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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Nov 25. 2022

“긴 호흡으로, 행복해질 때까지”

정김경숙 구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 디렉터

정김경숙(로이스 킴) 님은 모토로라코리아, 한국릴리, 구글코리아에서 20년 넘는 경력을 쌓던 중 훌쩍 미국으로 떠나 구글 본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분이에요. 누군가는 은퇴를 생각할 50세의 나이에요! 헤이조이스 인스파이러이기도 한 정김경숙 님은 오는 11월 30일 헤이조이스 라이브 연사로 나설 예정인데요. 이번 라이브는 더 많은 헤이조이스 멤버들과 만나기 위해 무료로 진행된다고 해요. 정김경숙 님이 강연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인터뷰를 통해 먼저 살짝 알아볼까요? � �

Q. 이번 헤이조이스 강연에서 들려주실 이야기는 ‘커리어 리셋’이에요. 30년 넘는 경력을 가진 전문가도 리셋하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배터리 수명이 닳아 아무리 충전해도 80%만 채워진다면, 100%가 차오르지 않는다면, 완전 방전이 아닐지라도 우리를 새롭게 하는 리셋이 필요한 거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시간이 갈수록 무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리셋을 계속 더해가는 것 같아요. 제가 제안한 ‘리셋'은 공장 초기화가 아니에요. 내가 가진 인사이트나 지식을 그대로 가지고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는 거죠. 


Q. 80%도 충분히 높게 느껴지는데, 왜 100%를 다 채우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요?
행복하지 않아서요. 궁극적으로 우리는 자기만족을 위해 사는 거니까요. 저에게 일은 자아실현감을 얻는 방법이에요. 100%를 채우지 않은 상태일 때는 많은 일을 쳐내기 바쁘거나 성장이 미진하게 느껴지거나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미가 흐려지는데, 이렇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만족감이 떨어져요. 그럴 때마다 저는 부서를 옮겨가며 적극적으로 제 자리를 찾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고, 다양성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무브먼트에도 참여하고, 검도, 달리기, 수영을 통해 체력을 키웠죠. 아마존 탐험도 다녀왔어요. (웃음) 대학원에 다니다 보니 마케팅, PR, e비즈니스, 정책학까지 석사과정만 4번을 마쳤고 디지털문화정책 박사과정을 밟고 있어요. 누군가는 다른 데서 만족을 얻을 수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뭔가를 배우고 그걸 일에 활용하면서 만족을 얻어요. 그래서 일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것이고, 행복을 느끼는 거죠.


Q. 두려움은 없었나요? 리셋을 하려다 자칫하면 쌓아온 게 한순간 무너질 수도 있잖아요.
당연히 겁나죠.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일이니까요. 실패할 수도 있어요. 혹여 어떤 프로젝트를 말아먹었다고 해도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게 많고 다른 데 가서도 쓸 수 있는 경험이 되거든요. 저는 성공을 결과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 봐요. 그렇기 때문에 실패라는 건 사실상 없는 것 같아요. 모두 일종의 성공이죠. 제 기본적인 생각은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단 가자는 거예요. 여성들에게 조금 더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우리는 100만큼 할 수 있어도 80만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곤 해요.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요. 근데 해보면 되거든요.


한국 릴리에서 홍보 담당으로 일할 때였어요. 제약회사다 보니 마케팅팀은 전문성을 갖춘 제약학과 출신만 뽑았는데, 경영학과 출신으로서 과감하게 지원해서 뽑혔죠. 비제약학과 출신이 마케팅 매니저가 된 건 제가 처음이었어요. ‘의사들이 과연 내 말을 들어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다들 새로운 접근이 신선하다고 했어요. 팀 내 의학과, 제약학과 출신 친구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죠. 이런 경험이 하나둘 쌓이니까 자신감이 더 생겼어요.


Q. 위험을 감수한 도전이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냈네요.

구글 본사에 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해요. 지난번에 해봤더니 됐거든요. (웃음) 낯선 언어, 낯선 팀에 팀원도 없었어요. 커뮤니케이션팀이다 보니 영어를 보통 잘해야 하는 게 아닌데 거기에다 디렉터 레벨과 경쟁해야 하니까 걱정은 됐어요. ‘망신만 당하다 올 수도 있겠다. 6개월만 있다 오더라도 그것도 경험이지’라는 생각으로 왔는데 이곳에서 일한 지 3년이 넘었어요. 리스크는 언제나 있고, 그 리스크를 안고 가야지만 더 큰 기회가 오지 않나 생각해요.


Q. 늘 완충된 채로 일하는 정김경숙 님도 쉬고 싶을 때가 있나요?
미국에서는 보통 ‘일과 삶의 건강한 경계’라고 얘기하거든요. 만약 내가 6시에 딱 퇴근한다, 할 수 있고 당연히 해야죠. 그전에는 열심히 행복하게 일하는 거죠. 저도 일을 안 할 때는 엄청나게 놀아요. 휴가를 길게 가면서 업무와 완전히 분리되려고 하는데 그런 시간도 좋아해요. 휴가 마지막 날이 되면 빨리 회사에 가고 싶기도 하고, 휴가 날짜를 받아놓고 나면 얼른 떠나고 싶기도 하죠. 휴식이 잘돼야 공부도 잘할 수 있고 일도 잘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Q. 헤이조이스의 시작부터 함께해온 걸로 알고 있어요. 올해만 해도 벌써 두 번째 라이브를 진행할 예정인데, 헤이조이스를 자주 찾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같이 에너지를 나누고 싶어서요. 헤이조이스에는 연령층, 사는 모습, 분야가 다양한 분들이 있어요. 그 안에서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 또 제가 에너지를 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혼자 강의한다고 해도 이게 일방적인 게 아니거든요. 질문을 받으면 새로운 생각도 들고, 다 마치고 나면 제가 돌아보면서 배우는 게 더 많아요. 함께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헤이조이스라는 끈을 계속 가지고 가고 싶어요. (웃음)




정김경숙 님의 '커리어 리셋' 이야기는 헤이조이스에서 계속됩니다!

여기에서 정김경숙 님을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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