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폭력》
안녕하세요. 심리학을 읽고 쓰는, 재애입니다.
이번에는 걷는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책, <감정폭력>에 대해 글로 정리해 보려 합니다. 이 책의 저자 베르너 바르텐스는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고 해요.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신체적 폭력이 아닌 정서적 폭력에 대해 조명하며, '감정폭력'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이 폭력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감정폭력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는지를 말하고 있어요.
이번 글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정폭력이란 무엇인가?
(2) 감정폭력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
(3) 내 삶에 적용할 실천점
감정폭력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엄청 낯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요즘 들어 정서적인 폭력의 형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으니까요. 이 책은 4년 전쯤 쓰였는데, 그땐 지금만큼 정서적인 폭력에 관해 대중이 잘 알지 못했어요. 아직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유행이 되기 전인 4년 전에, 저자는 이 책에서 가스라이팅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정서적 폭력이 '애정 욕구'와 '독립적 욕구'가 균형을 잃을 때 발생한다고 말해요. 애정 욕구가 과도하게 넘치면 사랑이 아닌 집착이 되고, 독립적 욕구 또한 너무 과해지면 친밀한 관계를 거부하고 고립되는 상태가 된다고 해요. 쉽게 말해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해 누군가는 폭력의 가해자가 되고, 누군가는 피해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사랑의 균형이 원인이라면, 사랑과 관련된 인간관계에선 언제나 감정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하게 사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에게서 받는 상처도 당연히 아프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더욱 깊게 남습니다. 심각한 경우에는 트라우마로 남기도 하죠. 트라우마가 된 상처는 새로운 인간관계에서도 반복해서 자극을 받고, 계속 같은 아픔을 반복하게 만들기도 해요.
감정폭력이 일어나는 곳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일 수도 있고, 연인과 부부 또는 회사나 사회 모두 포함됩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죠. 이렇게 글을 적고 있는 저도 누군가에겐 감정폭력의 가해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처를 한 번도 받지 않고 사는 사람이 없듯이 상처를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주지 않을 수 있는 사람도 없으니까요. 다만 그게 현재진행형만은 아닐 수 있게 노력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책에선 감정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아홉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우리 삶에 적용하기 비교적 쉬운 세 가지 방법을 골라 정리해 볼게요.
첫 번째, <감정에 초점 맞추기>
감정에 집중한다는 것은 잠깐 모든 것을 멈춰두고 흔들린 자아를 발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해낸 사람들은 좋은 의미의 자기 연민을 보이고 누군가의 비난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한다.
-<감정폭력>, 239p
감정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선 바쁘게 움직이는 삶을 잠시 멈춰야 해요. 해야 할 일과 계획을 생각하는 동안에는 내 마음을 살펴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30분 정도는 정말 다른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아요. 다음으로 몸의 감각에 집중합니다. 감정은 어떤 형태로든 신체 반응을 일으켜요. 심장이 빨리 뛰거나 근육이 경직된 느낌이 들 수 있어요. 또는 열감이 느껴지거나 입술이 마르고 손에 땀이 나는 등의 반응을 알아차릴 수도 있겠습니다. 신체 반응을 확인했다면 어떤 감정과 관련이 있을지 생각해 보아요. 제가 예시로 든 신체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면 불안 또는 분노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감정을 알아차렸다면 자기 자신을 위로해 주어야 해요. 이를 '자기 연민'이라고 합니다. 단, 불쌍하고 애처롭게 여기는 게 아니라는 걸 주의해야 해요. 저자는 자기 연민을 '스스로가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좋다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고, 나는 언제나 나의 편이라고 생각해 보아요.
두 번째, <옥시토신 활성화>
옥시토신은 '사랑의 호르몬'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해요. 인간관계에서 친밀함을 유지시키는 호르몬이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교감할 때 옥시토신이 활발하게 분비된다고 합니다. 이 호르몬이 우리가 느끼는 스트레스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신체적 각성을 진정시키는 역할도 한다고 하네요.
옥시토신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우리는 안전한 관계를 찾을 필요가 있어요. 정말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이렇게 보니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한다'라는 말이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으로부터 감정폭력을 당했을지라도, 다른 사람과 친밀감을 나눠 회복할 수 있으니 말이죠.
세 번째, <EMDR 요법>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요법은 눈동자를 움직임으로써 어떠한 자극으로 인해 민감해진 심리상태를 진정시키고, 안전한 상태로 느낄 수 있도록 재처리를 돕는 치료방법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안구를 의식적으로 움직여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방법이에요. 트라우마 치료 장면에서 사용되는 치료법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성이 증명되었습니다.
EMDR 요법은 눈을 감고 상하좌우로 안구를 움직이기만 하면 되기에 언제 어디서나 쉽게 시도할 수 있어요. 물론 제대로 된 치료로 진행하려면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약식으로 할 때는 좀 더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물을 찾는 형태로 연습을 해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노란색'을 찾아보겠다고 정한 뒤, 제자리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노란색을 가능한 많이 찾아보는 겁니다. 이는 '그라운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감정폭력에 희생당하지 않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사실일 겁니다.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저는 감정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 노력해 보려 해요. 그래서 이번 책에서의 실천할 점도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정해보려 합니다.
제가 선택한 방법은 '분명하게 거절하기'입니다. "거절하는 건 상처를 주는 게 아닌가요?"라고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분명하게'라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거절로부터 상처를 받는 건 거절의 이유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쉽게 말해 상대방이 거절하는 이유가 단지 나를 싫어하기 때문인지, 거절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는 건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대체로 '나를 싫어해서' 거절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거절은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거절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한다면 이러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고, 상대방을 충분히 배려하며 나를 지킬 수도 있어요. 거절하고 싶은 데도 참고 받아들인다면, 자기 자신에게 감정폭력을 휘두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상대방에게 모두 폭력을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저도 가장 먼저 제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해서 분명하게 거절하는 연습을 해보려고 해요. 이건 부탁을 받아야 실천할 수 있는 연습이라 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할 수는 없겠지만, 잊지 않도록 틈틈이 계속 오늘의 글을 상기해 보며 노력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