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발걸음, 죽어가는 공원
이 차가운 도시 속 어느 곳보다 맑은 공기
좋은 길과 산뜻한 조경
푸르른 나무들과 지저귀는 새소리에
잔뜩 취했던 지난 날들
사람들의 발걸음이 쌓이고 쌓여
흙을 한 움큼 밀어냈을 때
선명하고 알록달록했던 내 세상이 어느새
흑백으로 물들어버렸다
쌓여가는 쓰레기들
뱉어대는 침과 오물
동물들의 배변과 인간들의 무책임
그 속에서 병들어간 나는
색을 잃고 바스러진 채로
잊혀 가고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고 또 줄어
먼지가 가득 쌓였을 때
흑백의 눈물로 젖어있던 내 세상이
마침내 갈기갈기 찢어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