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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Mar 25. 2022

5년 차 마케터가 갭이어를 선택한 이유

엔터사 스토리IP 콘텐츠마케터 이가은 님

*이 글은 일하는 여자들의 라이프 성장 플랫폼 <헤이조이스> 뉴스레터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얼마 전 뉴스레터 피드백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발견했어요. 


'어느 정도 회사 생활에 적응한 여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요.

번아웃이 오는 것 같고, 회사에 안주하게 되는 것 같아

스스로에게 실망스럽기도 해요.'


일을 하다보면 문득 이런 순간이 오죠.

성과가 잘 나오고 못 나오고를 떠나서 

일의 의미와 방향성을 잃어버린 것 같은 순간이요. 


오늘의 인터뷰는 <내 삶과 커리어를 확장하는 법> 연사이자

8개월의 갭이어를 경험한 마케터 이가은 님의 이야기예요. 


좀 길지만, 혹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멤버라면

꼭 끝까지 읽어보길 추천해요!



Q. 원래 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아요. 갭이어를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한 후 5년 반 동안 쉬지 않고 일해왔어요. 퍼포먼스 마케터, 미디어 플래너, 광고 캠페인 기획,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 등등 마케팅 안에서도 여러 직무를 넘나들며 성장해왔어요. 재미도 있었고 욕심도 있었고. 성과도 잘 나와서 나름대로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연차가 쌓일수록 마음이 불안했어요. 마케팅의 올라운드를 다 할 줄 아는 실무자가 되었는데, 이걸 이용해서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진짜 일은 뭐지? 이 넥스트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의문이 있었던 거죠.


그때 느꼈어요.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당장 주어진 일을 잘해서 성과나 칭찬받는 것이 아닌, 내가 일하는 이유와 일의 방향성을 찾는 일이라는 것을요. 내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일을 그려가며 살고 싶은지 고민하는 시간이 분명 필요했죠. 대신 무작정 쉴 수는 없으니 8개월이라는 기간을 정했어요. 이 기간 동안 회사 밖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제 일의 방향성을 찾기로 했죠.



Q. 이직 없는 퇴사. 불안하진 않았나요?


불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웃음) 회사 안에서는 내 성과를 알아주고 가능성을 알아주는 동료들이 있지만 회사 밖의 저에게는 아무도 없잖아요. 그게 가장 두려웠어요. 고정 수입도 없으니 경제적으로도 불안했고요. 그래서 무작정 쉬는 대신 프리랜서로 일해보기로 했어요.


일단 노션 페이지를 하나 만들었어요. 제가 여태 어떤 일을 해왔고,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 정리한 페이지였죠. 누구나 일을 의뢰할 수 있게 상세한 이력도 덧붙였어요. 회사 안에서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다면, 갭이어 기간 동안에는 그간 못 해본 일을 경험하며 제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재밌는 건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열어두니 오히려 색다른 제안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동료도 많이 생기고요.



Q.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했나요?


외주로는 미디어 플래닝이나 워크숍도 들어왔고, 마케팅 캠페인 기획 일, 소셜 컨텐츠 에디터, 브랜디드 컨텐츠 영상 기획/제작, 스몰브랜드 마케팅 컨설팅 일 등 기존에 해왔던 이력들과 관련된 일들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기존 일을 하려고 제가 이 시간을 갖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이건 회사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들이니까, 저는 저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일들을 새롭게 벌리고 부딪히고 싶었어요. 


그래서 외주일은 선택적으로 받았고, 저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일단기록클럽>을 꾸준히 운영했고, <일과집>이라는 일, 집 키워드에 관한 에세이레터를 발송했어요. 30명의 프리워커 모임도 운영했고. 웹영화 프로젝트 기획에도 참여했고, 인터뷰 콘텐츠나 프리워커 생활에 관한 프로그램을 유튜브에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제가 쓴 글을 본 플랫폼과 연이 닿아서 오디오 작가 / 성우로 참여도 했었고요. 마지막 달에는 제가 얻은 것을 바탕으로 <비노트워크샵>이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Q. 갭이어를 갖기 전과 후. 일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나요?


이전에 저는 연차가 쌓이고 실력을 키워서 점점 위로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마케팅 사이드에서 연차를 쌓다보면 유능한 CMO가 되는게 당연한 것이겠지 생각했었죠. 그치만 갭이어를 겪으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확실히 달라졌어요. 위로 가는게 아니라, 옆으로 넓어지자.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도 가보자. 지금 흥미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계속 찾아서 가자. 아직도 나는 나를 발견하기엔 경험이 너무 적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보니, 새로운 일을 할 때 혹은 기존 일을 하더라도 그게 다 기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즐겁고, 자연스레 집중하게 되고, 자발적으로 더 잘해내고 싶은 부분은 어디였을까. 거기에 나의 재능과 천재성이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영영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게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권태로움을 느꼈던, 갈피를 잡기 어려웠던 일들이 다 기회처럼 느껴지게 바뀌었어요.


그러고 나서, 다행히도 갭이어를 가지는 동안 저만의 방향성을 찾았어요. 그리 대단한 것들은 아니지만 제 다음 스텝을 명확히 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죠. 이때 얻은 방향성과 맞는 조직을 골라 지금은 다시 회사로 돌아왔고요.



Q. 이번 강연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갭이어를 가지는 동안, 저는 제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어요.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전보다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더 멋진 동료 친구들을 얻었으며, 상상하지 못했던 좋은 기회들이 찾아왔어요. 무엇보다 방향성을 찾은 후, 원하는 회사에 골라 올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멋진 브랜드나 회사들에서 계속 좋은 제안이 오고 있죠. 


어떻게 고작 8개월 쉬었을 뿐인데,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니 결국엔 제가 원하는 삶과 일의 방향성이 선명해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일을 해도, 어떤 곳에 가도, 누구를 만나도 주체적으로 삶을 운용할 수 있고, 시련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 강연에서는 갭이어 동안 어떻게 스스로를 깊이 탐구하고 방향성을 그릴 수 있는지 이야기하려 해요. 그 과정을 브런치나 포트폴리오로 기록하는 방법까지 알려드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 이가은 님 강연이 궁금하다면! 


https://bit.ly/358IX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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