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책을 쓰고 싶어요.

《책 쓰는 책》독서감상문

by 재애

책을 쓰는 이유


요즘은 독립출판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내가 독립출판에 대해 처음 아게 되었을 때가 벌써 3~4년 전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이 발전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내가 독립 출판할 때 도움을 받았던 '부크크'를 오랜만에 들어가 보니, 나 때는 없었던 서비스들도 보이고, 부크크를 통해 출판된 책의 양도 엄청나게 많았다. 누구나 한 번쯤 책을 내보고 싶어 하는 시기인만큼, 어떻게 하면 책을 쓸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도 따라서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책 쓰기' 책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책 쓰는 책》의 저자 김경윤 작가님은 책을 쓰는 행위가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기준 중 하나는 언어의 사용 유무다. 인간은 철저히 언어적 존재다. 그리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언어활동이 바로 '말하기와 쓰기'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글로 쓸 수 있어야 한다. 말하기는 연극과도 같다.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많이 받는다. 쓰기는 영화와 같다. 한 번 적어두면 언제든지 다시 열어볼 수 있고, 따라서 공간적인 제약도 적다. 물론 요즘은 유튜브가 활성화되어 말하기도 제약에서 많이 벗어났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여전히 글을 남기는 게 말을 남기는 것보다 쉽다고 생각한다. 소심한 나로서는 한 문장을 적는 게 한 문장을 읽는 것보다 덜 쑥스럽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 내 생각을 쓰는 게 덜 망설여진다. 유튜브를 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이니 혹시 유튜브를 하고 계신 분이라면 나와 생각이 다를 수 있겠다.


이 책에서 저자도 말하듯이, 우리는 종종 "내 인생을 책으로 쓰면 한두 권으론 부족하지. 한 스무 권은 나올 걸?"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나도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 말을 서너 번 들어보았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삶은 한 권도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예전에 친구의 부모님이 쓰신 육아일기를 본 적이 있다. 임신 2개월부터 쓰기 시작하여 친구가 3살이 될 때까지 쓰셨다. 고작 3년 간의 인생이 몇 권의 책을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다섯 권이었다. 물론 사진이 크게 들어가 있고, 글자도 큼직하여 일반적인 책과는 달랐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명 한두 권은 될 것이다. 단지 우리가 모든 생애를 기억하지 못할 뿐, 세 살 베기의 삶이 책 한두 권으로 환산된다면 20살 성인은 약 10권 분량의 원고를 품고 있는 셈이다. 퇴고를 거치면서 절반을 지우고, 중요한 내용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절반을 빼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단계에서 또다시 절반이 제외될 수 있다. 그러면 한 권으로 응축된다. 무사히 20년을 생존해냈다면, 여러분은 이미 한 권의 책이다.


가슴에 품고만 있어서야 정확하게는 책이 아닌 원고 상태다. 글로 써야 한다. 출판해야 한다. 출판하지 않더라도 블로그에, 나처럼 브런치에, 어디에서든 글을 써야 한다. 가능하다면 책을 써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책이 되어 세상을 오래도록 살아갈 수 있다.




책을 쓰기 위해 준비할 것


이 책의 저자는 철학 관련 책을 중심으로 스무 권 이상을 출판했다. 자신이 그동안 꾸준히 책을 쓸 수 있었던 노하우를 전달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작가로서, 저자로서 책을 쓰기 위해 해야 할 준비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메모의 중요성'을 아주 강조한다. 나는 특히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평소 메모를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어떻게 메모를 정리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저자가 자신의 메모 정리 방법을 공유해줘서 한 번 비슷하게 시도해보려 한다.


저자의 메모를 봤을 때 인상적인 점은 '글감'과 '책감'이 나눠져 있고, '활동'이라는 카테고리도 있다는 점이었다. 활동은 말 그대로 어떤 활동을 해볼 것인가에 대한 메모였다. 아마 글쓰기 또는 독서와 관련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도 모은다는 점이 내겐 새로웠다. 그리고 글감과 책감이 따로 나뉘어 있는데, 이는 저자가 '글'과 '책'을 다른 개념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글이 모인다고 책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글이 모이면 그냥 글 더미가 생길 뿐이다. 글이 책이 되기 위해선 '통일성', '완결성', '연결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메모도 같은 주제별로, 맥락상의 순서에 맞게, 어떻게 함께 구성할지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분류될 수 있다. 저자는 모아둔 메모를 서로 다른 폴더에 나눠 담아 둔다. 이를 '방'이라고 표현했다. 책을 쓰기 위해선 자신만의 방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나도 여러 가지 방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자기 이해' 방, '감정조절' 방, '기억' 방 등 우선은 대략적으로 나눠보려 한다. 아직은 명확히 어떤 책을 쓸지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생기면 여러 방에 흩어져 있는 메모들을 모아볼 것이다. 일단은 저장에 집중하겠다. 저장 강박이 있는 나는 이상하게도 메모는 잘하지 못하지만, 열심히 메모를 모아보겠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읽은 책에 대한 기록도 남겨둘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렇게 브런치에 독서감상문을 남기고 있다. 어쩌면 독서감상문을 주제별로 모아, '책을 소개하는 책'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책을 읽고서 남긴 기록만으로 책을 내는 작가들도 있다고 한다. 나도 그중 한 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열심히 남겨봐야지.


책의 주제도 잘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주된 독자층은 누구인지, 독자들이 원하는 건 어떤 책인지, 시대적인 흐름과 트렌드는 어떤지, 수많은 책 중 내 책을 읽게 만들 만한 차별점은 무엇인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나만 해도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모든 책을 읽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 다독가여도 모든 책을 읽지 않는다. 그러니 내 책이 독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그만한 매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으로선 그런 매력을 만들어낼 수 없다. 왜냐하면 우선 글감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고, 책으로 낼 만한 주제도 정하지 못했고, 가장 중요한 쓸 얘기가 없다. 지금은 그저 책을 읽고, 부지런히 그때그때의 생각과 경험을 적어서 남기고,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 집중하려 한다. 잘 준비만 해나간다면, 언젠가 책을 쓸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 책을 읽는다고 책이 뚝딱 나오진 않는다. 당연한 말이다. 그래도 나에겐 이 책이 '저자'가 될 용기를 많이 주었다. 나는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무엇을 좀 더 고민하고 준비할지를 알려주어 감사하다. 이젠 실천이다. 오늘도 무사히 1일 1 글쓰기를 해냈다. 초조해하지 말고 딱 1년 정도 재료를 모아보자. 1년 후, 나는 본격적으로 책을 써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