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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Oct 01. 2022

믿는 대로 행동한다.

<로젠탈 효과>

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은 '믿음'이라는 게 단순히 초월적이거나 영적인 가치가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는 심리적 기제임을 밝혀낸 걸로 유명합니다.


로젠탈의 첫 번째 실험은 학생들에게 쥐를 훈련시키도록 지시한 실험이었습니다. 한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이 쥐들은 다른 쥐들에 비해 훨씬 더 똑똑하고 영민한 쥐야"라고 설명해 주었고, 다른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이 쥐들은 조금 뒤떨어지는 녀석들이야"라고 설명한 후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총명한 쥐를 받은 학생들이 훨씬 더 좋은 훈련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두 집단이 담당한 쥐들은 사실 아무런 차이가 없는 쥐들이었습니다. 자신이 훈련시켜야 할 쥐가 영민하다고 믿은 학생들은 좀 더 자상하게 대했고, 그렇지 않은 쥐를 담당한 학생들은 자신의 쥐를 다소 거칠게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로젠탈은 해석했습니다.


로젠탈은 이후 두 번째 실험에서 믿음이 사람을 대상으로도 같은 영향력을 나타내는지 실험했습니다. 초등학생들 중 몇몇은 굉장히 우수하고 크게 성장할 학생들이라고 교사에게 슬쩍 알려준 뒤, 한 학기가 지난 다음 아이들의 성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한 겁니다. 그 결과, 우수한 학생들이라고 거짓 믿음을 심어준 대상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쥐 실험과 마찬가지로, 로젠탈은 선생님들이 우수하다고 믿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았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 거라고 해석했습니다.


어떠한 믿음이나 태도를 가짐으로써 실제 대상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로젠탈 효과'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믿음과 태도가 현실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이 태도가 행동까지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믿는 대로 행동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아침에 눈을 떴는데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빨리 준비해도 회사에 지각할 듯합니다. 조금 간당간당한데, 정말 최선을 다해 대충 준비하고서 택시를 잡으면 제시간에 도착을 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선택지가 나누어집니다. 일단 지각하지 않도록 시도해 보거나, 포기하고 어떤 변명을 댈지 궁리하는 것이죠.


여러분이 어떤 결과를 더 신뢰하느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고, 실제 행동도 달라집니다. 지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서둘러 보려는 태도를 가지고, 그 결과로서 빠르게 움직이고 회사로 달려가는 행동을 보입니다. 반면에 무조건 지각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럴싸한 변명거리를 찾는 데에만 집중할 겁니다. 행동도 당연히 달라지겠죠.


그럼 믿음은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요? 믿음은 우리가 살면서 쌓아온 수많은 경험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어릴 적부터 늦잠을 자더라도 서둘러 지각을 모면했던 경험을 여러 번 했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최선을 다해 달립니다. 하지만 한 번도 노력으로 지각을 피해 보지 못한 사람은 변명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이처럼 믿음은 논리성에서 생겨나기보다는 그저 주관적인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늘 염두에 둘 수 있어야 하죠.






다음의 과정을 거쳐 보길 바랍니다. 


1. 여러분은 어떤 일에 대해, "나는 절대로 이걸 해낼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반대로 "이걸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야. 이건 누구나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2.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어떤 근거로 절대 해낼 수 없다고 또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3. 실제로 도전해 보지 않았음에도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이 있진 않은가요? 그 일을 해낸 사람들이 혹시 주변에 있다면 어떻게 해낼 수 있었는지 물어보길 바랍니다. 또한 당연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일을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 찾아보고, 그 사람과 자신의 차이는 무엇인지 살펴보길 바랍니다.


-《심리학의 즐거움》, 37~38p






세상에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예 없진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아무런 장치의 도움 없이 사람이 맨몸으로 하늘을 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우리가 절대 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일 중 몇 가지는 우리의 주관적인 경험을 토대로 착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좀 더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면 지레 겁을 먹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어떤 믿음을 가지고 계시나요? 그 믿음이 여러분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만들고, 그 태도가 행동을 만든다는 걸 늘 고려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저도 그러려고 많이 애쓰고 있습니다. 같이 노력해서 좀 더 성장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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