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혹시 누군가의 숨을 막고 있지는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악기 케이스에 갇힌 채로 수년을 보내는 바이올린들이 세상에는 즐비하다. 그것들의 운명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은 점차 풀리고 느슨해지다가 녹슬어 못 쓰게 된다. 조금만 더 오래 지나면 펑하고 줄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삶이 얼마나 고달플까. 그곳에서의 공기는 송진 가루 가득한 답답하고 숨 막히는 환경일 텐데. 스스로 빠져나오지도 못하는 처지에 가슴이 오죽 쓰라렸을까.
그래서 오래된 악기에서 좋은 소리가 나는 걸까? 나 이만큼 아팠어요, 나 이만큼 힘들었어요 구슬피 우는 소리가 좋은 소리로 나는 걸까. 비싼 악기는 누구나 선호하고 많은 이들을 거쳐가지만, 중저가의 연습용 악기는 많이들 버려지고 잊힌다.
그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원망하지는 않을까. 좀 더 비싼 나무, 좀 더 명장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원망 말이다.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고는 한다. 하지만 그 좋은 소리의 내면에는 이런 이면이 숨겨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버림받은 누군가의 슬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