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지난 8월 8일 지상파 KBS2 채널에서 '예띠 TV'라는 프로그램이 첫 방송되었다. 뭔가 해서 보니 온라인에서 유명한 BJ '양띵'과 '악어'가 MC를 보는 디지털 미디어를 주도할 스타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프로그램이라 한다. 한마디로 말해 온라인 스타가 지상파 MC로 넘어오게 된 케이스라 볼 수 있다.
<그림 1.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KBS2의 '예띠 TV'>
온라인 스타들이 지상파에 진출하는 현상은 더 이상 옛말이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환경 속에서 MCN(Multi Channel Network)은 방송을 기반으로 한 매체의 생태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실로 과거 TV 방송들은 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1차적으로 송출을 했다면 현재는 1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지게 되고 이제는 소비자들이 마치 TV 본방을 사수하듯 그들을 정기 구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미디어 행태를 캐치해서 등장한 대표적인 시도가 현재 MBC에서 방영하고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다.
<그림 2.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MBC의 '마이 리틀텔레비전'>
채팅을 보면서 방송하는 프레임은 이제 소비자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폼이 되었다.
다중 채널 네트워크라 불리는 MCN(Multi Channel Network)은 1인 영상 제작자의 방송 활동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형 사업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연예 기획사가 스타를 발굴하고 지원을 하듯 마찬가지로 1인 제작자에게 장비와 스튜디오 제공 및 콘텐츠 유통 관리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콘텐츠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이 과거와는 다르게 수익성 모델로 이어지기까지 충분히 값어치가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TV는 광고와 별풍선 시스템 틀 통해서 영상 제작자와 수익을 나눠 갖는다.
<그림 3.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유명 BJ '대도서관'>
시청자들은 좋은 콘텐츠를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더불어 광고 역시 그들에게 주목하게 되어있다.
막대한 수입을 내는 1인 영상 제작자들이 등장하다 보니 점점 이 분야에 진입하는 BJ들이 몰리게 됨에 따라 시장은 커지게 되었고 '대도서관', '양띵', '악어', '대정령'(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BJ였는데 입담이 장난 아니다) 등의 온라인 스타들은 더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이들의 영상은 아프리카 TV를 넘어서 Youtube에도 등장하게 되는데, 미디어 플래닝 시각으로 볼 때 유명 BJ들의 영상을 찾아보는 구독자가 많아질수록 각 카테고리 혹은 키워드별 지정 타깃에 대한 광고 노출도 증대하고 그에 따른 도달률 역시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MCN은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고 1인 제작자 역시 배너 광고 외에도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그림 4.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CJ E&M의 MCN 플랫폼 '다이아 TV'>
CJ E&M은 과거 '크리에이터 그룹'이란 이름으로 1인 제작자를 지원하다 새롭게 '다이아 TV'라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하여, MCN 사업이 구체적으로 등장하게 되고 대표적으로 CJ E&M과 아프리카 TV가 그 예다. CJ E&M은 작년 2014년부터 MCN 관련 사업 모델을 진행하고 또한 그들의 채널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제안하고 있었다. 또한 얼마 전 기존에 있던 '크리에이터 그룹'에서 '다이아 TV'를 새롭게 런칭하고 개인 방송 콘텐츠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몇 달 전에 CJ E&M에서 향후 사업계획을 듣게 된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나 이 부분을 상당히 강조했었다. 2017년까지 2천 개 팀의 디지털 콘텐츠 창작 인재를 육성하고 유망한 창작자들을 스타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한다.
<그림 5.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Treasure Hunter>
CJ E&M과 같은 사업자 외에 콘텐츠 확산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모델을 제안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물론 거대기업만 움직이라는 법은 없듯 그 밖에 MCN 사업에 스타트 업한 회사들도 있다. 트레져헌터, 비디오빌리지, 쉐어하우스 등이 있다. 이 중 트레져헌터는 나름 인터넷 방송에서 거물들을 보유하고 있는 신성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들은 개인 창작자를 기반으로 브랜드 간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역시 MCN을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같은 경우는 8월 말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네이버 브이(V)'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출시 일주일 만에 2위에 올라와 있다. 네이버 브이는 스타 라이브 방송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인데 좋아하는 스타를 찾아 팔로우를 하면 스타의 영상을 볼 수 있고 시청 횟수에 따라 포인트가 쌓이게 된다. 스타의 방송 일정 역시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스타의 개인방송은 언제든 상영될 수 있다.
<그림 6.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네이버 브이(V)>
네이버 브이는 스타들을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 TV'를 선보였다. 이들은 여러 파트너사들과 제휴를 통해서 고유의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예를 들어 마이 리틀 텔레비전 미공개 영상이 그 것이다. 카카오 TV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본 영상을 기반으로 또 다른 영상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더불어,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영상을 함께 볼 수 있고 이를 실시간으로 채팅도 가능하게 되었다. 즉, 카카오톡 채팅을 하면서도 방에 나가지 않고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 카카오TV의 수익은 영상 초기에 붙는 10-12초 광고다.
<그림 6.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KBS MCN인 예띠(Yettie) 스튜디오>
지상파 KBS도 MCN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1인 크리에이터가 생기고 MCN 사업이 주목받는 시대에 끝내 지상파 KBS도 이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에 4주간에 걸쳐 1인 크리에이터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최종 12팀이 선발되어 7월 15일 '예띠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KBS MCN이 출범하게 되었다. KBS 역시 올 해 안에 50개의 채널을 목표로 크리에이터를 발굴할 예정이며 그들을 위한 교육과 스튜디오 제공 등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해외에서는 애초에 MCN 시장이 커져있고 활발히 변화하고 있다. 디즈니, 드림웍스, 워너브라더스, 컴캐스트, AT&T 등이 관련 업체를 인수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 이 중 미국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ABC를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의 메이커 스튜디오 인수는 빅 뉴스였으며 또한 드림웍스가 미국 유명 영화&드라마 제작자 브라이언 로빈스가 설립한 MCN 어썸니스 TV를 인수한 사례도 있다.
<그림 7.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해외 MCN 시장 현황>
해외 MCN 시장은 이미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다.
지금까지 국내 MCN 사업에 대한 대략적인(?) 흐름을 보았다. 시장이 움직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앞으로 MCN 사업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며 크게는 지상파의 콘텐츠들도 이들의 영향을 꾸준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한 건 이런 1인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보는 사람들의 팬덤 문화는 타 영역도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파생되는 콘텐츠들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때문에 단순히 MCN 그 자체로만 멈추지 말고 향후 끊임없이 나오는 동영상 콘텐츠와 타 미디어와의 연계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될 듯 싶다.
참고: IM, 미디어장관리, Mediarchi, 광고 정보센터, ddaily, 네이버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