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정이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오싹한 것이다
하나하나 뜨개질했던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다정했던
나의 그런 착각이
누군가에겐 상처로
누군가에겐 분노로
매듭짓고 있었다
바늘과 실처럼
갑자기 가까워지고
갑자기 멀어지는데
어떻게 한 줌의 아쉬움조차 없을까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첫 단추를 꿰매는 것도
마지막 단추를 꿰매는 것도
모두 나의 몫임을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주변의 시선이 아니다
스스로의 시선이다
내가 떳떳한지
내가 객관적인지
눈을 가리고 시작하는 뜨개질은
반드시, 누군가를 다치게 하기에
나는 두 눈을 떠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