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

by 박민지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이 돈과 권력, 명예를 향해 끊임없이 경쟁하며 살아간다. 이제 경쟁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 사고방식이 되어버렸고, 행복마저 승리의 결과로만 여겨진다. 하지만 경쟁사회에서 1등은 단 한 사람뿐이고, 1등이 아닌 다수는 자연스레 패배자의 자리에 놓인다. 뒤처진 사람들은 운명을 탓하거나, 자신이 게으르다고 자책하면서 다시 끝없는 노력의 굴레로 돌아간다.

1등만 기억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 성공에 대한 압박은 일의 즐거움을 앗아가고, 완벽이라는 불가능한 목표에 스스로를 가둔다. 그러다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조급해지고, 비교의 늪에 빠진다. ‘저 사람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불안만이 마음에 남는다.


지난 3년간 나는 나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1인 사업자로 정말 바쁘게 살았다. SNS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로 가득했고, 주변에서는 “누구는 얼마를 벌었다더라, 누구는 잘나간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나는 1등이 되고 싶었다. 쉬면 안 된다고, 쉬면 금세 뒤처질 거라고 생각했다. 성공하려면 쉬지 말고 일해야 하고, 자기계발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있었다. 일이 꾸준히 들어왔고 SNS에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점 일이 즐겁지 않았다. 회사용 전화가 울리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인스타그램에 어떤 글을 올려야 반응이 좋을지, 어떤 릴스를 만들어야 조회수가 오를지 늘 조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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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초, 개인적인 큰 상실을 겪으면서 내 정신줄이 완전히 끊어져버렸다. 창의적인 생각은 멈췄고, 식물도 돌볼 여유가 없어 베란다의 작은 정원이 초토화됐다.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멈췄다.

마케팅을 줄이자, 다행히 출강 빈도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이제는 내가 감당할 만큼만 일을 하게 되었고, 작업실도 닫으며 개인 수업을 정리했다. 월세 부담에서 벗어나니 돈의 압박에서도 자유로워졌다. 남은 시간엔 책을 읽었다.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지를 찾고 싶었다. 그때 만난 것이 스토아철학이었다.


스토아학파의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삶의 기술』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전문지식이 있다면 좋은 곳에 사용하고, 그 일에 달려들어 최선을 다하면 당신 나름의 가치가 된다.”
그 문장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 내가 가진 식물에 대한 전문지식을 사람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쓰자’
그 단순한 생각이 내 삶의 새로운 목적이 되었다.


식물과 함께하며 느꼈던 치유와 회복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브런치와 밀리의 서재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유튜브에도 영상도 올려봤고, 앞으로는 숏폼 콘텐츠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렇게 사업의 방향을 바꾸자, 다시 일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이 사라졌고, 나의 목적이 분명해지니 남들과 비교할 이유도 없어졌다. 자연스럽게 조급함과 불안도 거의 사라졌다. 물론 가끔은 불쑥 예전의 불안한 감정이 올라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나의 목적을 되새긴다.


나의 발걸음은 아직 작고 느리다.

이 길이 과연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고, 그 마음이 나의 세계를 단단하게 만들어갈 것이라 믿는다.

눈에 보이는 결과는 더디게 찾아올지 몰라도 괜찮다.

나는 오늘도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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