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이 되길 간절히 바라지만 안되고 있는 모 유튜버의 방송을 들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되었는데 하루 늦은 토요일 업데이트가 되었다. 그 방송을 듣는 시간은 새벽 두 시가 훌쩍 넘었다. 새벽에 크게 웃을 수도 없어 삐져나오려는 웃음을 꾹꾹 누르기도 했다가, 교양 연수 하나 듣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감탄도 했다가, 이제 곧 출근의 시간이 다가오는데 생활리듬을 엉망으로 굴리고 있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다는 반성을 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새벽 두 시를 훌쩍 넘어서 잤는데 잠이 깨버렸다. 너무 무서운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나는 누군가로부터 쫓기고 있었다. 총성 소리도 들려온다. 나는 창호지로 만든 문에 몸을 납작 엎드렸다. 그리고 그녀도 있었다. 실생활에서는 일면식이 없지만 요즘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는 임@@검사였다. 나는 무슨 연유인지 모르지만 그녀를 보호하고 있다. 나와 그녀를 쫓아온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발자국과 총성이 가까워온다. 나는 온몸이 떨렸다. 그리고 깨어보니 꿈이었다. 꿈이었는데 몸살을 앓은 몸처럼 으스스 한 한기가 내 몸을 관통한 느낌이었다. 들키지 않게 숨소리마저 죽여야 했던 무서운 꿈. 꽤나 많이 뒤척인 후 잠이 들었다. 10시에 햇살이 나를 깨웠다.
나는 왜 그 꿈을 꿨을까? 쫓아온 사람은 100kg이 넘는 그 춘장이었을까? 밤새 들었던 방송 때문이었을까? 방송에서 법무부 장관의 흐물흐물한 묘수로 임 @@검사는 이제 수사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들었다. 이제 없던 죄도 만들었던 사람들의 공소시효가 한 달 남았다. 모해위증을 가한 가해자들에게 정의롭게 휘두를 그녀의 수사권을 지켜주고 싶은 과한 내 욕망의 반영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과 들키지 않게 숨죽여 살아야 하는 공포는 생각보다 더 무서웠다는 것이다. 소설로 느끼는 공포와 스릴과는 차원이 다른 꿈으로 느낀 공포심.
쫓기지 않는 세상에 살게 된 것이 큰 행운처럼 느껴졌다. 전쟁의 공포도 겪지 않고, 군부의 독재로부터 핍박을 받지도 않았던 평탄하게 살아온 나의 세대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르겠다.
친일보다는 항일이 멋있을 것 같아서,
독재에 응하는 것보다는 저항하는 게 멋있을 것 같아서(최민석 작가의 꽈배기의 맛과 멋에 심취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시절에 태어났으면 누군가로부터 쫓기고 고문당하는 삶을 살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항상 해왔다. 그런 삶을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어젯밤 꿈이 남긴 공포심은 사진처럼 선명하게 나의 몸과 마음에 새겨졌다. 정말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았음에 감사하다. 지금의 내가 자유를 누리게 해 준 윗세대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미래의 아이들에게도 전쟁에 대한 공포, 독재에 의한 횡포를 겪는 일이 없도록 나도 잘 지켜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독하게 무서웠던 것 같다. 좀스러운 자가 하룻밤 꿈에 인류애를 논하는 오지랖을 떠는 것을 보면 말이다. 우리 서로 전쟁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로 해요. 너무 무서워요.
퀴즈 앱에서 500원이 당첨되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500원 당첨된 사건과 간밤의 꿈 얘기를 해줬다. 친구가 임@@검사를 잘 지켜줘서 상 받은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내가 어젯밤 임 @@검사를 지켜준 꿈은 500원에 당첨된다는 꿈이었을까? 로또를 사러 갈 걸 그랬나 후회도 된다. 나는 500원에 당첨되고 쉐도우를 사야 하는 여러 가지 당위성을 붙여서 퀴즈프로에서 광고하는 아이쉐도우를 4만 원에 결재했다.
500원 당첨되고 4만 원 돈을 쓴 꼴!
어젯밤 나의 꿈은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속담의 진실을 익히 알려주기 위함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피는 물보다 진하고,
(간접경험의 깊이에 한해서는)
꿈은 책 보다 진했다.
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