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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Nov 19. 2021

Can I have...?

쓰디쓴 너의 이름은 에.스.프.레.소

# Episode 1 에스프레소






대학 4학년 졸업 후 난 졸업식에도 가지 않고 바로 영국 런던 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에서 알바를 해서 모은 돈과 영국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벌겠다고 부모님께 약속하고 학비낼 돈과 비행기표를 살 돈을 받아 무작정 영국 런던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부모님께 그 당시의 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사실은 나도 내가 어디로 튈지 몰랐다. 그리고 정말로 난 그냥 미국이든 영국이든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고 내가 가진 돈으로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한 곳이 영국의 런던이었다. 런던은 물가는 비쌌지만 학비가 미국에 비해서 상당히 저렴했다.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어떻게든 벌어보겠다는 다짐을 했고 실제로 난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인도 요리 전문점인 Indian 레스토랑에서 일을 해서 생활비를 벌었다.


영국의 히드로 공항에 도착 후 런던 시내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런던에 도착 하자마자 런던 특유의 차가운 공기가 나를 반겼다. 난 본능적으로 알았다. 내가 런던을 사랑하게 될 거라는 걸. 홈스테이를 하게 될 주인집 부부가 나를 데리러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근처 커피숍에 들어갔는데 그곳이 그 유명한 스타벅스였다. 그 당시 런던 어디를 가나 스타벅스가 있었다. 내 기억에 맥도널드 보다도 더 많은 게 스타벅스였다. (아 그때 주식을 알았다면 스타벅스 주식을 샀을 텐데...)


1월에 도착한 런던은 서울만큼이나 추웠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간절했던 난 메뉴판을 보고 제일 위에 있는 커피를 달라고 했다. 내가 스타벅스 점원에게 손가락으로 메뉴판 제일 위를 가리키며 "Can I have... 아메리카노?"라고 했는데... 몇 분 후 내 앞에 작은 커피잔이 놓였다.


"어 이상하다 뭐 이리 커피잔이 작지?" 난 분명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점원이  발음을  알아듣고 그냥 메뉴판  위에 있는  준거다. 엄밀히 말하면 점원이  알아들은  아니라 내가 주문을  못한 거다. 에스프레소  잔을 받아 들고 당황해하는 나의 표정을  점원이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는 얼굴로 나를 처다 봤다. 순간 얼굴이 발그레진 나는 그냥 에스프레소 잔을 들어 원샷을 했다.


그런데, 헉 이게 웬걸 "느므 쓰다 써"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는데 왜 난 그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다 마셨을까? 설탕을 넣어서 마시면 되는데 그 순간에는 그런 생각 조차 하지 못했다 왠지 내가 이걸 못 마시면 한국에서 온 굉장히 촌스런 애로 보일까 봐 그랬을까? ㅋ


그날 마신 그 쓰디쓴 에스프레소가 나의 런던에서의 여정이 순탄지만은 않다는 걸 예견해주는 것이었다는 걸  난 그곳에서 살아보고 나서 알게 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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