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터지기 일보 직전인 4050 여성들을 위한 인생 카운셀링
모두에게 터지기 일보 직전인 4050 여성들을 위한 인생 카운셀링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아마존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포브스, 타임, 보그] 등 수많은 매체에서 2020년 반드시 읽어야 할 최고의 책
저자 에이다 칼훈
저널리스트, 베스트셀러 작가
에이다 칼훈이 중년의 위기에 천착했던 이유는 마흔한 살에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몇 건의 원고 계약이 갑작스럽게 해지되며 1년 동안 벌이가 없었고, 매달 천 달러가 넘는 가족보험료 때문에 저축은 순식간에 마이너스가 됐다. 10년간 A급 작가로 이름을 날린 그녀였기에 자신 있게 취업에 나섰지만 연락이 온 곳은 6주에 600달러를 받는 임시 교사직뿐이었다. 그녀는 새벽 4시만 되면 잠에서 깨 도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곱씹고 또 곱씹었다.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 피곤에 지친 중년 여자가 있었다. 생리통이 심해지고 기분은 오락가락했으며 너무 짜증이 나서 남편과 마주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또 한 달에 한번은 누가 죽기 라로 한 것처럼 펑펑 울었다. (중략)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이 나이게 불행하다고 말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에 감정을 발산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사실 동년배 여성 모두가 그랬다. 저자는 특히 X세대 여성들은 "여자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가르침을 "무엇이든 다 잘해야 한다"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꿈을 이루지 못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변명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기회가 많다고 해서 살기가 쉬웠던가? 이제 막 중년에 들어선 X세대는 부모 세대가 자식들을 출가시키고 은퇴했던 시기에 여전히 육아와 생계를 위해 일한다. 그녀는 자신이 느꼈던 무대에서 밀려난 상실감, 돈에 대한 공포, 육아부담, 커리어를 잃는 두려움, 건강 이상 등이 동년배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위기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 중에서>
10대에는 같은 또래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가며 짝사랑하는 교회 오빠 이야기만 해도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고 하루 종일 만화책을 읽으며 방에서 베짱이 마냥 게으름을 피워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중학교 3년 내내 지독한 사춘기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 시기가 지나자 하루하루 설레고 즐거운 이야깃거리로 가득했던 고등학생 시기를 맞이했었다.
20대는 꿈을 이루기 위해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와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였다. 꿈을 꾸는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던 젊음이었다. 대학교 동기들과 매일 저녁 술을 마시며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대학생활의 특권이자 낭만이었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되면서부터 내 삶에 윤활유와 같았던 열정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렸고 난 적당히 괜찮은 척 살 수 있었다.
30대는 꿈을 잃어버린… 그래서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전쟁터의 패잔병과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 직장 생활은 적성에 맞지 않았고 동료들과의 대화의 주제는 누군가의 험담으로 전혀 생산적이지 않았으며 친구들과는 결혼을 언제 할지 어떤 남자를 만나고 싶은지에 대한 대화로 매번 도돌이표가 그려진 악보같이 지루하고 진전이 없었다. 그러다가 친구들과 동료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기 시작했고 남은 친구들 사이에는 누가 먼저 결혼을 하게 될지 미묘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결혼을 전제로 한 소개팅은 매번 비슷한 처지의 남녀의 혹시나 하는 기대를 좌절로 바꿔놓았다. 두세 번 실패한 소개팅의 기억은 다음 번 소개팅을 할 의지마저 꺾어버렸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생전 처음 보는 남녀가 어색함을 견디며 단 몇 시간의 대화로 서로가 운명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건 그저 남들 이야기였을 뿐이었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는 사회에서 성공하고자 몸부림치면서 동시에 결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이 두 가지가 공존하던 30대였다.
결혼이 하고 싶은지 결혼이 왜 하고 싶은지 단 한 번도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지도 않고 그저 30대에는 무조건 결혼을 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30대 내내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며 살아왔다.
한밤중 소리도 내지 못하고 흐느끼며 숨죽여 울던 그 불쌍한 여인은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텍사스주에 사는 한 성공한 독신 여성은 작은 식당에서 나와 함께 아침을 먹으면서 지금쯤이면 가정을 이뤘을 줄 알았다며 내가 뭘 잘못했을까요?라고 말했다.”
적어도 이 여성은 성공한 독신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있다. 일반적으로 성공한이라는 타이틀을 뺀 그저 평범한 독시 여성이 더 많다. 그런 그녀들도 같은 질문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오리건주에 사는 세 아이의 엄마는 잠든 아기를 품에 안은 채 지금쯤이면 다시 직장에 다닐 줄 알았다며 내가 뭘 잘못했을까요?라고 물었다”
어떻게 세 아이의 엄마가 잠든 아기를 품에 안은 채 직장에 다시 다니지 못한다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뭘 잘못했을까요?라는 질문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힘든 일이라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은 적어도 결혼도 했고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지 않은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4050 여자들은 대부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결혼을 했든 그렇지 않았든.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하지 않은 대로, 결혼을 한 사람들은 또 결혼 한대로 아이가 없으면 없는 대로 또 아이가 있으면 있는 대로 4050의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작가는 결혼한 지 8년 정도 되었을 때 매일 한밤중에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숨죽여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도대체 자신이 왜 울고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그녀는 어느 날 밤 믿지도 않는 어딘가에 있을 신에게 살려달라는 기도를 하면서 스스로 불행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만 한밤중 어두운 방 안에서 숨죽여서 흐느끼며 우는 것이 아니었다. 나만 나 자신이 불행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을 쓴 작가도 한 달에 하루 이틀은 누가 죽기라도 한 것처럼 펑펑 울었다고 한다. 마흔한 살이었던 그녀는 아침마다 거울 속에서 마주치는 피곤에 지친 중년 여자가 누구인지 도대체 눈 주위에 깊은 주름이 파인 이 뚱뚱한 아줌마는 누구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젊음은 젊음 그 자체로 아름답다. 그 사실을 마흔이 되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더 이상 얼굴에 생기를 찾아볼 수 없는 건조한 피부와 깊게 파인 팔자 주름은 의학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우리 세대 (X세대 지금은 4050)의 대다수는 결혼과 육아를 30-40대로 미뤘다. 이는 우리가 어린 자녀와 노쇠하신 부모를 동시에 돌보게 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직장에서 승진을 요구하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등쌀에 시달린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도 모자라 폐경 전의 호르몬 변화와 오락가락하는 기분이 더해진다. 설상가상으로 호르몬이 널뛰는 증상은 스트레스로 인해 악화되고 이 증상은 다시 스트레스 지수를 올라가게 한다.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중에서>
주변의 친구들 중 결혼을 한 친구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가 더 많다. 부모님의 지인분들의 자녀 중에 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따로 나가 혼자 사는 자녀들도 많다. 30대 초반까지는 결혼을 하지만 30대 중후반을 지나 40대가 되면 다들 자연스럽게 결혼보다 돈 걱정을 더 많이 한다.
결혼한 친구들도 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난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집안일도 자신의 일도 꽤 잘 해내는 친구들을 보면 정말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겉으로는 너무 완벽해 보이는 그녀들조차도 남편과의 잦은 다툼과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힘들어한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는 과정은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경험하게 되는 일종의 수행이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책 내용 중 주인공의 언니가 늦은 나이에 출산을 하고 이런 말을 한다. “아이를 낳는다는 건 얼굴에 문신을 하는 것과 같다.” 이 말의 의미는 아이를 낳는 순간 한 여자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이고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함을 뜻한다.
커리어 우먼, 워킹맘 모두 멋지게 들리 지만 현실은 백조와 같은 삶이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물속에서 다리를 움직이는 백조처럼 우아한 모습 이면에는 노력이 숨어있다. 그 노력 안에는 고통이, 삶의 고단함이, 아픔이 함께 한다.
내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꿈은 이제 그만 버려야 할까? 직업을 바꿔야 할까? 결혼을 해야 할까? 이혼을 해야 할까? 아이는 그만 낳아야 할까? 아이를 가져야 할까? 아이를 어떤 학교에 보내야 할까?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요양원에 보내야 할까? 그렇다면 그 비용은 누가 내야 할까? 내 꿈을 실현하기에는 너무 늦었을까?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중에서>
중년의 압박감을 느낀 4050은 이러한 질문들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결국 지금의 나의 삶은 과거의 나의 선택의 결과인데도 불구하고 나 또한 매번 이러한 질문들로 나 스스로를 괴롭히곤 한다. 수도 없이 반복했던 질문들이지만 여전히 명쾌한 답은 찾지 못했다.
공부를 하느라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결혼할 시기를 놓쳤다는 중년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수 없고 성공에 대한 야망도 버렸다는 중년 여자의 차이는 한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다른 한 사람은 결혼을 했다는 차이만 있을 뿐 그들은 모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집안 일과 직장을 동시에 병행하는 여성들은 행복할까? 이 책에 등장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듯 보이는 이 여자들은 "번아웃" 상태였다. 너무나 지친 그래서 소리 내서 울 힘도 없어 보였다.
인간은 스스로 이룬 것보다는 이루지 못한 것을, 가진 것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을 열망한다. 성공이란 뚜렷한 기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좌절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난 아무것도 되지 못했어"가 아닐 수 있다.
분명한 건 우리는 힘든 일을 치렀고
이미 많은 것을 해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중에서>
이 문장이 주는 울림은 상당히 컸다. 인생이 80까지라고 가정하면 인생의 반을 살았다. 결혼을 하지 않았어도 괜찮다. 결혼을 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아이가 없어도 괜찮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전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해도 괜찮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집안 일과 직장일 그 어떤 것도 포기하지 못해도 괜찮다. “우리는 힘든 일을 치렀고 이미 많은 것을 해냈다.” 이 말 한마디면 되는 거였는지도 모른다. 이제 막 40대가 된 중년이든 이제 막 50대가 된 중년이든 이들에게 필요한 위로는 당신은 지금까지 너무 잘 살아왔다는 위로이다. 중년 여성 뿐만 아니다. 중년 남성 또한 삶이 힘들고 고된건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 중년 여성에 대해서 다루고 있을 뿐 인생의 반 정도로 쉼없이 달려온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라 생각한다.
충분히 잘 살아왔는데 자꾸만 뒤돌아보면 후회되는 것들만 생각이 난다.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도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낀다.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도 기적인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다.
20년간 우울증에 시달려온 밸러리가말했다.
난 마흔넷이에요.
이 나이가 되니까 내가 지금까지 뭘 했지? 내가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쳤나? 하는 의문이 들어요. 어릴 때 하려던 일을 다 하지는 못했어요. 책 <시크릿>에서 아무리 마음이 물질보다 중요하다고 해도 몇 가지 일은 죽을 때까지 해내지 못할 거예요. 모든 사람이 세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원하는 꿈을 다 실현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중에서>
꿈이 있었고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무작정 앞만 보고 뛰어왔다. 원하던 꿈도 수많은 목표도 이루지 못한 것만 같다. 분명 많은 것을 이뤘지만 이룬 것은 떠오르지 않고 이루지 못한 것들만 떠오른다. 작은 성취들을 끊임없이 이루면 살아왔지만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큰 성취가 없었다는 이유로 스스로 패배자라 여기며 살아왔다. 그게 바로 나였다. 아니 어쩌면 현재 진행 중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아무리 행복하고 성공한 삶을 살고 있을지라도 결혼하지 않았다면 아이 취급을 받을 수 있다. 40대 싱글 여성은 늘 눈을 낮추라는 충고를 듣는다. 그러나 중년에 남자를 사귀는 일은 아무리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라도 지치게 마련이다.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중에서>
한때 전 세계인이 열광했던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시티>의 주인공 켈리는 뉴욕의 성공한 싱글인 골드 미스였다. 그녀는 항상 멋진 옷을 입고 하이힐을 신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셨다. 미디어 속 등장하는 결혼하지 않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은 하나같이 독립적이고 남자 없이도 멋지게 살아가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동화 속의 백만 탄 왕자가 자신 앞에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여기에 등장하는 X세대는 2008년과 2009년에 있었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가장 큰 피해를 본 세대라고 한다. (하버드 대학 보고서) 이들은 2000년대 생애 첫 집을 장만한 이들이 많았고 주택 담보 대출을 받기가 쉬웠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집을 장만했다. X세대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했고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세대였다. 그런 그들에게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시장 붕괴는 그 당시 중산층이었던 그들로부터 집을 빼앗아 갔다. 미국의 중산층은 무너졌고 4050의 꿈도 같이 무너졌다.
4050에게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이혼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미국의 4050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현재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은 4050들이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결혼을 하지 않는 4050 싱글 여자는 어떻게든 남자 없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미 성공한 골드 미스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현실은 냉정하기만 하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4050의 싱글 여성의 삶은 상상하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중년에 남자를 사귄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어렵다. 원하는 남자를 만날 확률은 현저히 낮다. 아니 거의 제로에 가깝다. 눈을 낮추면 만날 수 있다는 건 너무 잔인한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눈을 낮추면 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40대 여자 중에서 자신이 싱글이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극소수예요. 싱글로 사는 사람들의 애매한 상실감은 마음속에는 있지만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훌륭한 동반자에 대한 감정이죠. X세대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다르게 해야 한다는, 혹은 해야 했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는다. 하지만 비전 보드를 아무리 많이 그려도, 또는 남편이나 아기, 돈, 성공을 아무리 삶에 불러오려고 해도 안 될 때가 있다. 딱히 당신이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중에서>
결혼하지 않은 싱글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같은 주제로 대화를 이어간다. “내가 지금까지 결혼을 하지 않을 거라고는 상상한 적이 없어. 도대체 우리는 왜 운명의 상대를 만나지 못하는 걸까? 남들은 나보고 눈이 높아서라는데 나 정말 눈 안 높은데..” 지겨울 만도 하지만 누구 한 명 결혼을 해서 싱글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이들의 레퍼토리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싱글의 삶이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행복하다는 걸 남들이 믿어 주지 않을 뿐이다. “나는 40대이고 아이도 없고 행복해. 그런데 왜 아무도 내 말을 안 믿지?” <2018년 뉴욕타임스의 칼럼의 제목>
X세대 싱글들에게 인생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난다는 건 어릴 때부터부터 기다려온 동화 속의 백마를 탄 왕자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현실적이지도 않고 상상 속에서 나 가능한 일이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들을 포기하기 전에 스스로 결혼 가능성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중년이 되어 결혼할 준비가 된 여성은 주변에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마 탄 왕자가 언젠가는 잠든 자신의 입술에 입맞춤을 해주고 자신을 데려갈 거라는 꿈을 꾼다. 이건 마치 죽기 전까지는 죽지 않는 것과 같다.
40대 싱글들도 결혼한 그들의 친구들처럼 데이트도 하고 결혼을 하기 위한 노력을 결혼한 친구들만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원하는 가정을 꾸리지 못한 건 운이 나빠서 인 것처럼 보인다. 정말 그들은 운이 나빴던 걸까?
이 책에서는 X세대는 혜택을 다른 세대보다 많이 받아서 여성으로서 사회적 성공을 이룰 수 있었고 결혼 육아 직장 생활 모두 다 잘 해낼 수 있는 그런 여성들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교육받아 왔지만 실상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한 마리도 토끼도 제대로 잡지 못한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면 살아가는 불운한 세대라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다는 교육을 받고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으며 집안에서도 직장에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그 믿음이 산산조각이 나는 현실에 좌절하고 일부는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가까스로 견뎌내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결정이 외부의 영향을 받은 결과였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자책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경력을 쌓고 싶다는 마음은 나쁘지 않다. 아기를 낳기 전에 경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도 나쁘지 않다. 제대로 된 동반자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잘못되지 않았다. 다만 불행히도 이런 일에는 시간이 걸릴 뿐이다. 그리고 50대에도 아빠가 될 수 있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간이 훨씬 더 짧다.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중에서>
이 책의 등장하는 4050 여성들은 제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결국 같은 도착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고 대학원에서 학위도 취득하고 나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경력도 쌓았지만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기에 나이가 너무 많은 40대 미혼 여성은 왜 더 일찍 결혼하지 않았는지 왜 이 나이 먹도록 운명의 짝을 만나지 못했는지 스스로를 자책한다.
30대 초반에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다시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 취직을 하려고 하지만 번번이 재취업에 실패하는 결혼한 여성은 자신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이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거라면서 스스로를 자책한다.
30대 후반에 이혼한 세 아이의 엄마는 직장 생활과 육아, 집안일을 완벽히 해 내는 슈퍼우먼같이 보이지만 몇 년째 우울증 약을 복용하며 겨우겨우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40대 중반의 싱글인 여성은 전 세계를 돌아두면서 멋진 커리어 우먼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아무도 그녀가 행복하다고 하는 말을 믿지 않는다.
물론 X세대 모두가 불행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이 아닌 가지지 못한 것만을 바라보면서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들인 것처럼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불행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이루어낸 작은 성공은 성공이 아닌 것처럼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이런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난 아무것도 되지 못했어"가 아닐 수 있다.
분명한 건 우리는 힘든 일을 치렀고
이미 많은 것을 해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중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인생길에서 인생을 살아오면서 겪어 온 수많은 과정이 아닌 단순히 현재 자신의 상태인 결과에 초점을 맞춘 4050세대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매일 밤 잠들지 못하고 숨죽여 흐느껴 우는 그녀들의 불행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현재 당신의 삶은 누군가는 간절히 원한 삶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면 할수록 무너지는 게 삶이다. 삶은 애초에 완벽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위로 이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 누구나 다 부자가 되고 누구나 다 모두가 부러워하고 인정할 만한 성공을 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성공보다는 작은 성공을 이루어나간다. 작다고 성공이 아닌 건 아니다. 그 작은 성공들이 모여서 지금의 자신이 있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날 사랑하겠는가? 내가 나를 인정해 주지 않으면 누가 나를 인정해 주겠는가?
당신은 이미 많은 작은 성공을 이루었고 이미 많은 것을 해냈다.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한밤중 홀로 숨죽여서 흐느껴 울지 말기를 바란다.
이 책은 미국의 X세대 (지금의 4050세대) 여성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전의 그 어떤 세대보다도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더 기회가 많았고 실제로 많은 성공을 이루어낸 세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우울을 경험하고 항우울제 약을 처방받는다고 한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X세대 여성뿐만이 아니라 X세대 남성에게도 위로가 필요한 나이인 것 같다. 이 책은 X세대 여성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그 안에는 X세대 남성들의 이야기도 존재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X세대들이 마음의 상처와 짐을 내려놓고 당분간은 아무 생각 하지 말고 푹 잠들기 있기를 바라본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