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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브로 박상훈 Nov 15. 2023

월마트가 고객을 쇼핑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방법

당신의 모델을 직접 고르세요! 

온라인 쇼핑을 할 때면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모델이 입은 걸 보면 예쁜데 이게 나한테도 잘 어울릴까?

이 사이즈의 핏이 내 체형에도 잘 맞을까?

난 피부가 좀 어두운 편인데 이 컬러도 괜찮을까?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 상세페이지에는 이상적인 외형의 모델들이 등장합니다. 특정 타깃 고객을 공략하는 브랜드는 이 고정관념을 깨기도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쇼핑을 하는 모든 고객이 상세페이지에 등장하는 1~2명의 모델과 체형, 얼굴, 피부까지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죠. 


월마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3월 'Choose my model'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고객은 키와 몸무게, 피부톤 등이 각기 다른 50명 이상의 모델 중 한 명을 골라 자신이 마음에 드는 옷을 입혀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 정보를 입력하면 나와 비슷한 체형의 모델들을 먼저 추천해 주기도 합니다. 


Choose my model 활용 화면 (출처 : 월마트 공식 웹사이트)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같은 해 9월에는 자신을 모델로 선택할 수 있는 'Be your own model'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모델을 고르는 것을 넘어 고객 스스로가 모델이 됩니다. 자신의 허리 높이의 탁자나 받침대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고정시킨 후 뒤로 이동해 자신의 전신사진을 한 장 찍으면 준비는 끝납니다. 온라인 쇼핑 도중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입어보기' 버튼을 눌러 저장해 둔 내 사진에 옷을 피팅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옷의 누끼를 따서 합성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해 고객의 체형을 분석해 옷의 주름이나 핏까지 모두 현실적으로 구현된 피팅 사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옷에 컬러가 여러 가지이거나, 소매의 길이를 선택하는 등의 옵션이 있는 옷이라면 몇 번을 입고 벗어야 하는 오프라인 쇼핑보다 훨씬 편안하게 내게 맞는 옷을 구매할 수 있죠.


Be your own model 소개 영상 (출처 : 월마트 공식 웹사이트)





고객은 제품 그 자체보다 제품을 통해 변화될 나의 모습에 더 크게 반응합니다. 평균적인 퀄리티가 높아져 특정 제품의 장점을 단번에 구분하기 어려울수록 이런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느냐가 브랜드의 주요 역량이 됩니다. 내 체형의 단점을 보완해 주고, 내가 더 아름다워지고, 내가 사람들에게 더 주목받고, 그래서 결국 내 자존감을 높여줄 제품이라는 확신이 들면 고객은 돈을 쓸 테니까요. 


기업이 어떤 최신 기술을 '쓸 줄 안다'는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경험과 메시지를 전하는지가 더 중요하죠. 기술보다 고객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를 경험하고 난 뒤 달라질 고객의 감정을 선명하게 기획할 수 있어야 거기에 필요한 기술도 접목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변화될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고객의 감정을 강하게 건드릴 수 있다면 꼭 그 수단이 최신 기술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고객이 온라인 쇼핑 중에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으려면 어떤 촬영 이미지가 필요할까요? 오프라인에서는 어떤 세일즈 언어를 구사해야 할까요? 어떤 서비스 매뉴얼을 마련해야 고객이 이 옷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굳힐 수 있을까요?  


AI, 메타버스라는 기술보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했을 때,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 브랜드다운 방법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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