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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민 Jun 09. 2017

#59 탁월함보다 '특별한' 꾸준함

2017.3.1. 잠 안 오는 새 학기 전날 밤

새학기 첫 날의 모습은 내가 이 교실에 처음 들어왔을 때 어떤 분위기면 좋을까 고민하고 하나씩 쌓아서 만들어 이제는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프로그램은 해가 갈수록 좋아지고 유행처럼 번지지만 나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나만의 철학과 근본적인 학급살이의 묘수가 있다. 남들보다 탁월한지 알 수는 없지만 근 5-6년을 지속하고 개선시키면 "탁월함보다 특별한 꾸준함"이 콘텐츠가 된다. 이것이 "나"를 교사, 전문가로 만드는 힘이 된다.


누구나 살면서 남들은 못하는 경험을 한다. 아무리 쓸모없어 보이는 나무 막대기와 돌도 합치면 돌도끼가 되고 갈아내면 창과 새총이 된다. 아이들에 대한 진정성만 있다면 어떤 교사도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 자신만의 탁월함과 뾰족한 무엇인가가 하나씩 있다는 뜻이다. 그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 뾰족함이 모이면 남들과 달라지고 꾸준해지면 브랜드가 된다. 이것은 꾸준함만이 가지는 무기다. 

후배들과 신규에게는 실패할 권리가 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면 다음 타석에는 오만 혹은 실패의 두려움이 극대화된다. 프로그램의 탁월함을 "활용"하여 꾸준함으로 바꾸지 않으면 교실 속 나는 언제나 탁월함만 쫓는 사람이 될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다. 그리고 촌스럽고 깔끔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 개성, 내 브랜드가 있는 교사가 되었으면 한다. 나도 그런 교사가 되고자 노력 중이다. 끝까지 지속하는 힘을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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