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도 SQL 배워야 하나요?
마켓컬리 회원마케팅 기획 팀장 김지현 님 인터뷰
김지현 님
- 컬리 회원마케팅 기획 팀장
- 전 네이버 뮤직 비즈니스 리더
- 전 카카오 CEO staff, 로엔시너지 TF장
Q. 기획자에게 데이터 역량이 지금처럼 강조된 적이 있나 싶어요.
기획자의 데이터 역량은 늘 중요했어요.(웃음) 지금처럼 발전된 툴이 없었을 뿐 늘 자기만의 방식으로 데이터를 봐왔다고 생각해요. 쌓이는 데이터 속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서비스에 잘 녹이는 건 언제나 기획자의 핵심 역량이었어요. 기술의 발전으로 유저의 모든 행동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역량이 더 강조되고 있는 것 같고요. 컬리에 와서 놀란 게 데이터를 정말 많이, 섬세하게 모으고 있더라고요. 컬리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은 데이터 중심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당연히 데이터 역량이 뛰어난 기획자를 원하는 것 같아요.
Q. 데이터 잘 다루는 기획자가 되기 위해 SQL 꼭 배워야 할까요?
기획자도 SQL 쿼리문을 직접 짤 줄 알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데요. 저는 ‘NO’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기획자의 데이터 역량은 문제를 정의하고, 그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봐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내는 데에서 드러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 기획자는 회사 내 다양한 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많은데요. 이때 문제와 관계없는 그럴싸한 그래프와 숫자에 현혹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그런 데이터로 동료들을 현혹시키려 해도 안 되고요. (웃음) 그래프가 얼마나 멋지든 기획자가 집중해야 하는 건 ‘이 데이터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짜 중요한가’ 딱 하나입니다.
Q. 기획자가 꼭 체크해야 하는 데이터가 있나요?
서비스 카테고리마다 다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체크하는 것이 있다면 유저 활동에 대한 데이터입니다.
제가 이전에 맡았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네이버 바이브'를 예로 들어볼게요. 네이버 바이브는 기존에 출시된 멜론, 벅스 같은 서비스보다 ‘개인화'에 집중한 서비스였어요. 보통 메인화면에 전체 음원 차트를 띄워준다면, 네이버 바이브에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큐레이션 된 음원들이 뜨는 식이었죠. 그러다 보니 초기 모객 시기에 무료 기간이 끝나고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높지 않은 거예요. 재구매율이 구독 서비스에는 정말 중요한 문제거든요. 하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바이브만이 줄 수 있는 사용성의 장점을 알게 되고 자연스레 잔존율이 올라가는 걸 유저 데이터로 확인했어요.
멤버십 유지를 위해 네이버플러스멤버십과 결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네이버 바이브 ⓒ네이버이를 토대로 뮤직 비즈니스 팀에서 ‘사용자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주자’라는 의견이 나왔어요. 더해서, 장기간 무료로 사용하다 갑자기 높은 금액이 청구되면 이탈할 수 있으니 0원에서 시작해 1000원, 8000원 단계별로 결제 금액을 올리는 방법을 썼죠. 유저가 언제 구독 서비스를 해지하는지, 왜 해지하는지, 계속 남아 있는 유저는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데이터로 추적해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갔어요. 내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이고 그와 깊게 관련된 유저 행동은 무엇인가요? 여기서부터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Q. 이번 콘조이스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의미 있는 데이터와 그렇지 않은 데이터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아요. ‘알아보는 눈'은 자신이 속한 도메인에 대한 지식, 서비스와 브랜드 가치에 대한 주관, 다른 곳에서의 경험치가 합쳐져 생깁니다. 저는 이 노하우와 경험치를 쌓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웃음) 강연을 들으시는 분들은 훨씬 빠르게 습득하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이번 강연의 목표예요.
내가 보고 있는 데이터가 의미 있는 데이터라는 확신, 수많은 숫자와 그래프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는 능력을 빠르게 길러드리겠습니다. 그럼, 콘조이스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