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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Sep 23. 2022

감각을 통한 내면과 외면의 연결

<감각의 중요성>

아래의 설명을 읽고 따라 해 보세요. 눈을 감고 하시는 게 좋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움직이며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 살펴보세요. 한 부위당 30초 머무른다는 느낌으로 하면 좋아요. 첫 시작은 발끝이나 정수리 중 마음에 드는 곳을 시작으로 해도 좋습니다. 온몸을 다 지나며 느꼈다면 눈을 뜨고 가장 많이 느껴진 감각이 무엇인지 체크해 보세요."



어떤 감각들이 느껴지셨나요? 저는 지금 해봤을 땐 뻐근함이 전체적으로 느껴졌어요. 지난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해서 그런 듯합니다.


이렇게 감각을 느껴보는 연습을 해본 이유는 우리가 살면서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적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감각을 느끼는 건 사실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감각이라는 건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정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시각은 빛을 통해 어떤 대상의 형태나 색 등의 특징 정보를 전해줍니다. 청각은 진동을 통해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내게 무슨 말을 전하는지 알려주죠. 다른 감각들 또한 이처럼 각종 정보를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이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해석을 하여 우리는 세상을 경험하죠.


그렇기 때문에 감각에 평소 둔감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그만큼 세상을 적게 경험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감각에 둔한 사람은 타인의 감정에도 잘 공감하지 못하고, 무엇보다 자기감정도 잘 알아차리지 못해요. 그러다 보면 자신이 아픈 줄도 모르고 계속 힘껏 달리기만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우리의 내면 정신세계는 외부로부터 어떤 감각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얼마나 풍부해질지, 다채롭고 비옥한 땅이 될지 결정되기도 해요. 감각을 풍부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내면 또한 넓어집니다. 경험한 만큼 큰 세계를 알게 되죠. 반대로 감각에 둔감한 사람들은 단조롭고 황폐한 내면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성마른 성격이 되거나, 왠지 초조하고 신경질적이게 되기도 하죠.


물론 감각에 너무 민감해도 문제는 생깁니다.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만성적인 두통에 시달릴 수 있죠. 특정 감각에 특화된 예술가들을 보면 이러한 점이 종종 드러납니다. 음악가는 소음에 취약하고, 화가들은 빛에 약한 모습을 보이곤 하죠. 너무 예민한 감각 또한 삶의 질을 떨어지게 하여 좋지만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처음 해보았던 연습에서 '나는 딱히 느껴지는 게 없는데?'라고 느끼신 분들은 종종 감각 훈련을 해보며 감각을 일깨워보시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너무 많거나 강한 감각을 경험하신 분들은 반대로 감각을 살짝 차단하는 연습이 필요하겠죠. 각각에 대해, 소개하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각 훈련 <청각>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하나씩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마 오랫동안 반복해서 들은 노래라면 가사까지 줄줄 외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많이 들어본 노래라고 할지라도, 그 노래 뒤편에서 들려오는 악기들 소리까지 다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 거예요.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두고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포착해 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처음은 선명한 소리들부터 들려올 거예요. 드럼, 기타 소리가 가장 귀에 띄는 소리죠. 트럼펫이나 개성이 강한 관악기 소리가 들려올 수도 있고, 낯선 소리가 섞여 있기도 할 거예요. 그렇게 충분히 집중해 볼수록 점점 가수의 노랫말은 들리지 않게 되고 악기 소리가 선명해지게 될 겁니다.



감각 훈련 <미각, 후각>



여러분은 식사를 하실 때 보통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시나요? 아마 빠르면 5분, 조금 천천히 드신다고 해도 30분을 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더 천천히 드시는 분들도 간혹 있겠지만요. 음식을 빠르게 먹고 나면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에 잘 남지 않곤 해요. 그러다 보면 점점 뭘 먹든 배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가치관이 생기게 되기도 합니다.


음식은 우리 삶에서 아주 중요한 행복의 요소라고 생각해요. 다만 음식을 통해 행복하기 위해선 그 맛과 향을 충분히 음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미하려면 천천히 먹을 필요가 있죠.


음식이 내 앞에 나오는 순간 향이 퍼져 오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첫 향과는 다른 향이 음식에 머물러 있게 돼요. 향이 강한 음식일수록 먹는 동안 계속 남기에 한 입마다 음미할 수 있답니다. 먹을 때는 최대한 천천히 씹는 게 맛을 느끼기 좋아요. 다양한 맛을 느끼면서 식사를 하면 개인적 취향도 더 자세히 알게 되고, 음식에서 느끼는 기쁨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휴식 방법



마지막으로 감각이 예민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휴식 방법 알려드리며 마치도록 할게요.


안대와 이어폰, 백색 소음을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가능한 편하게 누워 안대를 쓰고 백색 소음을 켭니다. 백색 소음은 바깥의 소리가 차단될 정도로만 키워주세요. 이렇게 30분 정도 푹 쉬면 그냥 쉴 때보다 더 빨리 안정이 되고 집중해서 쉴 수 있을 거예요. 가능하다면 이불의 감촉을 부드럽고 푹신하게 하시고, 향이 강하지 않은 머스크 향의 초를 켜두시면 더욱 좋습니다. 약한 감각들만 남긴 채 다른 감각을 차단한 상태로 쉴 때 비로소 제대로 된 휴식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또 한 가지 좋은 휴식으로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건데, 욕실에서도 바깥의 소리가 꽤 잘 차단되기 때문입니다. 물에 몸을 담그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다른 조건은 위와 같이 맞추고 편히 몸을 뉘는 장소만 욕조로 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감각은 우리의 내면과 외부 세계를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통로가 되어 줍니다.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할 수 있도록 그 통로인 혈관을 깨끗이 관리해야 하듯, 감각이 드나드는 통로도 잘 관리하는 게 필요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과다 시대에서는 더욱 내게 필요한 감각을 얻고, 그렇지 않은 자극은 차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신건강을 위해, 감각적인 하루 보내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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