중교통이 턱없이 부족해 출퇴근이 힘들다는 응답이 90% 이상 나왔습니다. 


친구나 지인에게 소개할 때 : 최근에 생긴 신도시에 사는 사람들 출퇴근길이 완전 지옥이거든? 차 없으면 왕복 3시간도 더 걸려. 버스 타러 시간 맞춰 나가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음 버스 기다리는 게 일상이고. 재택 안 하는 사람들은 회사 왔다 갔다만 해도 체력 다 빠지는 거지. 



2. 내 사업의 영향력을 이야기합니다. 


내 사업이 그들을 어떻게 돕는지 설명합니다. 기존에 그들을 돕고 있는 다른 대안이 있다면 그 대안보다 더 나은 점도 함께 설명하면 좋습니다. 처음에는 큰 맥락을 말해줍니다. 이에 뒤따르는 디테일(=그게 어떻게 가능한가)들은 중요한 순서대로 채워갑니다. 이 디테일이 탄탄할수록 사업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집니다. 


투자자나 업무 상대에게 소개할 때 : 우리는 관광버스를 소유한 기사님들을 파트타임으로 채용해 신도시 직장인들의 편안한 출퇴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기사님들은 평일의 부족한 운행 수요를 채워 돈을 벌고, 고객들은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장시간 운전, 차량 관리비, 주차 문제등을 고려하면 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우리 서비스가 더 매력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 고객은 앱으로 예약, 버스는 정해진 경로를 이동, 운행상 가장 효율적인 경로는 수요 파악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 중, 일부 지역 테스트에서 성과를 내고 있음....) 


친구나 지인에게 소개할 때 : 우리 회사가 관광버스를 빌려서 그 사람들 출퇴근시켜 주고 돈을 받는 거야. 일반 대중교통보다 조금 더 내더라도 훨씬 더 편하게 갈 수 있게. 출퇴근하려고 차 뽑으면 또 운전해야 되고, 관리해야 하고, 주차해야 하고... 힘들잖아.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훨씬 더 많이 써. 



3. 은유, 비유, 예시를 통해 이해를 돕습니다.


나에게는 익숙하지만 상대방에게는 생소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은유나 비유, 예시를 사용해 이해를 돕습니다.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업계의 비슷한 서비스나 제품을, 일반 소비자에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좀 더 대중적인 대상을 빗대어 설명합니다. 일반인에게 사업의 가치를 쉽게 이해시키는 연습을 해두면 이후 마케팅 카피를 쓰거나 전략을 세우는 게 훨씬 더 수월해집니다.


투자자나 업무 상대에게 소개할 때 : 미국의 우버와 비슷한 서비스인데, 자가용을 가진 개인이 아니라 숙련된 버스 기사님들이 공급자 위치에 있는 서비스입니다. 정해진 코스 1회 운행당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에, 많은 고객이 탈 수 있는 경로를 설계하는 게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친구나 지인에게 소개할 때 : 카카오 택시 써봤지? 그거랑 비슷한데 이거는 앱으로 출퇴근 버스를 잡는 거야. 버스는 좌석이 많으니까 택시보다는 잡기 수월한데, 정해진 운행 코스 내에서만 잡을 수 있는 게 좀 다르지.



4. 고객의 미래를 선명하게 그립니다.


내 사업을 통해 변화된 고객의 일상을 더 선명하게 그려줍니다. 사업의 규모가 작으면 한 번이라도 이 사업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말해줍니다. 이 사업이 커졌을 때 고객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함께 설명해 주면 좋습니다. 


투자자나 업무 상대에게 소개할 때 : 실제로 서비스를 경험해 본 고객들은 불필요한 대기 시간이 줄어들고, 일반 버스보다 좌석이 더 편안해 휴식을 취하기 좋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출퇴근 피로도가 줄어들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응답도 있었고요. 추후 출퇴근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콘텐츠를 결합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볼 생각입니다. 직원 복지를 신경 쓰는 기업, 교통 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 전략도 함께 구상 중에 있습니다. 


친구나 지인에게 소개할 때 : 앱으로 예약만 성공하면 자리가 없어서 다음 버스 기다릴 일은 없어. 리무진 버스들이 많아서 좌석도 엄청 편하고. 꿀잠 자면서 출근할 수 있는 거지. 조금 있으면 태블릿이 자리마다 들어갈 수도 있거든? 그럼 아침을 좀 생산적으로 보내고 싶은 사람들은 강의도 들을 수 있고, 퇴근할 땐 유튜브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으니까 정말 좋지. 






한 번 채워보고 끝내기보다 최소 2~3개월에 한 번씩 업데이트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상대에 따라 순서나 표현을 바꾸면서 자유자재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머릿속에 깊이 새겨보세요. 미팅을 할 때는 말로, 서류를 보내야 할 땐 글로 술술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소개 하나만 바뀌어도 상대방이 여러분을 보는 눈빛이 달라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