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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Dec 19. 2015

비트윈, 연인들의 시간을 독점한다

VCNC 박재욱 대표

VCNC가 서비스 중인 ‘비트윈(Between)‘은 커플들을 타깃으로 한 버티컬 서비스이자 둘만이 사용할 수 있는 폐쇄형 SNS이다. 연인이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 기능은 기본이고, 사진을 앨범에 저장하고, 장소를 탐색한 뒤 캘린더에 표시하는 등 데이트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최근 3.0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UI 사용성 또한 대폭 강화되었다.


박재욱 VCNC 대표는 예전부터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해오다 창업했다고 한다. 그래서 회사의 사명(使命)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그래서인지 VCNC 직원들의 명함을 보면 직함 대신 ‘밸류 이노베이터(Value Innovator)’라고 적혀있다. 이들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는 비트윈을 통해 추억을 쌓을 수 있었고,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라고 한다.


서비스 4주년(2011년 11월 론칭)을 목전에 둔 ‘비트윈’은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동남아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점은 아니란다. 박재욱 대표는 지나온 5년보다 앞으로의 5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 많은 국가로의 도약을 꿈꾸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표님 본인 소개와 ‘VCNC’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커플앱 ‘비트윈’을 서비스하고 있는 VCNC의 대표 박재욱입니다. VCNC는 ‘Value Creators & Company’의 약자로 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나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에서 전기공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는데요. 전기공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IT 분야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졸업 후 기업에 들어가게 된다면 개인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그러던 차에 파프리카랩 김동신 대표를 만나면서 인식의 변화가 있었어요. 그래서 창업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4학년 때 병역 특례로 일을 하면서 주말에는 창업 스터디를 했죠. 그 모임이 VCNC의 전신이에요. 당시 스터디를 했던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요.


비트윈이 첫 서비스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전에는 어떤 서비스를 구상했나요?


창업할 당시 태블릿 PC가 갓 나왔던 시점이라 시장이 커질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래서 당시 처음 만들었던 서비스가 ‘플립보드(Flipboard)’처럼 뉴스나 블로그 글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였는데요. 당시에는 언론사를 설득할만한 능력이 부족했어요. 그 일을 하기에 스스로가 부족한 수준인 것 같다고 판단하여 접게 됐죠. 두 번째로 만들었던 서비스도 태블릿 PC를 이용한 이북(E-Book) 서비스였는데요. 마찬가지로 너무 초기 단계라 시장이 성장하기 전에 굶어 죽을 것 같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이미 어느 정도 발달된 스마트폰 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두 번의 고배를 마시고 난 후 팀원들과 함께 제주도로 내려가 이전 서비스에 대한 분석과 회사의 비전을 새롭게 다지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그때 세운 비전이 ‘사람 간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그런 비전을 가지고 ‘비트윈’의 최초 컨셉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연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타깃 집단을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대상을 분석해보니 유독 커플들이 재미있는 패턴을 보였어요. 2011년도에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이슈가 있었고, 메신저로는 카카오톡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는 있지만, 커플들은 일부러 마이피플이나 틱톡 같은 메신저를 이용해 둘만의 공간으로 사용하는 형태가 많더라고요. 프라이버시 이슈에 민감하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던 건데요. 그들만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한 것이 비트윈의 출발점이었어요.


4년 동안 운영해오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현재의 비트윈은 무엇을 지향하는 서비스인가요?


비트윈은 커플들의 모든 시간을 독점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해요. 기본적으로 서로 대화하고, 사진으로 추억을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고, ‘비트윈 데이트’ 앱을 통해 스케줄 관리도 할 수 있어요. 커플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비트윈’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얼마 전 3.0 버전이 출시되었어요. 어떤 것들이 달라졌나요?


2.0 버전 이후 2년 만의 업데이트로 UI가 전체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비트윈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과거의 추억을 보관하고, 미래의 계획을 함께 세울 수 있는 것인데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앨범을 주제별로 분류할 수 있게 만들었고, ‘추억상자’ 기능 도입으로 이전 사진들을 슬라이드쇼로 볼 수 있게 됐어요. 또한 이전에 함께 했던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게 알려주는 ‘타임머신’ 기능도 추가했고요. 날씨를 확인하며 데이트를 계획할 수 있도록 했고, 기념일을 잊지 않도록 캘린더의 사용성을 대폭 강화시켰어요. 또 비트윈 캐릭터 이모티콘과 스티커를 다양화했고요.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는 어떻게 되나요?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고 들었어요.


10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가 1400만을 돌파했고, 국내 650만, 해외 750만으로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한국, 일본, 대만 순으로 많아서 세 국가에 집중하고 있어요. 동남아 쪽에서는 태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고요.


국가별로 유저들의 어떤 특징이 있나요?


한국 사용자는 평균 연령이 20대 중반이고, 전 세계에서 텍스트를 가장 많이 보내요. 나라별로 하루에 보내는 메시지 양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일본이나 대만 유저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연령대가 좀 더 낮은 편이에요. 연애하는 스타일은 일본과 대만이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앨범에 사진 올리는 걸 좋아하고, 캘린더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요. 태국 유저들도 일본과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데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아 서비스 최적화가 필요한 상황이고요.

미국 유저들은 연령대가 좀 높아요. 처음부터 서로의 관계를 규정짓기보다는 서로를 알아가다가 정말 이 사람이다 싶을 때 연인이라고 말하기 때문인듯 싶어요.


중국 진출을 시도했다가 보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 중국과 대만 시장을 모두 경험해본 입장에서 두 나라는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중국 법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과 돈이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현재 사이즈로는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또 저희가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당시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서비스들도 중국 정부로부터 규제 당하는 걸 보면서 쉽지 않을 것이라 봤죠. 중국 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게 되면 재도전하려고 해요.


그에 비해 대만은 저희가 진출하기 전부터 다운로드 수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던 국가였어요. 정부나 사용자들이 해외 서비스에 개방적인 편이고, 문화적 정서가 비슷하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나라고요.


VCNC의 직원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여러나라에 해외지사가 있는데요.


저희 직원 수는 총 43명으로 그중 3분의 2는 개발자와 디자이너, 즉 제품을 만드는 팀이고요. 3분의 1은 사업 개발과 마케팅, 회계, CS를 담당하시는 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현재 일본, 대만, 싱가포르, 태국에 해외지사가 있고, 일본 5명, 대만 2명, 싱가포르 2명, 태국 1명의 현지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일본 지사장은 원래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던 인재로 IT 쪽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음이 잘 맞아서 같이 일하게 되었어요. 싱가포르 지사장은 테크 미디어 ‘e27’에서 편집장을 하던 사람으로 저희 서비스에 관심이 많아서 해외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미디어에서 일했기 때문에 이쪽 업계 네트워크도 넓고요. 덕분에 대만, 태국 현지 직원들도 구할 수 있었어요. 미국은 지사가 따로 있지 않은데도 다운로드가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어요. 아직 본격적인 진출 계획은 없고, 현재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아시아 시장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어요.


VCNC의 기업 문화를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기본적으로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팀원 모두가 의사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한 프로젝트에서 주도하는 역할을 했으면,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보조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역할 분담이 활발히 돌아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주되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저희는 ‘Fail Fast’를 중요시 여기는데 빨리 실패를 맛보고, 그 경험으로 인해 얻은 노하우로 다음에는 더 잘하자는 것이 저희의 주요 문화입니다.  자유롭게 행하되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  빠르게 실행하되 더 빠르게 수정하고 개선한다.  열린 소통을 추구하지만 빠른 의사결정을 내린다.  반대 의견을 주장할 때에는 대안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능동적으로 묻고, 맥락을 충분히 전달하는 설명을 한다.  멤버들 간에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지원한다.



‘비트윈’ 캐릭터도 인기가 많은데요.


유저분들이 저희 캐릭터를 많이 좋아해주셔서 스티커나 그 외 상품들, 캐릭터 모양의 마카롱, 쿠키를 만들어 팔기도 했어요. 카카오프렌즈나 라인프렌즈처럼 저희 서비스를 브랜딩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이 캐릭터죠.


일본과 대만에서 현지 브랜드와 재미있는 콜라보레이션이 있었다면요?


일본에서는 ‘젝시(ゼクシィ)’라는 웨딩 매거진과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프로포즈”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대만에서는 비트윈 캐릭터로 랩핑된 BMW 미니 쿠퍼와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이벤트를 했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커플과 사랑이라는 주제로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현지 브랜드와 협업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비트윈’의 수익 모델(BM)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까지는 광고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요. 연극, 뮤지컬, 테마파크, 주얼리, 웨딩 등 연인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가 저희 쪽에 광고를 했을 때 만족도가 가장 높아요. 특히 연애라는 스토리를 입혀서 유저들에게 보여줬을 때 반응이 좋아요.


또다른 BM인 내부 커머스 기능은 한국에서만 하고 있는데요. 뮤지컬이나 콘서트 티켓 위주로 판매하고 있고요. 판매 수익보다는 어떤 컨텐츠가 실제로 유저들에게 유용하고, 가치가 있는지 실험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데이트 장소를 추천해주는 ‘비트윈 데이트’의 반응은 어떤가요?


유저들의 반응이 좋아서 곧 40만 다운로드를 돌파할 것 같아요. 현재 데이트 장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17,000개 정도 가지고 있고, 리뷰도 4만 개 이상 달렸어요. 유저들이 직접 가보고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기에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에요. 비트윈 데이트를 비트윈 만큼 성장시키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좋은 리뷰들을 쌓아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받았던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비트윈’을 통해 쌓아온 추억이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뿌듯해요. 커플이 헤어지게 되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잃게 되는데 한 달 안에 재결합하게 되면 다시 이용할 수 있어요. 헤어졌다가 재결합을 하면서 비트윈을 통해 과거의 추억들을 돌아보면서 상대의 소중함을 깨닫고, 좀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감사하다는 손편지를 받기도 합니다. 저희 회사의 비전이 사람들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가치를 달성했을 때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올해의 마일스톤과 궁극적으로 이루려고 하는 가치를 이야기해주신다면요?


업데이트를 시행할 때마다 회사가 성장해왔어요. 이번 3.0 버전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유저들에게 더 좋은 가치를 줄 수 있길 바랍니다. 유저들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저희 서비스를 더욱 좋아하게 된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저절로 좋은 반응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업데이트 이후 대만 유저들이 급격하게 증가해서 지사를 세우게 되었는데요. 이번에도 그런 반응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으로 마무리 부탁드립니다.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5년을 잘 버텨왔는데, 향후 5년은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입니다. 유저들에게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 연애를 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그 고민의 해결책이라고 보고요.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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