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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거나 Apr 02. 2021

동동아! 나도 너의 알사탕을 빌리고 싶어

알사탕을 읽고

교대 나온 여자 나는 이대 나온 백희나 작가가 부럽다. 사랑스러운 동동이와 구슬이 캐릭터를 멋들어지게 만드는 그녀의 금손이, 주 무더운 여름날, 보름달이 뚝뚝 떨어져 달 샤베트를 나눠 먹는다는 그녀의 놀라운 상상력이 너무 부럽다. 다란 눈을 끔뻑거리는 그녀를 방송이나 광고에서 보면 똑똑한데 예쁘기까지 하다.

그녀가 만든 알사탕은 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아이를 키우는 가정마다, 학교 도서관마다, 전국의 도서관마다 꽂혀 있을 정도로 유명한 그림책이다.

처음 알사탕을 접했을 때, 사탕에 대한 느낌은 백희나 작가의 신작이네. 동동이가 귀엽네 이 정도 느낌이 다였다.  이 책을 내 딸과 나의 학생들에게 읽어주면 항상 또 읽어달라는 반응을 보여주였고, 해가 걸러서 아이들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아이들의 반응은 핫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내 지인들도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을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손꼽았다. 알사탕 그림책에 대해 시큰둥했던 나의 마음도 해마다 아이들에게 알사탕을 읽어주면서 알사탕처럼 달콤한 사랑이 움트게 된 것 같다. 

아빠가 동동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부분=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장 깔깔깔 되었던 부분

그림책은 얇아서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다. 그래서 큰 마음을 먹지 않고도 여러 번 읽을 수 있다. 읽을 때마다 대수롭지 않게 봤던 것을 아이들이 새롭게 알려줬다.

그림책만 존재하는 면지

그냥 넘겼던 면지도 아이들이 말해준다.

"선생님, 처음에는 놀이터에  아무도 없는데, 맨 뒷장에는 동동이가 친구들이랑 놀아요."

"선생님, 쇼가 체크무늬였는데 동동이가  체크무늬 사탕을 먹었어요. 와 신기하다.!"라고 내가 알고 말해주지 않은 것을 미처 몰라서 말해주지 않았던 것을 얘기해준다.


요 며칠 내가 동동이의 알사탕이 필요했다.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잘 지내는데 부모님들끼리는 언성이 오고 간듯하다.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서 처리하겠다는 쪽과 얼마큼 그 아이에게 해를 입혔는지는 모르나 일단 때렸으니 많이 죄송하고 앞으로 많이 조심하면 되지 1학년인데 학교폭력위원회를 여는 것은 너무 하다는 쪽이 팽팽하게 나의 요 며칠과 즐거운 불금을 주말을 방해하고 있다. 나의 마음속은 한쪽으로 더 기울긴 하지만 어느 쪽 편을 들어줄 수 없다. 오늘은 동동이의 알사탕을 빌려 그들의 마음을 알고 싶다.

 한쪽의 심정이 50프로 밖에 헤아려지지 않는 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인간일까? 1학년은 26명의 학생 뒤에 곱하기 2가 있음을 실감한다. 부모님 손이 상대적으로 들가는 중학년이 왜 인기가 좋은지 알 것 같은 하루

머릿속은 복잡하나 본능은 충실했다.

배가 너무 고파 피자를 앙 물었다. 이게 동동이의 알사탕이면 얼마나 좋을까? 남의 마음을 훤히 다 보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아주 가끔은 동동이의 알사탕을 빌리고 싶다.

좋아하는 봄이 성큼왔지만 동동이가 안녕, 안녕하고 나올 것만 같은 빨간 가을에 만났던 내가 사랑하는 교사 언니들이 있는 공간으로 가서 위로받고 싶은 오늘이다.

 

동동이의 가을 vs동동이가 안녕하고 나올 것 같았던 교사 언니들이 사는 그곳
부러워할 자격없다. 그녀의 그림책은 노고가 담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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