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어둠의 시대, 중세
중세시대를 말할 때면 언제나 따라 나오는 표현이 '어둠'이다
어둡고, 춥고, 음산하고, 무지하고, 종속적이고, 통제적인
이런 형용사들이 이 어둠을 수식한다.
인간중심의 헬레니즘 문화를 토대로 한 그리스 로마 문화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떻게 헤브라이즘의 신 중심의 문화가
천여 년 넘게 유럽을 지배했던 걸까?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인간의 세상은 상대적인 세상이다.
중세를 어둠의 시대라고 표현한다면
빛의 시대는 어딘가 있었다는 뜻 아닐까?
역사가들이 말하는 빛의 시대,
중세 시대 이전에 문화가 화려하게 피어나고,
인간의 물질과 정신세계가 찬란하게 발전했던 시기는 언제였을까?
서양 문화의 근간을 형성한 로마 시대다.
로마는 지금의 유럽대륙과 티르키에 와 이스라엘은 물론
북 아프리카 일부와 이집트까지 그 영향력을 방대하게 행사했다.
로마는 수많은 전투와 전쟁과 회유와 화평의 태도로
주변국의 자생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정책을 펼쳤다.
로마제국의 문화를 강제하지 않고, 인정하면서 실용적인 문화를 키웠다.
로마가 정복지역에 단 하나 허용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법이다. 법만큼은 로마 제국의 법을 따르도록 한 것이다.
그 외의 것은 상당히 유동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로 다양한 문화를 수용했다.
로마는 그리스 문화를 계승해서 인간중심의 사회 문화를 지향했다.
인간에게 이롭고, 인간의 눈에 즐거운 모습은 지금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는 말 그대로,
로마 제국이 영역을 넓혀가면서 제국으로서의 권력 통치력은 점점 약해지고
정치를 맡았던 귀족들의 방만하고 향락적인 태도는
결국 부정부패와 정치 타락으로 이어졌다.
달이 차면 기울 듯, 로마 문화가 접어들면서,
그 자리에 그리스 로마 문화와 반대되는 문화형태가 나타났다.
그것이 중세 기독교 문화다.
지금의 기독교 모습과 달리 근원적으로 금욕을 기본으로 하는 문화였다.
헤브라이즘 문화 특성을 중세 시대에 고스란히 찾아낼 수 있다.
로마는 지나치게 넓어진 영역의 자치구역의 문화를 인정했다.
무엇보다도 로마제국 말기에 평등과 사랑을 내세운 기독교가 빠르게 확산하자,
흔들리는 권력 기반을 든든하게 만들기 위해, 기독교 세력을 흡수해
권력의 안정을 꿰했다.
기독교를 인정하고, 공인 종교로 선언한다.
하지만 로마 제국은 오히려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
동로마와 서로마로 갈라지면서 권력이 분산된다.
물론 이런 동로마와 서로마로 분열된 이유로는
게르만족의 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더하여 북쪽에서 밀려오는 바이킹 족과
남쪽에서 침입하는 이슬람 세력까지
왕권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왕권이 약화되자, 각 지역의 유지들은 자체적으로
일종의 상비군을 마련하게 되었고,
그 형태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기사다.
약해진 왕권에 스며든 것은 종교세력이었다.
처음부터 종교 세력이 나쁜(?) 짓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진정한 믿음과 신앙의 신실한 모습을 보였지만
변치 않는 인간 세상의 법칙, 모든 것은 변한다.
그렇게 종교 세력도 변하기 시작했고,
현생의 삶에 종교 세력의 욕망을 드러내면서
권력과 부를 숨김없이 지향하기 시작했다.
믿음이 사라진 곳에 남는 건 규율과 통제뿐이다.
종교는 열악했던 중세의 삶을 더더욱 어렵게 했고,
종교에 대한 불신이 강해지자,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은 전쟁이었다.
내부의 갈등과 혼란은 외부의 적과 공격으로 푸는 카드를 선보였다.
게다가 명분 또한 너무나 시기적절했다.
기독교의 성지가 이교도들에게 점령당했다는
이 명분은 '성지탈환'의 십자군 전쟁을 정당화했다.
쇠락한 로마 제국이 기독교 공인과 더불어
외세의 침략으로 왕권이 약해지고
약해진 왕권에 스며든 기독교는 중세를 어둠으로만 이끌었던 걸까?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이 진정 신의 이름으로 일어난 일이었을까?
이걸 순진하게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중세 왕권과 기독교가 결탁해
그토록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큰 이유는 무지몽매,
즉 지식의 부족이었다고 생각한다.
중세 시대 지식은 곧 권력이었다.
아는 게 힘이라는 명제는 지금까지도 유효하고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좋은 학력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중세시대에는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그 극소수는 모두가 사용하는 자국어를 사용한 게 아니라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라틴어를 배우며 라틴어로 공부를 했고
그 공부가 가능했던 사회계층은 권력층과 종교종사자였다.
전쟁이 나도 사랑은 피어나고, 인구는 증가한다.
어둠 속에서 오히려 남녀사이가 각별해지고
규율과 억압속에서 자유에 대한 갈망은 더 강해지고
무지몽매끝에 배움에 대한 열망은 폭팔하고 만다.
하지말라 하면 더 하고 싶은게 인간의 본능이다.
내세의 지옥으로 현생에 미리 미리 천국행 티켓을 팔았던
중세 종교 세력은 통제와 두려움이 극으로 치닫게 되면
결국 터질수 밖에 없다는 걸 몰랐을까?
https://youtu.be/IDwI31w4i04?si=yX0ddmf71MkSx-W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