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조이스 클럽조이스 '책모임 C' 후기
헤이조이스에는 매달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해 관련 책을 읽는 다양한 책 모임이 있습니다. 책모임 T(Trend), 책모임 F(Feminism), 책모임 L(Literature), 책모임 C(Career) ···.
그중 오늘 소개해드릴 책모임 C(Career)에서는 '30년 넘게 AI 분야의 연구자, 기업가, 투자가로 활약해온 리카이푸'의 「AI슈퍼파워」를 읽고, 나의 직무가 AI 시대에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것인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았다고 하는데요!
대학원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연구하다, 현재는 통신회사에서 Backend AI (고객 이해/추천 엔진)을 만들고 있는 이원지 님의 리딩으로 진행된 이번 <책모임 C>, 그 후기를 헤이조이스 리포터 이지현 님께서 담아주셨습니다.
인공지능, 말 그대로 인공의 지능을 구현해내는 기술이다. 집안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AI 스피커부터 보험, 의료 업계에서도 AI 기술을 통해 상담하고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언젠가 스마트폰을 하나 둘 쓰기 시작하더니,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게 된 요즘. 다가올 미래의 생활 전반에 AI가 스며들게 되면, 많은 일이 대체될 것이라는 불안감과 내가 과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도 된다.
아직은 막연하지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을 공유해보기로 했다.
Q.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왔나?
A: 지금까지 AI 하면 구글, 아마존 등 미국 회사들을 쉽게 떠올려왔다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의 이야기를 읽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B: 동의한다. 중국에서 AI가 많이 발전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인구가 많으니 데이터도 많은 것 아냐? 좋은 환경일 수밖에 없네'하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렇지만 배후에는 그들 간의 치열한 경쟁과 로컬화를 위한 끈질긴 노력이 숨어 있었다. 특히 중국의 카피캣 시대에 엄청난 성장을 했다는 부분이 충격적이었다. 자기 기술 없이 모방하고 똑같이 만드는 줄만 알았지 그렇게 모방 후 기존의 서비스보다 더 시장에 적합한 서비스로 빠르게 발전시키며 우위를 차지해버리다니. 세계 곳곳에서 발전하는 AI 기술 속에서 난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다.
C: 그런데 사실 AI 시대 전반에 대한 트렌드나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거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중국 이야기가 많긴 했던 것 같다.
D: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추천도서가 될 수 있다는 건, 리카이푸가 매우 저명하고 엄청난 커리어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미국 기업과 대조적으로 중국 기업의 Go heavy 전략을 설명했던 부분은 굉장히 현실적이어서 인상 깊었다.
Q. 국내 기업에서는 AI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
A: 하드웨어사나 통신사 쪽에선 인공지능 스피커나 가상 비서 등 음성인식을 활용한 AI 분야를 강력하게 밀고 있다. 특히 한 곳이 시장을 잡게 되면 독식하게 되는 구조 같아, 몇몇 곳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듯하다.
B: 하지만 그렇게 투자한 것 대비 실사용자에게 외면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를 극복하려면 전문가 뿐만 아니라 비전문가의 코멘트도 매우 중요하다. 공급자 입장에선 이것저것 제공하고 싶겠지만, 고객들 입장에서도 어떤 가치를 주는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편하고 재미있는 것 그 이상의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베네핏이 아직 없는 것 같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파악하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C: 개인적으로 운전하는 콘텍스트에서 티맵의 아리아를 불러 기능을 작동시키는 것은 굉장히 편하다. 이런 부분은 잘 캐치하여 적용한 것 같다.
D: 집 안의 인공지능 스피커는 생각보다 아기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회사 내부적으로 음성 명령어 분류할 때, 목적성에 기반한 행위를 하는 것과 이상한 답변(?)을 주는 아기들의 소리 데이터에 대해 분리하여 스피커를 출시하기도 한다.
E: PG사는 데이터가 정말 많은데, garbage data가 굉장히 많다. 한국은 아직 좋은 데이터를 얻기 좋은 환경이 아닌 것 같다. 데이터를 쌓는 일, 정제하는 일, 판단하는 일, 돈이 되는 문제로 푸는 일은 전부 다른 일이다. 대부분의 일은 데이터를 찾고 판단은 하지만, 어떻게 돈이 되는 방향으로 풀지 찾아내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
F: 제조업처럼 정형화된 틀에서 AI가 훨씬 더 파워풀하게 적용할 것 같지만, 레거시를 스위칭시키는 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아 점차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어쩌면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
Q. 내가 하는 일에서 AI가 커버할 수 있는 부분과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A: 컨설턴트일 경우, AI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과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할 수 있다. 사용자 조사를 하고 데이터를 뽑아내는 건 AI가 대체할 수 있겠지만, 그곳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건 아직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다.
B: 디자이너도 유사하다. 사용자 데이터를 뽑고 이를 패턴화해서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일은 AI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지만, 그에 앞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거나 어떤 방향의 해결책을 내야 한다고 정의하는 부분은 아직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같다. Google Quick draw라는 기술을 본 적 있는데, 낙서처럼 그려진 그림을 완벽한 형태로 구현해주더라. 아마 디자이너의 역할도 전체 프로세스에서 그림을 그리는 뒷단보다는 조금 더 앞쪽의 전략을 짜는 부분으로 당겨오지 않을까 예상된다.
C: 구매 쪽에선 평가를 AI가 내릴 수는 있겠지만 관리는 못할 것 같다. 내부 고객이 요청한 제품을 원하는 일정 기간 내에 사 와야 하는데, 생각보다 변수가 많은 일이다. 날짜가 갑자기 바뀌기도 하고 사람을 대하면서 융통성이 필요한 업무가 많아 이 부분은 AI가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E: 협력사 관리를 할 때, 메일의 뉘앙스 때문에 정중하지만 화가 났던 경험도 있었고 반대로 기뻤던 적도 있었다. 이 분야에 아무리 AI를 적용하더라도 최종적으로 판단을 하는 건 사회적 관계에 있는 그 사람이 해야 할 것 같다. 리서치를 하는 정도는 충분히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F: 통신사에선 Business AI가 많이 활용되는 듯하지만, 아직은 많이 초기 단계이다. 기술을 배워 적용하는 것은 곧 대체되겠지만, 어떤 문제를 어떤 기술로 해결할 것이며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고민하는 영역은 아직은 사람이 할 수 있을 일인 듯하다.
A: 결론은 아직까지 완벽하게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더 경쟁이 심해지고 그럼 여유 시간도 줄어들 텐데, 이 적은 여유 시간에 개개인은 더욱 숙련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조금 무섭기도 하다.
B: 하지만 이미 우리 사회가 그런 것 같다. 5년 이내에 퀀텀 점프를 꿈꾸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개발해나가고 있다. 요즘엔 '평생직장'이란 개념도 무의미하고 '안정성'이란 단어에 대한 개념도 흐릿해진 것 같다. 최근 3-4년간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내가 원하는 삶을 내가 드라이브하겠다는?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AI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AI 기술 발전도 중요하지만, 모든 기술의 중심에는 '인간을 이롭게 할 수 있는가'가 깔려있어야 하는 것 같다.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고, 이것에 기반하여 어떤 문제 혹은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할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AI 시대가 다가올수록 우리는 인간세계도 함께 관심 가지고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AI가 일자리를 뺏어갈 거야, AI보다 뛰어나야 해'라는 생각보다는, AI의 강점을 잘 활용하여 인간으로서 조금 더 가치 있는 일을 찾고 집중해야 한다. 아직까지 AI가 모든 직업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기에, 조금 더 내 영역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개발하며 각자의 경쟁력을 찾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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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링크에서 헤이조이스 커뮤니티 리포터 이지현 님의
후기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lddog/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