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 정권들은 책을 두려워했다. 독재자들 중에는 책의 위력이 무서워 불태우기도 했다. 책이 존재한다면 누군가에게 읽힐 것이고 그로 인해 변화가 생기는 것을 두려워 한 것이다. 권력자들은 대중이 무지하길 바랐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독서의 역사>에서 독서의 위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책에 파묻혀 무슨 꿍꿍이수작이라도 부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남자들이 여자를 마주할 때 여체의 은밀한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 그리고 요술쟁이나 연금술사들이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컴컴한 곳에서 어떤 짓을 하는지에 대해 느끼게 되는 두려움과 별 차이가 없다.』
독서가를 만나면 공통분모에 반갑기도 하면서 두렵다. 왠지 모를 신비함과 그 만의 힘이 느껴진다. 어떤 책을 읽어 왔고 책들을 통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없기에 두렵다. 이전에 느끼지 못한 두려움이다. 독서를 통해 내 삶이 변하면서 느끼기 시작했다. 진짜 무서운 사람은 따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