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래텀 Dec 21. 2015

스타트업 관계자 24인이 말하는 '2015 핵심기억'①

[플래텀 연말결산] 스타트업 관계자 24인이 말하는 ‘2015 핵심기억’


한 해가 다 갔다. 업계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식들이 날아 들어왔다. 덕분에 플래텀도 정신없이 2015년을 보냈다. 직접 전쟁터에 나가 총알을 피하고, 방패를 들고, 창을 휘두르며 치열한 1년을 보낸 창업자·투자자·기자·오피니언리더에게 물었다. “2015년, 당신의 핵심기억은 무엇이었습니까?”


무인자동차가 한국 도로를 달렸다.


해외에서는 구글이 이미 세계 최초로 무인차 운행에 성공했고, 애플도 슬슬 시동을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20년 이내에 무인자동차가 유인자동차를 대체한다고 한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도 관련 규제가 풀린다. 기대해볼 만한 분야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샤오미>라는 브랜드를 달았다.


대부분 기술력에 대해 칭찬하지만 샤오미는 브랜드 관점으로 봤을 때 더 대단한 기업이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거의 모든 제품을 만들어 온 중국이 브랜드를 갖게 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삼성이 미국에서 성공을 거둘 당시, 제품의 우수성이 ‘한국’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주었듯 샤오미 역시 중국의 이미지를 새롭게 그려갈 것이다.


메르스는 겸손을 가르쳤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메르스 사태는 예상치 못한, 통제가 불가능한 외부 요인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배울 수 있는 계기였다. 어떤 계획이든지 그 안에는 돌발 변수가 있고, 그로 인한 어려움이 닥치리라는 것을 기억하며 세상의 변화 앞에 겸손해야 함을 느낀다. 모든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맛집, 요리, 셰프 그리고 푸드테크.


올해 만큼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맛집 정보부터 먹방, 스타 셰프들의 탄생, 푸드테크 열풍까지 관련 분야도 다양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 특히 주목할 부분은 푸드 이커머스이다. 세상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이커머스지만 음식만큼은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더뎠다. 배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얼마나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는가가 푸드테크 사업의 관건이 될 것이다. / 우아한형제들의 2015년 


싸이월드, 추억 백업하라고 전해라~


전 국민의 SNS였던 싸이월드가 올해 방명록, 일촌평, 쪽지 기능의 백업을 지원하며 관련 기능 제공을 중단했다. 한 시절을 풍미한 국민 서비스라 할지라도 바른 방향을 잡지 못하면 일순간에 몰락할 수도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사업의 첫째 목적은 수익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용자에게 가치와 만족을 주기 위한 고민이 우선이라는 점을 가슴에 새겼다.


삼성페이가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2월 삼성이 약 2천억 원을 들여 루프페이를 인수한 후 빠르게 기술을 적용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필요한 시점에 빠른 결정과 대응,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자세와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IT 기술이 때로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사람들의 행동습관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리멤버도 2020년 내로는 종이 명함 대신 온라인 명함 교환이 비즈니스 문화의 일정 부분을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6년, 모태펀드 예산은 0이다.


그간 벤처투자의 큰 부분을 차지해왔던 모태펀드의 내년도 신규 출자가 없을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벤처투자 시장은 이전보다 위축될 것이다. 설익은 아이디어만으로 투자받기는 어려워진다. 일정 단계로 올라선 기업들도 후속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회사의 가치를 증명해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본질에 충실한 회사는 살아남을 것이다. / 드라마앤컴퍼니의 2015년 


구글과 야후가 포켓몬처럼 변신을 거듭했다.


구글은 알파벳의 자회사가 됐고, 야후는 알리바바의 지주사가 됐다. 과거의 구글은 새로운 구글, ‘알파벳’의 26가지 자회사 중 하나가 됐다. 얼마 전 V를 꿰어찬 버릴리의 출발은 ‘알파벳이 진정으로 우주 정복을 하려고 하는구나’하는 탄성 내지는 공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야후는 마리사 메이어 누나의 고군분투(라고 쓰고 원맨쇼라고 읽는다)에도 불구하고 포털 사업을 자회사로 분사하고 알리바바의 지주사로 둔갑했다. 미국인이 최고로 사랑하던 포털이 이제는 중국 포털의 지갑 역할을 하고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격세지감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중국의 부상에 유연하게 적응한 차이메리카 연합의 좋은 예라고 봐야 할까. 어쨌거나 구글이건 야후건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며 저들이 포켓몬인 양 열심히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는 디지몬이라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올 한해, 수많은 대기업 직원·임원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며 공존의 방식을 모색했다. 물론 직원과 임원의 목표는 다르다. 대기업 직원들의 절대 목표는 ‘스스로의 생존’이다. 이들은 자기가 타고 있는 대기업이라는 배가 천천히 침몰 중인지, 아니면 단순히 파도에 출렁이는 것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항상 먼저 갑판에서 뛰어내리는 선구자들이 있는 법이고, 다행히도 스타트업이라는 구명정이 그들을 태우기 시작했다.

임원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회사의 생존 방법’을 찾는다.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크고 오래된 기업이 다시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묘약’이라는 것은 해외에서도 계속해서 입증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서로가 서로에게 낯설다. 내년에는 서로 더 격렬히 대화도 하고, 어깨를 걸고, 같이 더 멋진 일을 할 방향들을 찾아보면 참 좋을 텐데. 이미 기억하는 사람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아주 아주 오래전에는 대기업도 스타트업이었다.


여당은 단결하고 야당은 분열한다. 그리고 그 어디에도 청년은 없다.


2015년 대한민국의 정치는 오래된 무좀 같아서 존재하지만 의식되지 않고, 성가시지만 갈라설 수 없다. 그저 다스리며 가는 거다. 가려울 때마다 욕을 바가지로 해버리고, 그저 견뎌내면서.


야당은 같이 갈 이유가 전혀 없는데 단결하고, 여당은 같이 가야 하는 이유가 산더미인데 분열한다. 그 사이에서 우리 모두는 그저 당황스럽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 자체에 신물이 난다. 정말로 맛없는, 양념 대신 담뱃재를 넣었다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중국집에서 짜장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골라야 하는 경우랄까.


현 정치에서 청년은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스타트업이 청년의 계급을 단숨에 상승시킬 수 있는 로켓인 것처럼 말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계급을 선천적으로 줍든 후천적으로 꿰어차든, 사회는 우리의 욕망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스타트업은 원래, 세상의 문제를 풀고 그 보상으로 이윤을 얻는 조직이다. 우리가 스타트업을 통해 보고 배운 방법들로 더 큰 세상의 문제를 풀어볼 수는 없을까. 정치는 MVP나, 린스타트업이나, 애자일이나, A/B테스트로 바꿀 수 없을까. 새해에는 이런 생각, 아니 이런 실행을 하는 돌+아이, 돌+청년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 퓨처플레이의 2015년 


영화 <인턴>과 <마션>이 스타트업을 말해줬다.


두 영화를 보며 스타트업을 떠올린 관객이 꽤 있었을거다. 우주 혼자 남겨진 주인공이 인분으로 감자를 키워서 무려 수백 일을 케찹도 없이 감자만 먹고 생존하는 모습. 모두가 목매며 그를 응원했다. 심지어 스스로 우주선을 찾아내고 구출선과 도킹까지 성공하는 모습은 가히 스타트업의 ‘존버(존X 버팀)정신’을 보여줬다. 영화 <인턴>의 주인공은 서른 살, 나도 서른 살. 차에서 주인공이 코 골면서 자는데 왜 눈물이 쏟아지는지. 관객들은 웃는데 나는 눈물 흘리고 막 그랬다. 벤처에는, 특히 나에게는 로버트 드니로 같은 인턴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에 로버트 드니로 같은 분은 없다. 그렇게 멋진 분이 우리 회사에 계신다면, 심지어 인턴일지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2015년 언론사 댓글에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제일 많이 언급됐다.


우리 라이브리 서버에는 언론사가 만들어내는 댓글들이 모인다. 올해 2015년에는 ‘사람(157,665번)’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2위는 ‘국민(108,256)’, 3위는 ‘생각(107,440)’이었다. 다사다난한 가운데 ‘사람’이 ‘국민’으로 ‘생각’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국정원 댓글 사건 때문에 청문회도 나갈 뻔했었고 강남구청 서울시 부정댓글 서포터즈 때문에 무지 심란하기도 했던 올해다. 부디 댓글이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고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되길 바라본다.


공동대표가 군대에서 돌아왔다.


범진 공동 대표와는 시지온 창업 후 9년째 함께 해왔다. 처음 창업할 때 나는 22살, 범진대표는 24살이었다. 군대 시기를 놓친 범진 대표는 결국 나이 30살에 공군 취사병으로 군대에 끌려갔다. 그리고 2년만인 올해 2015년 7월에 드디어 회사로 복귀했다. 청년 창업을 무조건 강조하는 분들 보면 군대와 졸업은 어찌하느냐고 물어보고 싶다. 결국, 잘 복귀해서 다행이지만 없는 동안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으므로. / 시지온의 2015년 



국민내비 김기사를 카카오가 626억 원에 인수했다.


M&A 시장이 척박한 우리나라다. 그런 맥락에서 카카오가 김기사를 626억에 인수하고, 네비게이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줬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국민내비 김기사의 경우 현재까지 확실한 수익 모델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보고 카카오가 인수를 결정했다는 것은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한국 첫 유니콘 등장,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1조를 투자했다.


전 세계 유니콘 스타트업은 145개.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갖는 유니콘 스타트업은 미국에 70개, 중국에 25개가 몰려 있고, 나머지가 그 밖의 나라에 산재되어 있다. 대기업이 점령한 기존 생태계를 뒤흔드는 파괴자적인 스타트업이 우리나라에도 더 많이 필요하다. 올해 쿠팡은 그 벽을 깨부숨으로써, 생태계 전반에 상징적인 기업으로 남았다. 


핀테크 바람이 불었다.


스타트업계에 핀테크 붐이 불었다. 토스, 한국NFC, 8퍼센트와 같은 핀테크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규제의 나라인 한국에서 창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간접적으로 조명됐다.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을 옭아매던 많은 규제가 완화됐다. 계속해서 논의가 오갈 수 있는 각종 포럼과 컨퍼런스도 생겨나는 중이다. /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2015년 


많은 대기업이 구조 조정에 들어갔다.


저성장 시대에 들어가면 대기업이 만들 수 있는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다. 스타트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시점이다. 좋은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고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일자리가 늘어났으면.  


스타트업 시장, 상하반기 큰 온도 차가 느껴졌다. 


올해 상반기는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스타트업 열풍이었다. 자본 시장도 공격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높은 기업 가치로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공기가 달라졌다. 죽은 유니콘과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지고 월동 준비를 하라는 에세이가 매일 페이스북에 돌아다닌다.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드라마틱하게 시장의 반응이 변한 해. 결국 이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스타트업이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 VCNC의 2015년


반도의 스타트업 쿠팡, 유니콘이 되다. 


3~4년 전만 하더라도 소셜커머스는 시쳇말로 ‘듣보잡’이었다. 하루에 몇개의 딜을 통해 식당 반값 쿠폰을 파는 곳에 불과했던 곳이 이제는 이커머스 생태계를 위협하는 게임체인저로 거듭났다. 그중 가장 극적으로 성장한 곳은 쿠팡. 사실 쿠팡은 최초도 아니고 패스트팔로어로 출발해 티몬, 그루폰, 위메프와 유사한 쿠폰, 혹은 제품을 팔았을 뿐이다. 하지만 2013년부터 24시간 365일 고객상담센터를 열며 ‘고객관리’를 키워드로 내세우더니 이듬해에는 매입한 제품을 정규직 쿠팡맨이 당일 배송하는 ‘로켓배송’ 시스템까지 만들어냈다. 유명 벤처캐피탈(VC)의 투자도 이어졌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VC인 세쿼이아캐피탈, 블랙록 등이 4,400억 원을 투자하더니 올해 초에는 소프트뱅크가 1조1,000억 원을 투자했다. 기업 가치는 5조 원에 이른다. 이를 씨앗 때부터 알아본 알토스벤처스의 혜안이 돋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아이허브닷컴을 벤치마킹한 쿠팡글로벌을 선보였다. 주요 인력들의 합류 시점을 보면 이 프로젝트에만 1년이 넘는 시간을 투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도의 스타트업이 마침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알리바바의 한반도 상륙 작전 개시.


올해 5월 19일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처음으로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마윈은 이날 간담회 중에 “우리는 한국에 알리페이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며 “코리안페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와 11월 말 ‘블랙프라이데이’에 그 정체가 살짝 드러났다. 알리페이와 물류를 결합시킨 알리페이 이패스를 통해 국내 쇼핑몰 당 수만 개의 제품이 중국으로 주문, 배송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내 알리페이 모듈이 설치된 곳 숫자도 3만 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카카오페이가 따라오지 못할 수준(…). 만약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은 곳들이 죄다 코리안페이 기능까지 넣게 된다면? 올해는 상상으로 끝나지만, 내년에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스타트업 콘퍼런스 맥스서밋이 개최됐다.


올해 9월 기자를 그만두고 모비데이즈에 입사하기 직전 대표는 나에게 “모바일 관련 스타트업들이 강연자로 나오는 콘퍼런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마무리 단계다”는 말을 했다. 가볍게 생각했다. 낚였다. 코엑스에서 가장 큰 콘퍼런스 홀로 꼽히는 그랜드볼룸에서 4개 트랙 규모로 준비하고 있던 것. 발표자 숫자만 해도 120여 명. 그간 지스타, NDC 같이 게임, 기술 관련 대규모 행사는 많았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주인공으로 하는 콘퍼런스는 만나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걸 스타트업 중 하나인 모비데이즈가 준비하고 있었던 것 자체가 충격. 특히, 갓 합류한 나에게 할당된 섭외 명단이 참 많았다는 것은 더 충격. 여튼 콘퍼런스는 1,500여 명의 관중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그런데, 내년에 또 한단다. 으악. / 모비데이즈의 2015년 


광군절, 30억을 벌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11월 11일, 알리바바가 하루 만에 16조의 매출을 올렸다. 비투링크 뿐 아니라 한국 화장품 제휴사들도 품절 사태를 빚으며 K뷰티에 대한 중국 내 높은 관심을 체감했다. 중국의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볼 수 있었던 하루였다. 올해는 30억 매출을 올렸다. 내년 목표는 더 크다.

메르스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올 초 메르스의 국내 확산으로 해외 관광객, 특히 중국의 요우커들이 줄어들면서 면세점과 브랜드숍 등의 방문객도 함께 줄었다. 한국 화장품 업계도 오프라인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늘 함께 온다.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며 뷰티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한국 화장품 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줄여나갈 수 있는 고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 중국, 중국.


2015년은 ‘중국’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된다. 중국의 황금색 물결이 IT, 유통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다. 중화권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 산업 역시 크게 성장하고 있다. 비단 화장품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생 스타트업들이 중국 시장을 목표로 적극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비투링크 역시 ‘한중 간 모든 비즈니스를 연결하겠다’는 포부에 걸맞게 중국 시장을 향한 관문(gateway)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2016년도에도 많이 응원해달라. / 비투링크의 2015년 


마지막 PC 통신 천리안이 주요 서비스를 종료했고, 다음카카오는 ‘카카오’로 이름을 바꿨다.


1989년에 모뎀을 통해 접속했었던 내생에 첫 PC통신 서비스인 천리안이, 최근까지 제공해왔던 주요서비스들을 종료한다는 소식을 여름에 전해 들었다. 또한 공동창업했었던 다음이 카카오와의 합병 이후 ‘다음카카오’로 사명을 변경하였었는데 다시 ‘다음’을 떼고 ‘카카오’로 변경한다는 소식을 가을에 들었다. 천리안을 통해 PC 통신 세계에 입문했고, 이를 통로 삼아 향후 다음을 창업했던 나로서는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세상은 항상 변하는 법.


쿠팡이 1조 원을 투자받았다. 


올해 국내 스타트업계에서 두고두고 회자된 뉴스가 아닌가 싶다. 하긴 기업 가치 1조 원이 아닌 투자 금액 1조 원(미화 10억 달러)은, 국내를 넘어선 글로벌 차원에서도 절대 적지 않은 규모다. 현재 쿠팡은 물류·배송시스템을 강화하는 쪽에 투자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견도 분분하다. 계속해서 소모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쿠팡 내부적으로 다 계획한 바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국내 스타트업계에 새로운 한 획을 긋는 멋진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가 52조를 기부했다.


올해 마지막 달에 들려온 훈훈한 소식. 마크 저커버그가 보유 중인 페이스북 지분 중 99%를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여기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대 최대 기부 금액도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무엇보다 ‘딸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한다’는 동기가 더욱 인상적이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현금 혹은 재능 기부에 동참해, 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 매쉬업엔젤스의 2015년 


IoT, 그리고 심천.


올 1분기 스타트업 시장에서는 IoT에 대한 주목이 본격화됐다. 동시에 이 IoT 스타트업의 숨은 ‘본거지’ 심천이 주목받았다. ‘심천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일까’, 정부와 기업 언론 모두가 이를 두고 목소리를 냈다. BBB도 심천의 하드웨어 전문 엑셀러레이터 헥스(HAX, 구. 헥셀러레이터)의 첫 한국 스타트업으로 참가하면서부터 제조 인프라와 관련된 수많은 문의 전화를 받았다.


글로벌 공룡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4월에는 애플 워치가 출시됐고, 6월 중순하는 핏빗(Fitbit)이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구글은 알파벳 출범을 발표하며 기존 구글X의 라이프사이언스팀을 독립 계열로 분사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는 삼성서울병원과 협업으로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BBB의 목표는 체외진단기기 엘리마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글로벌 공룡들의 움직임을 따라잡기 위해 BBB도 개발 속도를 2배로 끌어 올렸던 한 해였다. / BBB의 2015년 


1,000만이라는 숫자를 봤을 때.


3월의 어느 날, 요기요 앱 다운로드수가 1,000만을 넘어섰다. 영화 관객 수도 1,000만이 넘으면 볼 사람은 다 봤다는 의미일 거다. 하지만 동시에 묵직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이제 더는 스타트업의 패기만으로는 나설 수 없는, 새로운 전장에서의 싸움을 시작한 느낌. 그날 우리는 엄청난 양의 백설기 떡을 주문해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돌리고, 직원들끼리도 나눠 먹었다. 마치 아기의 돌을 축하하듯, 요기요가 건강하게 성장한 것을 함께 기념했다. 지금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10만, 100만, 1,000만의 숫자를 향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들에게 이런 감동적인 날이 꼭 찾아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메르스와 자영업 사장님들. 


메르스 사태로 회사 내부적으로는 오랜 시간 준비해온 전 직원 단합대회를 취소하게 되었는데, 단합대회야 나중에 다시 하면 그만이었다. 문제는 대한민국 전체가 겪은 큰 고통이었다. 특히 자영업자의 고통은 너무나 크고 깊었고, 20만 음식점 사장님과 함께 사업을 해나가는 우리 회사는 그 고통을 함께해야 했다. 언뜻 생각하기에 음식점에 직접 가지 않으니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초기에는 그러한 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음식을 배달해 먹는 것조차 두려워질 만큼 메르스 공포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다시 꿋꿋하게 사업을 하시는 모든 사장님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삼시세끼는 다 해먹기 힘들다.


삼시세끼 어촌편에 등장한 차승원씨가 쪼그리고 앉아 양파를 썰고, 미역국에 몰래 정체불명의 ‘가루’를 넣었다. 먹방붐이 쿡방붐으로 옮겨가는 순간이었다. 이제 나가서 사 먹지 말고, 집에서 만들어 먹자는 얘기였다. 나는 어느 편인가 하면, 매 끼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노동과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파다. 하루 종일 세끼의 음식을 차려내는 차승원씨의 입에서 신음소리와 동시에 두끼만 먹겠다는 선언까지 나오지 않았던가. 결국 차승원씨는 요기요의 광고모델이 되어 자신의 비밀을 고백했다. “어떻게 삼시세끼를 다 해먹나, 요리사도 집에서는 시켜 먹어.” / 알지피코리아의 2015년 

매거진의 이전글 비트윈, 연인들의 시간을 독점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