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씽킹 전문가가 그리는 스타벅스의 미래
이보람 지음 (디자인 씽킹 뮤지엄 관장)
디자인씽킹은 통합적 사고를 뜻합니다.
통합적 사고란 생각의 확산과 수렴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해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중에서>
대학 졸업 후 영국 런던으로 유학을 갔을 때 처음 스타벅스 매장을 알게 되었다. 스타벅스 매장은 런던의 어디를 가나 쉽게 눈에 띌 정도로 매장의 수가 많았다. 난 영국에서 유학할 당시 꽤 오랫동안 스타벅스가 영국 브랜드인 줄 알았다. 영국 특유의 건물 분위기와 스타벅스 커피 매장은 어색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
스타벅스는 각 매장마다 특색이 있었는데 단 한 곳도 똑같은 인테리어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조금씩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었다.
내가 외국 여행을 가서도 한국에서도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이 다른 커피 전문점에 비해 비싼데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커피의 맛 때문은 아니다. 진짜 이유는 스타벅스 매장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편안하고 따스한 느낌, 하루 종일 있어도 누구 하나 눈치 주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그런 개방된 분위기, 특유의 스타벅스 매장에 가득 찬 커피 향까지 모든 것이 나에게는 나만을 위한 완벽한 공간이었다. 공부할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배가 고파 잠시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랠 때도 내가 찾는 곳은 스타벅스이다.
스타벅스 창업자는 영어 교사 제리 볼드윈, 역사 교사 제프 시글 그리고 작가 고든 보커가 시애틀에 최초의 스타벅스 매장을 1971년에 오픈한 것이 스타벅스의 시작이었다.
스타벅스는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스타벅의 이름을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스타벅이라는 인물은 소설 속 주인공으로 사랑과 인류에 내재된 철학을 최선을 다해 실천한 등장인물이라고 한다.
단 한 번이라도 이 로고에 숨어 있는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인 있는가?
난 가끔 스타벅스 로고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궁금해한 적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알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스타벅스 로고에 그려진 머리를 풀어헤친 듯한 여인은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바다의 요정 세이렌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은 청아하고 달콤한 노랫소리로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하여 암초가 있는 곳으로 유인한 다음 배를 난파시켜 죽게 하는 전설의 인어이다. 세 창업주는 커피콩의 향과 맛 그리고 카페인의 치명적인 매력에 사이렌이란 이미지를 입혔다.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중에서>
스타벅스 로고 속의 스토리텔링과 로고의 변천사를 아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난 스타벅스 로고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왕관의 별을 좋아한다. 난 스타벅스에서 스타는 내가 아는 하늘에 떠있는 그 “별”인 줄 알았는데..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었다니.. 대 반전이다.
기존 세이렌의 에로틱한 포즈와 가슴이 노출된 상반신은 선정성 논란이 있었다. 하워드 슐츠는 브랜드 컬러를 변경하면서 긴 머리를 늘어뜨려 상반신을 가린 사이렌의 모습을 반영한 새로운 스타벅스 로고 디자인을 발표했다.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중에서>
하워드 슐츠라는 인물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 건 그가 끊임없이 성장하고 혁신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 간판, 스타벅스 로고에 이르기까지 그 변화에는 스토리텔링이 있고 디자인 씽킹이 있다.
스타벅스를 동네 커피 전문점에서 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건 다름 아닌 하워드 슐츠라는 인물 덕분이었다. 처음 그가 스타벅스를 접하게 된 건 스웨덴의 생필품 회사인 햄머플래스트의 미국 판매 총책임자로 일할 때 시애틀의 작은 커피 원두 판매 체인이 대량으로 커피 메이커를 주문했고 그것이 너무 흥미로워 시애틀에 위치한 스타벅스에 직접 방문한 그는 그곳에서 스타벅스의 잠재력을 발견했고 1982년 창업주들을 설득해서 스타벅스에 자진 입사하게 된다.
1983년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여행하게 되었는데 그때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커피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식음료 이상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닫고 미국에 돌아와 스타벅스가 커피콩뿐만이 아니라 커피 음료를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초기의 스타벅스는 커피콩과 차 향신료를 판매하는 소매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창업주들과의 비즈니스 운영 방향과 디자인적인 면에서 충돌이 생겨 1985년 스타벅스를 떠난다. 스타벅스 퇴사 후 그는 커피전문점 일 조르날레를 개점한다. 일 조르날레는 그가 예상한 대로 성공을 거둔다. 이후 1987년 하워드 슐츠는 돌연 스타벅스의 모든 권리를 가져온다. 세 창업자가 하워드 슐츠에게 결국 스타벅스를 380만 달러를 받고 넘긴 것이다.
이때 만약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일 조르날레라는 이름의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 조르날레를 성공시키고도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를 인수한 걸 보면 스타벅스가 가진 스토리텔링은 스타벅스만이 가진 고유의 매력이라는 것을 마케팅 전문가였던 하워드 슐츠는 알고 있지 않았을까?
성공적인 사업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변화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벤치마킹에 필요한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여 확장된 사고를 적용한 빠른 실행력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중에서>
스타벅스 로고가 3번에 걸쳐서 변화해 왔듯이 스타벅스의 브랜드명도 스타벅스 커피에서 스타벅스로 변화했다. 스타벅스 커피에서 커피를 빼고 스타벅스만 남긴 이유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스타벅스 초기 창업자들이 처음에 커피콩, 차, 향신료 등을 판매하던 것에서 식음료를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확장했듯이 현재 스타벅스는 미래 금융산업을 대표할 얼굴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바의 이야기이다. 초기에 스타벅스가 단지 커피콩을 판매하는 것을 본 후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던 하워드 숄츠는 이탈리아 밀라노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에스프레소 바를 경험하게 된다. 에스프레소 바는 이탈리아인들이 커피를 마시며 종업원을 포함해 같은 공간의 다른 손님들과 편안하게 교류하는 일종의 삶의 쉼터이다.
유럽의 커피 하우스
왕족과 귀족들만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닌 누구든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눌수도 있는 그런 공간의 상징
커피값 1페니만 내면 남녀노소 차별 없이 커피를 마시며 토론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영국의 커피하우스는 페니 대학이라 불리며 자유롭게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서 교역과 정치활동, 그리고 사교와 문학을 탐구하는 토론의 장으로 활용되었다.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중에서>
미국의 커피하우스
유럽의 커피 하우스보다 규모가 더 컸던 미국의 커피하우스는 커피뿐만 아니라 음식도 먹을 수 있었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었다
이 세 가지의 장점만을 벤치마킹한 것이 지금의 스타벅스인 것이다.
지금의 스타벅스를 있게 한 또 다른 인물로는 알프레드 피트가 있다.
처음 미국에서 사람들이 즐긴 원두는 로버스트 원두였다. 이 원두는 맛이 강하고 진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설탕이나 꿀을 넣어 커피를 마셨는데 네덜란드 커피 상의 아들이었던 알프레트 피트가 피츠 커피를 운영하면서 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접하고 호스팅 기술을 익혔고 미국으로 이주한 후 미국에서 그가 디자인한 다크로스트 기법으로 원두를 볶아 판매했는데 그 당시 스타벅스 창업주들이 알프레드 피트에게 아라비카커피를 배우고 원두커피문화에 입문하면서 스타벅스가 다른 기존의 커피와 차별화를 둘 수 있었다.
보스턴 차 사건
보스턴 차 사건에 대해서 들어봤던 사람들은 대부분 보스턴 차 사건의 핵심 문제가 영국이 요구한 무리한 세금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영국이 기호 식품인 홍차를 이용해 세금을 착취하려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북아메리카에서는 영국인들은 이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홍차를 사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어쨌든 이 사건으로 인해 홍차 가격은 엄청나게 뛰었고 그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미국에 정착이 된 것이다.
스타벅스가 유일하게 성공하지 못한 나라가 호주와 베트남이 있는데 그곳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호주와 베트남은 고유의 커피 문화가 이미 자리 잡은 나라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호주는 생산지의 인기 여부를 떠나 커피 원두 생산국이다. 스타벅스는 호주 커피 시장을 같은 영국 연방국가인 캐나다와 비슷한 관점으로 생각하고 기존 마케팅 디자인을 변함없이 적용하다 큰 낭패를 봤다.
정체된 커피 산업의 상황과는 별개로 베트남은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커피 문화가 있다.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중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지점의 문을 닫아야 했고 그로 인해 매출에 많은 타격을 받았지만 스타벅스는 여전히 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있다. 아마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스타벅스는 커피 원두와 커피캡슐 등을 판매한다. 코로나19로 매장의 매출을 줄었지만 오히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스타벅스 원두의 판매는 늘었다.
사이렌 오더는 기존의 사용자가 기다리다가 지쳐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모바일 주문 결재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기다리지 않고도 편리하게 주문을 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머크컵, 다이어리 등은 불티나게 팔린다. 왜 그럴까? 브랜드의 가치 때문이다. 간단하지만 고급스러운 선물을 고를 때 나 또한 스타벅스 제품을 자주 이용한다. 그중에서도 스타벅스 카드에 일정 돈을 예치해서 주는 선물은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부담되지 않고 기분 좋은 선물이다.
선불 충전 결재 시스템
스타벅스는 애플과 과 마찬가지로 현금을 굉장히 많이 보유한 기업 중 하나이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기 위한 선불 충전 결재 시스템에 고객들이 예치한 돈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한다.
스타벅스와 비트코인
스타벅스가 2021년 초 비트코인 결재를 허용한 기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재를 허용한다는 가사가 있었을 때 스타벅스도 비트코인 결재를 허용했다.
한국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의 경우 실제 비트코인 결재로 커피를 사서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이미 다른 기업들보다 한 수를 더 내다보는 기업이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기업이 아나라 미래 금융 산업에 누구보다 진심인 기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매장에 IT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고객에게는 모바일 앱을 통해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전송되는 고객의 데이터는 스타벅스 본사가 추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쌓이고 있다. 앱을 통해 모바일 주문 결제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스타벅스라는 기업에는 소비자가 주문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적립해 둔 예치금이 황금산을 이루게 되었다.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중에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운 건 스타벅스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당장의 눈앞의 이익이 아닌 미래의 더 큰 이익을 위해 지금의 불편함은 감수하는 그런 기업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기업이다. 오늘도 스타벅스에서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떨다 왔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닌 내 일상의 쉼터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진하지 않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좋아하고 모카 프라푸치노는 여름에는 무조건 마시는 음료이다. 솔직히 스벅커피는 그냥 기본 너무 맛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