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래너앤라이터 Aug 15. 2024

들에 핀 이름 모를 야생화는 나보다 멋진 삶을 산다.

괴테의 미완의 희곡 중 가장 중요한 풍자극인 <사티로스>에 나온 대화이다. 사티로스는 개개인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인간 사회가 만든 것에 길들여진 인간 비판한다.


사티로스 : 당신들이 당신들의 불행한 운명을

                   재산과 행복이라 생각하려  하고,

                   당신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그런 옷을

                   내게 미덕으로 내세우려 한다면,

                   난 사실 이곳에서 빨리 떠나

                   숲으로 들어가 이리들과 포효하고 싶소.


헤르메스 :  이보시오! 옷을 입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오.


사티로스 : 불가피하다는 게 다 뭐란 말이오!

         우스꽝스러운 습관일 뿐이지.

         옷을 걸침으로써 당신들은 진리와 자연에서

         멀어지는 것이오. 지고한 행복과, 인생과 사랑의

         기쁨이 있는 거기에서 말이오.

          당신들은 모두 노예가 되어 있어.

          인생의 참맛을 모르고 있소.


인간은 태어난 순간 가장 순수하다. 안타깝지만 가장 나다운 나로 마지막 순간이다. 부모 품에 안기는 순간부터 순수함을 잃는다. 인간이 만든 틀에 맞추며 모두가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돈이 기반인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과 비교가 멈추지 않는다. 삶 대부분을 돈 버는데 보낸다. 1억을 벌면 1억의 삶을 살고 10억을 벌면 10억의 삶을 산다. 더 좋은 집과 더 좋은 차, 더 좋은 생활 수준을 바라며 돈을 번다. 그렇게 늙어가고 돈을 남기며 죽음을 맞이한다. 일반적인? 삶의 사이클이다. 한 인간이 태어난 이유일까? 모두가 비슷하게 살다가는 게 운명이라면 인간의 삶은 숲 속에 핀 한 송이 꽃보다 못하다. 그 꽃은 인간과 달리 자신의 색과 향기를 내며 산다. 내게 삶이 주어졌다는 건 나로서 살아가는 기회를 받은 게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기쁨과 고통도 언젠가는 끝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