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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민 Jun 03. 2017

#31 Equality vs Equity

2016.11.16.

4학년 2학기 사회에는 양성평등과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두단원 사이에 어이없이 인구문제 단원이 끼어있어 건너뛰고 양성평등과 소수자의 권리를 묶어 수업을 하기로 하였다. 


1. 교과서의 '소수자'정의에 대하여  

'대다수의 사람이'로 시작하는 이 정의에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졌다. 말 그대로 소수인 경우 대부분 '소수자'가 되는 것일까? 아이들은 그렇다고 했다. 권력과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은 소수일까? 다수일까? 아이들은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다. 소수자는 '정해져'있는 것일까? 대한민국에서 흑인은 소수자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한다. 그럼 우리가 아프리카에 간다면? 내 질문의 의도는 우리도 시대의 상황과 맥락에 의해 언제든지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랐다. 이러한 생각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소수자라는 말이 없어져야 하지 않나? 그러므로 소수자는 그 숫자와 상관없이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받는 개인 혹은 집단으로 이해를 해야 한다. 수천만의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누군가에게, 혹은 1명에게 우리는 소수자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 평등과 형평에 대하여 

놀이를 할 때 남학생들은 불만이 많다. 왜 여학생에게 '이점'을 주느냐하고 말이다. 왜 여학생이 넣을 때 추가 점수를 주거나 도전거리를 좁혀주는가 묻는다. 똑같은 기회를 주는 것은 평등이다. 그러나 평등은 출발선이 같을 때 유효하다. 학생들은 평등을 똑같이 대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과 부당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소득이 다른 사람에게 똑같은 세금을 걷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똑같은 업무를 주고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다르게 지급한다던지 타고난 신체적 능력과 상관없이 같은 육체 능력을 담보하는 것이 그것이다. - 형평은 똑같은 도달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보조를 맞추어 주는 것이다. 수능시험에 저시력자 혹은 시험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는 이에게 보조도구 및 여유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래도 학생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선생님 그래도 솔직히 억울해요. 저보다 혜택을 더 받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나에게 불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 점을 깨뜨려야 한다. 모두가 멋진 풍경을 보는 일이 인간이라는 낱말을 인간답게 만들고 사회 전체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를 위한 생각이다.

 

3. 자기검열적 차별에 대하여  

"남학생들도 힘이 약하면 앞으로 더 나와서 공을 던지세요. 여학생 중에서도 더 뒤로 물러가 던지고 싶으면 뒤로 가세요."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체육이 끝난 후 볼멘소리가 또 나온다. "이번엔 모두에게 앞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줬는데?" 줄 서면서 "남자는..." "여자가..."라는 말이 나왔단다. 남학생 중에서 앞으로 가서 던지고 싶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남잔데...' 하면서 말이다. 사회적 차별과 더불어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의사표현을 가로막는 자기검열적 차별도 생각할 점이다. 은연중 교사의 언어 선택과 행동에서, 학생들끼리 서로 사용하는 일상적 언어에서 상대방과 자신을 차별하고 있지는 않은지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은 개차반이라도, 교사는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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