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우산

연작시 - 우산

by 몽중상심

우산을 잃어버렸다

지하철을 내릴 때 두고 내린 듯하다

어두운 밤에 흰 눈 내리듯

검은 배경에 하얀 점 찍혀 있는 내 우산

어디로 갔을


수업이 끝나고 나서야 생각난 내 우산

그 우산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내렸던 지하철역 사무실 안에는

버림받은 70여 개의 우산이 있었다

그것들은 낡아가면서 주인을 기다리지만

아직은, 재회하지 못한 듯하다


나의 우산아 어디 있니

검은 우산, 하얀 우산, 긴 우산, 짧은 우산

쌓인 우산을 뒤적거리며 애타게 불러본다

나의 손길이 그리울 우산아 어디 있니

하지만 내 귀에 들려오는 소리는

주인 잃은 우산들이 눈물을 흘리는

차가운 비가 내리듯 훌쩍, 훌쩍하는

그런 소리들뿐이다


분실물 센터를 찾아갔다

지갑을 잃어버려 속상한 이웃

소중한 것을 잃어버려 쩔쩔매던 이웃

좋은 소식, 나쁜 소식 얻어가며 되돌아간다

나의 차례가 다가왔다

이윽고 들려오는 불행한 소식

내 우산은 실종되었다


하늘에 먹구름이 아까보다 짙어진 듯하다

내 가슴도 아까보다는 먹먹해진 듯하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내 우산에게

미안함을 담아서 말한다

널 잃어버려서 미안해

널 잊어버려서 미안해

네게도 무지개가 나타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