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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거나 Apr 05. 2021

4월 5일 식목일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를 읽고

오늘이 식목일이었다는 것을 어젯밤에 알았다. 원래는 다른 그림책을 읽어주려고 했는데 그래도 식목일이란 의미도 한번 더 새길 겸 집에 있는 팝업북을 부랴부랴 챙겨갔다. 나무가 주는 이로움을 말해보고 짧은 영상을 본 뒤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를 읽어줬다.

 이 책 읽어주는 취지는 나무의 좋은 점을 알고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 자라는 교육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팝업북이라 장을 넘길 때마다 울창한 나무 숲이 벌떡 벌떡 일어난다. 그러면 아이들은 "와 신기하다. 나무다 나무!" 하면서 피면서부터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나무늘보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다는 장면을 읽어주면서부터 난관이 시작된다.

"선생님, 나무늘보 어디 있어요?" "나무늘보 안 보여요. 진짜 안 보이는데"

"실물 화상기에 확대해서 보여줄게. 보이지?

(제발 잘 보인다고 말해줄래?) 보인 다고 강요를 하지만 아이들은 안 보인다고 코로나 시대에 간격 유지는 안되고 나무늘보를 서로 찾아보겠다고 장사진을 쳤다.

진땀을 빼고 "얘들아, 선생님이 이거 다 읽고 학급 문고에 꽂아둘게. 그때 찾아봐 알겠지요?" 해도 "네"하고 몇몇 녀석은 물러설 기색이 없다. 한참을 다독거린 다음에 이 책을 끝까지 읽어줬다. 

나무가 점점 베이면서 나무 늘보 하나 밖에 남지 않음

예상 가능한 이야기지만 이야기의 결말은 농부가 와서 황폐해져 가는 마을에 씨를 뿌리고 그 싹들이 자라서 다시 울창해진다는 내용이다.

이 부분을 당기면 예쁜 새싹이 봉긋 솟아오른다.
다시 울창해진 숲

어떤 해는 차분하게 읽힌 해도 있었는데 올해 아이들은 뛰어다니는 말띠라 그런지 활달하고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되는 아이들이 많았다. 나무늘보를 보겠다는 아이들을 달래고 우여곡절 끝에 이 책을 읽어 주긴 했지만 그래도 식목일의 의미는 알려주고 FSC마크의 의미를 알려준 하루이다. 그리고 나처럼 얼마큼 실천할지는 모르겠지만 종이를 아껴 쓰고 집에서 키우는 식물이 있으면 물을 주기로 서로 약속을 했다.

FSC인증마크 재생종이 활용-정말 환경을 사랑한 책

지금은 그림책 연수를 어른들도 많이 하게 되어 그림책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많이 바뀌긴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림책은 아이들이 읽는 유치한 책이라는 인상이 강한 듯하다. 나도 사실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내 아이를 키우면서 저학년을 하게 되면서이다.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몇몇 그림책 중에 특히 이 책 아누크 부아로베르와  루이리고의 합작품 "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와 로버트 사부다의 팝업책을 처음 접했을 때 그 놀라움은 아직 잊히지 않는다. 하나의 예술품이구나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오늘 나무늘보를 찾기 위해 나온 아이들도 나무늘보의 행방도 궁금하지만 이 팝업책을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나왔을 것이다. 마 오늘 우리 아이들도 나만큼 놀라워서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못 견뎠을 것이다. 이 예술품의 가격은 온라인으로 26,000원이다. 작가의 노고에 비해 싼 값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살짝 부담되는 가격일 수도 있다. 공교육에서라도 이런 책을 접할 수 있게 부지런히 사들여야겠다. 며칠 뒤면 새싹이 몇 개 시들어져 있을 것 같지만, 팝업북이 벌떡 일어나지 못할 것 같지만

이런 책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의 누군가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마구마구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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