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너……..무.
막내가 열 살이 되었다. 열 살이라니, 두 자리라니.
내 눈엔 아직도 애기, 라는 말이 진짜 정말일 줄이야.
지난 달엔 아이 없이 옷을 사러 갔는데, 사이즈를 모르겠어서 고르질 못 했다. 다년간 경륜이 쌓였을 점장은 나이와 체형을 묻고는 맞을 거라며 옷을 내주었고 내 눈엔 아무래도 크지 싶었다. 사서 돌아오는 길에, 틀림없이 반품하겠다 했는데… 잘 맞았다.
막내가 그렇게 큰 것이다.
길을 지나며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을 보면, 어라? 무릇 아이의 생김새는 저러했지, 새삼 깨닫는다. 나는 아직도 나의 막내가 서너 살처럼 다가온다. 안고 업고 하다 보면 팔다리가 길쭉하게 나오고 무겁기도 하여서, 일찍 내려놓게 되지만.
막내를 다시 보면, 역시 애기다.
막내와 생일이 비슷한 첫째의 막내 나이 때 사진을 보면, 언제나 셋째보다 커 보인다. 그리고 셋째와 같았을 어린 첫째를 어떻게 대했던가 떠올리고 어김없이 마음이 가라앉는다. 지금 첫째를 볼 때마다, 막내는 이 나이에도 작고 귀엽게 보겠지, 생각한다. 그래서 첫째를 더 귀여워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막내는, 역시 애기다.
몇 주 전에 존댓말에 관한 책을 빌려다 주었더니, 막내가 그때부터 나에게 존댓말을 쓴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해볼까, 하기에 그러라고 했는데… 막내와 말할 때마다 대견하면서도, 찰싹 붙는 맛이 없어서 요상한 기분이 든다. 내 품에서 한 발 나아간 것 같다. 등 두려주며 화이팅을 외치면서도 다시 돌려세워 꼭 안아야 할 것만 같은 것이다.
아무래도 막내가 독립하고 나면, 나는 한참 앓을 것 같다.
세상에 내가 제일 예민하게 구는 것이 잠이라, 나를 깨우는 일엔 앞뒤 없이 분노를 뿜는데 막내만 예외다. 이를 가는 잠버릇은 상상 초월이어서 꼭 닫은 문 밖에서도 들리고, 턱 아래 가만히 손을 대어보면 잇가루가 소복이 쌓일 것도 같다. 움직이는 잠버릇도 고약해서 주먹 지르기와 발차기는 물론이고, 하룻밤 새 기본 90도에서 540도까지도 돈다. 그런데도 나는 이 세상 유일하게 막내와 같이 자고 싶다. 자꾸 깨더라도 꼭 안으면 달콤한 잠이 솔솔 온다.
막내가 생각나는, 잠 못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