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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민 Jun 09. 2017

#58 삶은 반복되고, 수많은 예로 답을 알려준다

2017.2.27. 새 학기를 앞두고

새 학기 준비로 많은 교사들이 고민을 한다. 나도 그렇다. 업무도 부담스럽고,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그러다 작년 일기의 오늘 날짜를 보았다. 
"두렵다. 새 학교, 새 업무, 새 학생들.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밑에 그렇게 답글을 달았다. "잘했어. 넌 괜찮았어." 요 며칠간의 걱정이 눈 녹듯 녹았다. 

나만의 학급경영 프로그램을 올해부터는 폐기했다. 일별로 촘촘하게 세워두었던 프로그램은 버리고, 내가 무엇을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1년 내내 강조하고 싶은지만 정리하기로 했다. (정리하고 보니 그것도 방대하더라만...)

혹시 아직도 걱정하는 후배가 있다면, 이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학교에 관리가가 처음 오면 다들 걱정한다. 어떤 사람일까? 나와 궁합은 어떨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처음 만난 자리에서 환하게 웃고, 부드러운 말투와 행동을 보게 되면 안심한다. 그리고 만일 그런 태도가 1년간 이어진다면?

가끔은 그 사람이 불편한 일을 시켜도, 혹은 실수를 하더라도 우리는 이해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어쩌면 내 소중한 시간과 정성을 그 사람을 위해 투자하기도 한다. 이미 닳을 대로 닳아빠진 어른들로 그렇다. 순수한 아이들은 오죽할까?

세가지만은 꼭 지키겠다. 
1. 언제나 유머와 미소를 잃지 말자. 우리는 전문가다.
2.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이제 겨우 십수 년을 살았다.
3. 우리는 세월호에 함께 타고 있는 교사와 학생이다. 같이 힘내서 걸어갑니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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