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가 결혼 답례품으로 조그만 박스를 줬다. 까만색에 앙증맞은 박스에는 쿠키 4개와 더치커피가 들어있었다. 답례품을 보고 요즘 사람은 참 세련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3살 많은 직장 동료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나 때는 떡이나 돌릴 생각을 했지. 너무 깔끔하고 세련됐다. 그치?"라고 말했다. 나도 웃음이 났다. 10여 년 전, 전 직장 동료에게는 떡을 돌리고 좀 친한 직장 동료들에게는 록시땅 핸드크림도 같이 준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이게 최선이었을 텐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촌스러운 결정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하고 으레껏 떡 돌리는 것이 정답인양 다른 품목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니면 그 시기에 결혼식 하는 것도 귀찮은데 답례품까지 고민하는 것은 내 성격상 극도로 귀찮아서 그냥 떡을 돌린 것일 수도 있다.
결혼 답례품을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옛날 사람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서글픈 느낌은 아니지만 내가 대화가 통할 수 있는 세대가 어디까지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아이가 사춘기가 오면 "엄마는 말이 통하지 않아 옛날 사람 같아!"하고 마음의 문을 닫으면 어떡할까? 나이가 들수록 내 직업에 대한 노하우는 쌓이겠지만 세대 간에 메워야 할 간극의 차이가 심해지면 어떡할까? 란 고민이 문득 들었다.
고민도 잠시, 본능에 충실한 나는 답례품에 든 쿠키를 먹고 ' 맛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젊은 애들은 센스 있단 말이야'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리고 있다.
이 센스를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사고만은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고가 유연한 사람이고 싶다.
나 때는 말이야.~떡 돌렸어. 나 때는 말이야~를 외치는 꼰대가 안되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시사잡지를 읽고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탐방하고 잡지에서 알게 된 가수 샤샤 슬론 노래를 듣고 있다. 그래도 하루에 하나씩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나를 칭찬한다. 남에게도 관대하고 나에게도 참으로 관대하다. 또 반성보다는 칭찬을 하는 나. 꼰대보다 나르시시즘에 빠지는 경로를 더 경계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