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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Dec 09. 2022

“메타버스의 미래, '피지털'에 주목하세요”

임세라 마블러스 대표

메타버스 교육 테크 기업 마블러스를 창업한 임세라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마블러스는 8년간 누적 85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요. 메타버스에서 키운 농작물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게 하는, 가상과 현실을 잇는 경험을 제공하죠. 성급한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꿋꿋하게 '진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임세라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마블러스 대표 임세라 님


Q. 마블러스는 5G가 처음 출시됐을 때 ‘1초 만에 해외연수'라는 콘셉트로 VR ‘스피킷'을 출시했어요.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나도 그거 생각했는데"였다고요. 모두가 생각만 했던 일을 빠르게 현실로 만들 수 있었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사용자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며 답을 찾아 나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업계에는 워낙 기술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마블러스는 실제로 현장에서 이게 어떻게 쓰이는지 B2C로 출시하면서 매출도 내보고 사용자 데이터도 모으는 등 많은 실험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어요. 논문 읽거나 기술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니까요. 물론 공부도 많이 해야 하지만요.


Q. 메타버스 산업에서 유저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체감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스피킷'을 냈을 때 10~20대 고객들이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상품을 많이 오래 사용하는 분들은 40~50대였어요. 새로운 기술과 디바이스에 대한 적응도가 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경제적인 여유와 함께 해외 경험에 대한 수요가 있었던 거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VR 영어 서비스를 만들었을 때도, 아이보다는 부모님이나 할머니가 더 많이 본다는 걸 깨달았어요. 단순히 교육 콘텐츠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집에 함께 있는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죠. 고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경험이었어요.


Q. 메타버스의 다음 키워드는 무엇이 될까요? 최근 가장 집중하시는 테크 트렌드가 궁금해요!

수많은 기술 트렌드 중에 딱 하나를 선택한다면, '피지털'이에요! 오프라인의 물리적인 특성인 피지컬(physical)과 디지털 (digital)을 합성한 용어죠. 메타버스가 진짜 우리의 삶과 맞닿기 위해서는, 실제의 세계와 가상의 기술을 어떻게 연결할지가 중요해요. 예를 들어, 아이들이 농사 게임을 해서 사과를 직접 받는다고 생각해볼게요. 이전에도 가상세계에서 식물을 키운다는 개념은 있었지만, 피지털을 적용하면 면 완전히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어요. 앱에서 실제 농장(스마트팜)의 CCTV로 연결되어, 실제 농장과 사과나무를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렇게 키운 사과를 직접 받아보는 거예요. 이전의 2D나 3D의 가상 사과를 키우는 것과는 달리, 피지털을 구현하는 경험인거죠. 


Q. 임세라 님이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요? 

제가 원하는 그림을 지금 실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에요. 당장 얼마에 엑싯을 한다, 이런 가치보다는 어느덧 제가 알지 못했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가고 계획했던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요. 2017년 코이카의 지원으로 캄보디아에 가서 VR을 이용한 교사 연수와 파일럿 수업을 진행했던 적이 있는데, 함께 현장에 있던 개발자분들이 “내가 왜 새벽까지 고생했는지 알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우리의 기술이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겠구나, 라는 걸 체감한 거죠. 그래서 저는 ‘내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블러스의 교육 메타버스 플랫폼 '밈즈'


Q. 임세라 님처럼 ‘문과 출신’이지만 메타버스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메타버스는 기술, 비즈니스 모델, UI/UX, 디자인 등 하나만 잘한다고 되는 영역이 아니에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아는 것이 중요해요. 워낙 융합적 영역이다 보니까 제가 엔지니어 베이스가 아닌 데도 강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네트워크도 중요하죠. 예전에는 관련 커뮤니티에 기술, 게임 등을 베이스로 하는 분들이 대다수였지만, 요새는 마케터, 크리에이터 같은 분들을 자주 만나게 돼요. 


처음에는 ‘내가 메타버스 분야에 종사한다고 해도 되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기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최근 로블록스에서 영덕 대게 축제가 열렸고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죠. 기술과는 또 다른 영역에서의 관점이 필요해요. 융합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산업이 함께 커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영역에 대한 구분과 부담을 내려놓고 함께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가상 농장 프로젝트, 펫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마블러스의 세계관이 점차 커지고 있어요. 마블러스를 어떤 팀으로 이끌고 싶나요? 

팀원들과 ‘우리는 빠른 물고기'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가장 큰 자원은 속도라고요. 계속해서 새로운 걸 개척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20년 쌓아온 전문성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빠르게 배우고 도전하고 피벗하는 게 중요하죠. 저도 그렇게 빠르게 움직여 왔기에 망하지 않고 8년을 버텨왔다고 생각하고요. 


일단 교육 분야에서 승부를 보고 싶어요. 교육 분야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항상 얻어왔지만,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미션이 있어요. 서비스 자체의 가치를 높게 산 사용자들이 늘어나는 것. 우리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을 첫 번째로 두고 있어요. 중동, 베트남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어요. 특히 중동의 경우 여성으로서, 외국인으로서 사업적으로 개척하기가 땅처럼 느껴지는데 마블러스가 성과를 거둔다면 메타버스 분야에서 재미있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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