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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Apr 26. 2022

항상성 돌파

[변화하기 위해서]


자연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할까요, 아니면 언제까지고 같은 모습으로 존재할까요?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 자연은 계속 변화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좀 더 큰 시각에서, 우주의 역사라는 시각에서 본다면 과연 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죠. 정확하게는 어떻게 보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떠한 대답도 모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우주적으로 바라본 적이 없고, 아직 인간은 그럴 수 없으니까요.



일단 자연은 끊임없이 변한다고 해봅시다. 세상에서 자연적인 건 모두 변합니다. 변화는 자연의 성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반대로 변하지 않는 건 비자연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변하지 않는 건 자연의 일부가 아닌 거죠. 썩지 않는 쓰레기는 자연적이지 않고, 변하지 않는 역사는 자연적이지 않습니다. 인공적인 산물이죠. 인간은 어떤가요? 인간은 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인간에겐 변하지 않으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같은 상태를 유지하려 하며 변화가 생길 때 원래 상태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성질이죠. 이를 '항상성'이라고 부릅니다. 간단히 말해 항상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속성, 성질이에요. 인간은 변화와 적응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싫어하는 특성을 타고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한 번 고착된 형태로 계속 살아가는 편이에요. 때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항상성이 없는 돌연변이라서 그렇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항상성이 억제될 만큼 강한 동기, 행동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게 적절합니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여 한 해의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전과 같은 삶을 살기 마련이죠. 변화가 쉽지 않은 건 단순히 자신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하다고만 볼 수 없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항상성이라는 걸 인간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를 통해 내가 이룰 수 있는 목표가 나에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변해야 하는가, 변하지 않아도 되는가가 우리 뇌에겐 훨씬 더 중요한 일인 듯합니다.



하지만 분명 변화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항상성을 이겨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 수 있는 걸까요? 인간은 항상성을 지니는 동시에 적응력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즉 순간의 변화에 거부하고 반발하는 현상이 일어나지만, 그 변화가 어느 정도 지속되면 점차 적응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충분히 적응한 후에는 항상성이 적응한, 변화한 상태에 맞춰집니다. 그러고 나면 그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항상성이 활용돼요. 따라서 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적응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 멈추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라는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동시에 여러 가지 욕구를 지닙니다. 그리고 각자의 가치관, 선호도, 성격 특성에 따라 가장 우선시하는 욕구가 다르죠. 항상성을 뚫어내고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선 먼저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욕구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과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혼합한다면 조금은 더 쉽게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저는 인정 욕구와 관계 욕구를 특히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목표가 생기면 가능한 함께 목표를 공유할 동료를 만들어요. 그럴 수 없을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현재 어떤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중인지 떠들고 다녀요. 이를 통해 제가 노력하지 않으면 망신을 당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될 환경을 만듭니다. 그럼 저는 인정받기 위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제 항상성을 돌파하곤 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늘 우선시되는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목표에 연결하는 이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현재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 목표를 이루는 게 쉽지 않다면, 이 방법을 적용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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