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기 전 피어나는 마지막 꽃
포근함을 잃어가는 세상
포근함을 좋아하는 누군가
그 누군가로 인해 늘어나는
5번의 시간들
오늘은 그 세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의 일상 속 문으로 들어갑니다
.
.
.
베란다에 나갑니다
하얀 꽃이 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쑥스럽게 폈습니다
메말라가는 잎들 사이
활짝, 또 활짝 피었습니다
초록빛을 모두 잃고
끝이 갈색으로 변해가는
그 무성한 잎들 사이에서도
하얀 꽃은 해맑게 핍니다
이 꽃은 언젠가는 지겠죠
꽃이 진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힙니다
그 열매도 언젠가는 떨어지겠죠
그래서 그런 걸까요
지금 이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비칩니다
겨울의 쌀쌀한 햇살 속에서
피어나는 그 꽃은
밤을 기다리는 걸까요
벌을 기다리는 걸까요
봄을 기다리는 걸까요
오늘도 잊어버린 그 꽃을 위해
사랑을 담은 물을
쑥스럽지만, 그래도
가득 채워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