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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Dec 17. 2015

‘자동차 O2O는 이제 시작’ 경쟁이 아닌 연합이 필요

세차, 내비게이션, 중고차 거래, 렌트카 등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규모는 신차 시장의 5배인 10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당연하게도 이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들이 출시되어 왔다.


최근 자동차 관련 스타트업을 지켜보고 있자면, 재미있는 점이 한가지 있다. 모두 버티컬한 서비스로 스타트 라인을 끊지만, 최종적으로는 지향하는 것은 자동차 O2O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천하 통일을 꿈꾸고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관리·정비 분야 앞단에 서 있는 카페인(Carffeine)도 같은 꿈을 꾼다. 설립 2년을 맞이한 카페인은 그들의 최종 목표에 어느 만큼 가까워졌을까. 카페인 팀을 만나보았다.



2년간 62억 매출 낸 자동차 관리 스타트업


카페인이 애초에 표방한 슬로건은 ‘내 자동차를 위한 주치의’다. 국내에서는 아직 활발하지 않은 자동차 관리 문화를 정착시키고 정비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이들의 초기 목표였던 것.


노력의 결과로 지난 2년간 카페인은 62억 원 정도의 매출을 냈다. 유의미한 수익모델을 못 찾고 있는 다수의 스타트업을 감안할 때, 작지 않은 규모다. 카페인은 작년 9월, 5억 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카페인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정비 이력 데이터는 20만 건이다. 이는 국내 시판 차종의 약 85%에 달하는 수치다. 진단 사진 데이터도 22만 건이나 확보하고 있다. 이를 사진 앨범으로 꾸리면 12,000권의 분량이 나온다. 수치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결과인데, 카페인 내부의 평가는 어떨까.


김형진 카페인 이사는 ‘최종 목표에 얼마나 다다랐느냐’는 질문에 “20% 정도 왔다”고 답했다. 차량 정비 정보를 DB화하고, 더욱 정확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80%의 여정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들의 최종 목표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신뢰 회복’이라 부연했다.


올 한 해 카페인이 시도했던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카페인 오토리포트’의 도입이다. 오토리포트는 고객 자동차에 대한 의료 진료 기록을 떼어주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차량의 과잉 정비와 수리비 부당 청구를 예방하고, 누적된 보고서 분석을 통해 정비 스케줄 컨설팅까지 가능한 종합 보고서다. 이는 일명 ‘카센터’의 나쁜 관행으로 무너져 있던 정비 서비스에 대한 신뢰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자동차 무료 픽업 서비스인 ‘제로 딜리버리’도 도입했다. 운전 경력 10년 이상의 기사가 고객의 차를 정비소로 가져간 뒤, 정비가 끝나면 다시 배달해주는 탁송 서비스다. 제로 딜리버리는 카페인의 서비스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자동차 O2O 시장은 춘추전국시대?


여러모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앞서 말했듯 자동차 O2O 분야의 경쟁은 치열하다. 서비스 내용이 다소 다르지만 외장 수리 견적 앱인 카닥은 지난 8월 다음카카오에 인수됐다. 카닥의 인수 시점 기준, 누적 거래액이 1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페인 안세준 대표는 이를 단순한 ‘경쟁 상황’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아직이다. 이 넓디넓은 시장은 안개로 뒤덮여있다. 스마트폰 등의 온라인 플랫폼은 이 시장에서는 이제 막 도입 초기이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거래 플랫폼이 바닥을 다져놓았다면 온라인 플랫폼은 밭을 갈고 씨를 뿌려 토양을 기름지게 해야 할 시기다. ‘경쟁’이란 단어는 아직 어울리지 않는다. 수많은 분야에서 쏟아져 나오는 자동차 O2O서비스는 각자의 분야에서 토양을 갈고 닦는 과정을 수행하여 함께 시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을 논할만한  춘추전국시대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고 본다.”


이러한 판단에 기반해 카페인은 지난 11월, 자동차 스타트업 5곳이 연합한 공동 브랜드인 ‘오토 애비뉴’를 설립했다. 손세차 서비스 ‘와이퍼’, 주차장 앱 ‘모두의 주차장’, 대리운전 앱 ‘컴백홈’, 중고차 매매 서비스 ‘디오너’ 그리고 카페인이 자동차 애프터 시장 확대를 목표로 모이게 된 것.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카카오를 비롯한 대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이들은 향후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자동차 애프터 마켓 포럼을 개최해 지속해서 소통해나갈 계획이다.


김형진 이사는 오토애비뉴 설립의 의의에 대해 “자동차의 일부 버티컬 서비스만으로는 시장이 작아 서비스 확장이 불가피하지만, 혼자서 모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해야 한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업종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소비자에게 풍부한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내년을 준비하는 카페인이 최근 가장 공 들이고 있는 부분은 모바일 앱이다. 지난 11일 정식 출시된 모바일 앱은 차량 정비 신청부터 진단서 관리, 정비 내역 조회에 이르는 카페인 서비스 전반을 제공한다.



앱개발을 주도한 강윤신 기술 이사는 “카페인 서비스를 스마트폰 플랫폼에 어울리는 UI/UX로 제공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O2O 서비스의 경우 온라인상에서의 흐름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여러 프로세스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앞서 안세준 대표의 표현대로, 현재는 각 자동차 관련 버티컬 서비스가 각개 전투를 하며 시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시기다. 본격적으로 승자를 가려낼 춘추전국시대도 아직 오지 않았고, 최종 목표를 위해 카페인은 80%를 더 달려야 한다. 이들의 내년 목표는 무엇일까. 


“내년 카페인의 목표는 온라인 회원 50만 명을 확보하는 것이다. 더불어 중고차 상사를 인수해 중고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카페인 플랫폼을 넓힐 계획이니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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