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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Oct 06. 2022

감정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감정인식과 건강>

스트레스. 이 단어를 보기만 해도 우리는 불쾌한 기분이 듭니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멀쩡하던 몸이 아파지기 시작하죠. 스트레스라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없애야 하는 것', '받아선 안 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물론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아도 좋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는 달리 말하면 외부 자극에 대한 우리 내면의 반응입니다. 스트레스가 없다는 건 우리 마음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다는 걸 의미하죠. 마음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스트레스와 감정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요. 스트레스를 받음으로써 감정이 생겨나고, 감정에 따라 또다시 스트레스가 생기기도 합니다.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노는 동안 우리는 매우 즐거운 기분을 느낍니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 멍하니 있을 땐 편안하긴 하지만 격하게 즐겁지는 않죠. 놀이 기구를 타고 노는 일에서도 스트레스가 있다는 뜻입니다. 스트레스가 우리 마음을 자극하고, 그 결과로 '즐거움'과 '흥분'이라는 감정을 우리가 느낄 수 있었던 거죠.

따라서 스트레스를 너무 적게 받는 사람은 감정적으로 메마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스트레스 자체가 부정적인 게 아닌,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에 따라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가 나뉜다는 걸 알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면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겁니다.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 일도 없겠죠. 점점 나태해지고 결과적으로 건강도 나빠질 겁니다.

적절한 스트레스와 감정들은 신체적인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오래 받는다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것처럼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하죠. 그리고 이때도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선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굉장히 강렬한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돼요. 불편한 감정을 빨리 처리할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느낄 때, 우리 마음은 본능적으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감정을 억누르기 시작합니다. 애써 외면하고, 억압하여 가두고, 느껴지지 않게 만들어 버리죠. 감정의 억압이 지속될수록 감정을 느끼는 능력 자체가 둔감해질 수 있습니다.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탈인 스트레스. 어떻게 해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을까요? 우선 우리 마음을 봐야 합니다. 지금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지, 그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 느끼는 감정을 최근에 또 느낀 적이 있었는지 등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감정을 민감하게 잘 알아차릴수록 감정의 원인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감정의 원인을 보면 지금 내게 적절한 스트레스가 있는지, 아니면 과도한 스트레스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내가 '불안', '초조'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어떤 사건일 수도 있고, 사람 또는 나의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원인을 발견했다면 예전에도 똑같은 이유로 불안했던 적이 있는지 떠올려 보세요. 만약 있었다면 지금 느끼는 불안이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만약 예전에는 겪은 적이 없다면, 최근 나의 컨디션이 나빠졌거나 다른 일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정신적으로 취약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푹 쉬어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내게 중요한 이슈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 이슈가 언제부터 이어져왔는지 탐구해 보면 좋습니다. 다만 이 과정은 혼자 하긴 매우 어렵고 복잡해서 심리 전문가와 함께 작업해 보는 게 좋습니다.

감정은 우리의 신체적 건강에 여러모로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성격이 낙천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비교적 건강하게 장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상처 회복이 슬프거나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보다 빠르기도 합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느낄수록 신체 리듬이 깨지고, 불면 또는 과수면, 식욕이 늘거나 줄어들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쉽게 화가 나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주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신체를 잘 단련하고 영양 보충을 충실히 하는 것만큼이나 감정을 보살피는 일도 중요합니다. 심리학자들은 마음에도 신체에 있는 근육처럼 '마음 근육'이 있다고 표현하곤 해요. 보디 프로필 촬영이 유행하면서 신체의 근육을 단련하는 사람들은 예전보다 좀 더 많아진 듯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근육을 단련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진 않은 듯해요. 심리학자들이 대중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좀 더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내 감정을 돌보며 마음 근육을 키워보면 어떨까요? 저도 틈틈이 마음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방법들을 공유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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