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함 (3) - [마지막 꽃]

시들기 전 피어나는 마지막 꽃

by 몽중상심

포근함을 잃어가는 세상

포근함을 좋아하는 누군가

그 누군가로 인해 늘어나는

5번의 시간들

오늘은 그 세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의 일상 속 문으로 들어갑니다

.

.

.


베란다에 나갑니다

하얀 꽃이 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쑥스럽게 폈습니다


메말라가는 잎들 사이

활짝, 또 활짝 피었습니다

초록빛을 모두 잃고

끝이 갈색으로 변해가는

그 무성한 잎들 사이에서도

하얀 꽃은 해맑게 핍니다


이 꽃은 언젠가는 지겠죠

꽃이 진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힙니다

그 열매도 언젠가는 떨어지겠죠

그래서 그런 걸까요

지금 이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비칩니다


겨울의 쌀쌀한 햇살 속에서

피어나는 그 꽃은

밤을 기다리는 걸까요

벌을 기다리는 걸까요

봄을 기다리는 걸까요


오늘도 잊어버린 그 꽃을 위해

사랑을 담은 물을

쑥스럽지만, 그래도

가득 채워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