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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Dec 22. 2015

스타트업 관계자 24인이 말하는 2015 핵심기억②

[플래텀 연말결산] 스타트업 관계자 24인이 말하는 ‘2015 핵심기억’

한 해가 다 갔다. 업계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식들이 날아 들어왔다. 덕분에 플래텀도 정신없이 2015년을 보냈다. 직접 전쟁터에 나가 총알을 피하고, 방패를 들고, 창을 휘두르며 치열한 1년을 보낸 창업자·투자자·기자·오피니언리더에게 물었다. “2015년, 당신의 핵심기억은 무엇이었습니까?” 이전기사 : [플래텀 연말결산] 스타트업 관계자 24인이 말하는 ‘2015 핵심기억’ ①

덕후가 한 분야의 전문가로 재평가됐다.
‘오타쿠’의 한국식 표기인 ‘덕후’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사람으로 평가됐다. 피키캐스트를 창업하고 각종 SNS,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소위 ‘덕후’들에게 콘텐츠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을 했고, 하나 둘씩 합류하면서 지금의 피키캐스트가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피키만의 경쟁력 있는 모바일향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에디터’라는 새로운 직군이 탄생하게 되었다. 피키의 에디터들 외에도 성공한 덕후들이 사회에 나오고 있다. 이제 덕후는 한 분야의 전문가다. 참고로, 현재 피키캐스트에서 ‘숨은 덕후’를 찾는 공채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피키캐스트를 창업하고 수많은 학생들의 손편지를 받았다.
 SNS만으로 모든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보기 힘들어진 손편지를 피키캐스트 창업 후 자주 받는다. 대부분 초∙중∙고 학생들이다. 내용은 ‘피키캐스트에 입사하고 싶은데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가’ 또는 ‘피키캐스트를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다’는 애정 담긴 팬레터에 가깝다. ‘세상을 즐겁게’라는 가치 아래 좋은 사람들이 함께 모인 피키캐스트에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회사를 잘 성장시켜야겠다는 큰 숙제를 안겨줬던 손편지! 정말 고맙습니다.

‘스낵 컬쳐’ 돌풍이 불었다.
디지털 콘텐츠가 모든 미디어와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 올해 나영석 PD가 새롭게 선보인 웹 예능 ‘신서유기’는 5,000만뷰를 넘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단순히 지상파·케이블 등 TV 방송을 통해서만 콘텐츠가 유통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이야기다. ‘신서유기’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 짧게 호흡하는 영상∙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 피키캐스트와 같은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도 너나 할 것 없이 스낵컬쳐 시장을 주목하고 서비스 출시에 나섰다. / 피키캐스트의 2015년

“변화무쌍”
다음이 카카오가 되고, 야후가 인터넷 사업을 분사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블리자드는 킹닷컴을 인수했다. 그런데도 텐센트가 글로벌 게임업계 매출 순위 1위다. 대한민국 정부는 게임이 마약이라더니, 게임산업육성 예산은 크게 늘린다고 한다. 그래도 지루한 것 보단 다이내믹한 것이 좋다.

스타워즈가 돌아왔다.
이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환호하지는 않더라도 한번 쯤은 관심을 가지는 소식일 것이다. 스타워즈의 귀환! 디즈니가 인수한 후 어떤 스타워즈가 나올지 걱정스런 소문들이 무성했는데, 뚜껑을 열어본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 스타워즈 1편이 개봉된 해 나도 태어났다. 다시 말해,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도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마흔이 된다. 아…

메르스 유탄을 맞았다.
우리 회사와 별 관계 없을 것 같던 메르스. 많은 회사들이 메르스에 타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 투자 협상 중단이라는 유탄을 우리가 맞게 될 줄이야. 산업 생태계가 얼마나 서로 깊이 얽혀 있는지 새삼 느꼈던 사건이다. / 블루클라우드의 2015년

에어비앤비가 전세계 숙박 시장을 잡아먹었다.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가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힐튼월드와이드를 제쳤다. 숙박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평가할만 하다. 또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국내 O2O 산업과 연관된 수 많은 이해 관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쿠팡이 1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출시됐다.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약 1조 1,0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한국 벤처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전국 단위로 구축된 물류센터와 자체배송 시스템의 도입, 그리고 해외 연구개발 센터까지 마련하며 길러낸 IT 기술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올해 출시된 카카오택시 서비스 역시 올해 O2O 시장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혁신 중의 하나다. 시장에서 혁신을 이끌어가는 기업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IT 기술력과 동시에 오프라인 현장에서의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야놀자가 기술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상파 채널에 야놀자 TV 광고가 온에어 됐다.
2015년 한 해 동안 야놀자는 ‘러브모텔’이라는 키워드에 국한되어 있던 자사에 대한 인식을 ‘여행’, ‘놀이’로 넓힐 수 있도록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창립 이래 최초로 야놀자의 TV 광고가 지상파 채널에 나갈 수 있었다. 안될 것 같던 일들이 조금씩 실현되었던 한 해였다.

안드로이드 제로데이의 취약점이 발견됐다.
올해 7월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짐페리움 (Zimperium)이라는 보안회사가 안드로이드의 보안 취약점인 스테이지프라이트 (Stagefright)를 발견한 사실을 발표했다. 스테이지프라이트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안의 소프트웨어로, 동영상의 정보를 불러오는데 사용된다. 이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은 동영상이 스마트폰에서 재생되지 않아도 수신되었을 때 바로 악성코드를 활성화시킨다. 이 발표 이후 10월에는 스테이지프라이트 2.0이 발견되는 등 스마트폰 사용자를 타겟으로 한 제로데이 취약점에 관한 연구 및 관심이 높아진 한 해였다.

파리 테러로 130명이 사망했다.
11월 파리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 테러를 지휘한 것은 IS. 이들은 암호화된 메세지 앱을 통해 국제 수사망을 피해 테러 계획을 짰다. 일반적으로 암호화된 어플리케이션이나 통신망 등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의 개인정보보호 권리를 역이용한 이번 테러리스트의 발상은 보안업계 종사자로서 우리 사회의 보안현황과 앞으로의 경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샤오미는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세워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브라질 등 새로운 시장에도 진입하기 시작했다. 반면 경쟁사인 화웨이는 중저가 모델뿐 아니라 프리미엄 모델도 선보이며 유럽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다가 두 회사 모두 깔끔한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다양한 악세서리도 내놓으며 1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 에스이웍스 2015년

구글은 무인자동차를 몰았고, 우리는 앱으로 택시를 부르기 시작했다.
눈 앞에 나타났다. 훅훅 다가오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힘들게 상상하거나 입 아프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자동차는 필요할 때 부르면 올 것이고, 내리면 알아서 다음 목적지로 갈 것이다. 우리의 이동(mobility) 방식은 획기적으로 변할 것이고 이로 인해 수많은 도시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쏘카 광고가 TV에서 흘러 나왔다. 
섬나라 제주도, 거기서도 깡시골인 조천읍에서 시작한 우리 회사가 ‘타면된다, 쏘카!’라는 카피를 달고 TV에 나왔다. ‘카셰어링’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 뿌듯했고 같이 고생한 우리 동료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마크 주커버그가 50조를 기부했다.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물려줘야 한다. 말로만 말고. 나만 빼고 말고. / 쏘카의 2015년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 원을 투자받았다. 
내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벤처기업이 1조 원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놀랍고도 전무후무한 일이다. IT 업계 헤게모니 변화와 투심의 폭발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는 사건이었다.

배달의민족이 배달중개에서 푸드테크로 방향을 틀었다. 
배달의민족은 메신저(카카오), 모바일게임(선데이토즈), 소셜커머스(쿠팡-티몬)에 이어 스타트업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색다른 광고 컨셉과 과감한 마케팅 활동은 일종의 유행이 되어 다른 스타트업들도 이를 흉내냈다. 하지만 영업 적자가 누적되고 이용자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사업모델을 푸드테크로 변환 및 확장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위기 극복 후 기대주로서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인가, 아니면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는 트리거가 될 것인가. 배달의민족 뿐 아니라 IT 벤처업계 전반의 현주소가 아닐까.

한국경제 위기론이 흘러나왔다. 
조선과 해운을 시작으로 전자제품, 철강, 자동차, 기계 등 타 산업 또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이밖에도 중국 기업의 부각, 늘어나는 가계부채, 고용악화 등 이런저런 악재가 거론되고 있다. 얼마 전 표철민 전 위자드웍스 대표가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지적한 것처럼 IT 벤처업계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관심있게 보고있다. 결론적으로 앞서 언급한 세 가지를 모두 종합해봤을 때 “굉장히 힘들어진다”고 속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불확실성이 참 크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아웃스탠딩도 여기에 맞춰 어떻게 보도활동을 이어갈 것인지 그리고 우리 또한 하나의 사업체로서 어떻게 운영해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 아웃스탠딩의 2015년

셀잇이 카카오의 투자전문사 케이벤처그룹에 인수됐다.
셀잇의 인수합병을 두고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 한가지 확실한 건 우리가 여전히 이 사업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 카카오와 함께 10년 넘게 정체되어 있는 중고 시장을 혁신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다. 어느 방송에서 말했던 것처럼, 경북 칠곡에 계신 70대 할머니도 셀잇을 통해 중고 거래를 하실 수 있는 날을 그리고 있다.

O2O 시장이 뜨겁다 못해 폭발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중고 거래를 비롯해 세탁, 세차, 자동차 수리, 뷰티, 구두수선 까지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모바일화 되고 있다. 말그대로 “Software eating the world”다. 궁금한 것은 각 기업이 비용과 수익의 레버리지를 어떻게 맞춰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셀잇이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향후 1,2년 내에는 해당 섹터별로 한두개의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독식하지 않을까 싶다.

당일배송, 전쟁의 서막.
쿠팡맨을 시작으로 티몬의 슈퍼배송, 롯데 프레시, GS Shop Live 등 많은 전자상거래 기업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 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택배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 중 하나인데, 여기서 속도를 더 끌어올리니까 정말 끝까지 가는 느낌이다. 배송 다음은 결제. 그 다음은 어떤 전쟁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 셀잇의 2015년 

크라우드펀딩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지난해 이 맘 때만 해도 와디즈에서는 사회 공익적인 캠페인들이 주로 진행됐다. 다양한 분야의 펀딩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던 와디즈 입장에서는 일종의 모드 전환이 필요했는데, 손을 뻗게된 것이 하드웨어 제조사다. 미아팔찌 리니어블을 필두로 올해에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펀딩 프로젝트가 증가했고, 최근에는 제품이 4, 사회 공익이 4, 문화 예술 분야가 2 정도로 비율이 바뀌었다. 프로젝트 모수도 훨씬 늘어났다. 이 뿐 아니다. 스타트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크라우드펀딩에 올 하반기부터는 업력이 꽤 있는 중소기업들도 도전하기 시작했다.

1억 이상을 달성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가 나왔다.
해외에서는 100억 규모의 프로젝트도 간간히 있지만, 국내 제품 프로젝트의 경우 1억 이상 모금한 사례가 없었다. 최근 와디즈에서는 미래형 대체식사 랩노쉬와 산업 디자이너 이상훈 대표의 여행용 백팩, 스마트카라의 음식물처리기가 각각 1억을 돌파했다.

내년 1월 25일, 드디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도입된다. 
지난 3년 간 와디즈가 법안 통과를 위해 들인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한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투자 유치 수단이 될 거다. 지난 달 주최한 ‘2015 창조경제혁신센터 크라우드펀딩 모의투자대회’에서는 520억의 투자금이 모이기도 했다. / 와디즈의 2015년 

핀테크 투자, 물꼬가 터졌다.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시작한 건 어언 2년 전. 그 땐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당시 핀테크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상 투자 허용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 문제는 금융업 사업자가 되려면 높은 자본금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스타트업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장벽이었다. ‘시작조차 못해보나’는 막막함이 있었는데, 다행히 미국계 벤처투자사와 연이 닿았고, 올해 2월 말 정식서비스를 출시했다. 그간 핀테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리고 올 봄, 국내 창업투자회사와 금융회사가 일부 핀테크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이 합법적으로 국내에서 투자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엔 투자 범위가 더 완화되어 P2P 온라인 대출업도 대상에 포함됐다고 한다. 새해에는 핀테크 산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금융 소비자에게 유례 없이 큰 혜택이 돌아가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한 도시락 업체가 ‘갑질 고객’ 거부를 선언했다. 
최근 한 도시락 업체 대표가 ‘갑질 고객은 정중히 거부한다’는 안내판을 써 붙였다.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이 안내판은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지만,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면 고객을 내보내겠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상품과 대가를 서로 교환하는 관계 속에서  최소한의 상호 예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영업직으로 뛰는 사람도 퇴근 후에는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된다. 상대방 입장을 조금만 생각해보는 역지사지 정신이 필요한 요즘이다.

페이스북 CEO의 ‘지분 99%’ 기부 발표.
저커버그의 기부가 더 눈에 띄는 이유는개인화된 맞춤형 교육, 질병 퇴치, 사람들 연결하기, 강한 공동체 만들기 등 전 인류적 차원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창업가가 그렇듯이 내가 창업을 결심한 동기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은 열망에서였다. 그런 열망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춘 창업가들이 있어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커버그가 약속한 기부 금액은 한화로 약 52조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 한 해 예산보다 몇 배나 큰 규모다. 한 명의 뛰어난 창업가가 만드는 변화와 혁신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비바리퍼블리카의 2015년

한국 스타트업에 세계가 주목했다.
지난 5월에는 세계에서 3번째이자 아시아에서 첫번째로 구글 캠퍼스 서울이 공식 개소했다. 게다가 6월 쿠팡이 무려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아 세간의 큰 주목을 끌었다. “그래,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덧붙여 망고플레이트도 YJ캐피털의 첫 한국 투자처로 선정되어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의 키워드, 푸드테크 붐.
먹방, 쿡방등으로 먹을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타트업에서도 푸드테크의 붐이 불었다. 개인적으로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먹거리와 관련된 모든 것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보다 좋아진 세상’이 오길 바라며 2016년 더 비상할 푸드테크 산업을 기대한다.

마크 주커버그가 딸을 위해 기부를 했고, 나도 예쁜 딸을 얻었다.
딸을 위해 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행동하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며 존경스럽다. 최근 본인도 너무나 예쁜 딸을 얻었다. 물론 마크 주커버그처럼 통 크게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도 새 생명이 태어났으니 더 열심히 해서(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더 큰 변화를 이루고 싶어졌다. 2015년에 리뉴얼된 망고플레이트와 내 딸이 탄생했다면, 2016년에는 다음 세대를 위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 / 망고플레이트의 2015년

중국 주식·벤처 시장은 롤러코스터 같았다.
올해 6월 12일에 지난 7년 간 주가 지수의 최고점을 찍었던 중국 주식 시장은 그날 이후 마치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불과 두달만에 최고점대비 거의 45%, 석달만에 거의 78%가 떨어졌다가 10월말을 고비로 서서히 상승해 지금은 최저점대비 28% 증가하며 안정을 찾은 상태다. 5, 6월에는 주식시장이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넘쳐났고, 주변에 주식 이야기를 안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6월이후 급하강기에는 연일 거래가 정지되는 회사들과 하한가에 쌓여있는 물량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던 한 해였다. 11월 이후에는 많이 회복되어 안정권에 들어섰다. 이런 주식시장의 상황은 벤처투자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1, 2분기의 활발한 투자가 3분기에 이르러 급격히 줄어들고 4분기부터는 수익모델을 확실히 갖춘 회사들을 위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의 투자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작년보다 벤처투자가 많이 증가된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모바일 O2O 시장에서 대규모의 인수합병이 일어났다.
2013년부터 금년 중반까지 중국에서는 대규모로 O2O에 대한 투자가 일어났다. 이에 이미 대형화된 O2O 전문 회사들이 탄생했다. 치열한 경쟁상황으로 인해, 할인권, 우대권 등을 통해 사용자를 확보하는 출혈 경쟁이 일어났고,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은 업체들을 위주로 급격하게 경쟁구도가 재편됐다. 중국의 대표 택시앱인 콰이디다처와 디디다처는 가각각 수조원의 투자를 받고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이후 양사는 더 이상의 출혈경쟁을 막고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합병했다. 현재 이들은 150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가 됐다. 그외에도 수조, 수천억 원대의 인수합병과 투자들이 일어났던 한 해였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VC도 치열하게 경쟁했다. 
LB인베스트먼트(이하 LB)도 매일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금년 LB는 해외직구 분야의 볼로미와 SNS 분야의 탄탄이라는 회사를 발굴했고, 투자 이후 각각 4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LB 투자 이후 중국 바이두를 비롯한 전략적 투자자들과 유명한 글로벌 VC들이 함께 참여하게 됐다. 또 LB가 투자했던 두 중국 회사가 각각 상장 회사에 인수되어 3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 수익이 발생했다. 내년 초에는 한 중국 회사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 LB인베스트먼트의 2015년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정책이 강화됐다.
올해는 창조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정부차원의 스타트업 지원이 본격화 된 한 해였다. 전국 17개 지역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됐고, 역삼동 일대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한 팁스타운(TIPSTOWN)이 오픈했다. 또 케이글로벌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미미하지만, 올 한 해 정부 주도의 창업 지원정책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본다.

구글캠퍼스가 문을 열었다.
올 5월 스타트업 지원 기관 ‘구글캠퍼스’가 아시아 최초,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서울 삼성동에 오픈했다. 구글이 한국을 영국, 이스라엘에 이어 세번째 국가로 선택 했다는 것은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앞으로 구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스타업의 해외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쿠팡이 1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 (1조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에서, 아니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또 국내 최초 유니콘 기업이 나왔다는 점에서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벤처스퀘어의 2015년

벤처 20년, 벤처 문화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벤처가 본격적인 활약을 펼친지 20년. 벤처는 기존의 관행을 답습했던 경영관리부터 조직문화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IMF위기에서 국가를 탈출시켰다. 이제 벤처 문화는 과거 20년의 도전을 바탕으로 미래 20년의 혁신 아젠다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선후배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공유해야 할 가치의 기준을 제시한다. 벤처창업초기부터 성장까지 발전한 기업가정신 실천역량과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통찰의 힘을 담은 벤처문화가 벤처생태계를 더욱 강하게 키워줄 것이다. 올해 8월말 개최된 20주년 기념 벤처협회 썸머포럼과 같이 후배와 선배가 교류하고 상호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자주 마련되어야 하겠다.

다시, 메이커의 시대.
우리는 젓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민족이다. 손재주가 필요한 기능 분야에서 한국인이 탁월함을 발휘해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공계와 제조업에 대한 사회적 홀대와 무관심으로 그 성장이 예전과 같지 않았다. 다행히 3D 프린터의 보급과 관련기술의 성장에 힘입어 소규모 제조기반을 갖춘 서비스업 창업도 수월해지고 있다. 개발과 제작역량을 갖춘 메이커를 발굴하고 창업을 지원해주는 팹랩같은 시설도 곳곳에 설치되었고 메이커톤과 같은 행사 등도 다수 개최되는 등 다시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벤처협회 SVI도 매직에코, 메이커스빌 등과 함께 ‘제로투메이커(ZERO TO MAKER)’ 행사를 개최해 초보 메이커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메이커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많아질수록 혁신과 창조활동이 다양해지고 폭넓어질 것이라 믿는다.

‘펑커우’가 회자됐다.
최근 중국 온라인 상에서 ‘펑커우(風口·순풍이 불어오는 입구)’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인터넷 플러스’의 ‘펑커우’에 서서 바람의 방향에 몸을 맡긴다면 중국 경제는 분명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지난 3월 중국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회의 기자회견에서의 리커창 총리의 말이다. 이후 중국에서는 ‘인터넷 플러스’ ‘펑커우’ ‘대세를 따르다(順勢而為)’라는 말이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바로 그 펑커우 한 복판에는 중국 IT 3강인 BAT(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 샤오미 그리고 중국의 각종 IT 제조사가 있다.

‘선전’이 주목받았다.
선전(深圳 Shenzhen)은 중국의 계획경제로 탄생한 경제특구로 이른바 ‘제조업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곳이다. 설계도 혹은 제품 샘플만 있으면 대량생산에서 소량생산까지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2014년 전 세계 휴대전화의 약 50%를 생산하는 중국에서 약 70%의 휴대전화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텐센트, 화웨이, ZTE를 비롯해 최근 샤오미와 메이주 등 유수의 혁신 기업들이 탄생했을 뿐만 아니라 미래의 제조 스타트업을 키우는 토대가 되어온 곳이다. 선전에는 8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공장뿐 아니라 소규모 부품 생산이 가능한 소규모 공장형 기업이 활성화되어 있어 세계의 제조 스타트업이 몰리고 있다.

중국 O2O 시장, 벌써 레드오션 되나?
중국 1, 2위 O2O 업체 메이퇀(美团)과 다중뎬핑(大众点评)이 합병한 큰 사건이 있었다. 두 회사는 약 14조 원 규모의 중국 소셜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이었다. 중국 소비자의 71%가 O2O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국내보다 더 다양한 음식 배달, 가사도우미, 구인구직, 세차, 양로, 세탁, 주차 등의 O2O 서비스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O2O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지만 공급업자는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O2O 시장은 성장이 유망하나 공급자가 넘쳐나는 레드오션으로 또 다른 차별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익을 위해서 과감히 헤치고 모이는 ‘합종연횡’이 현 중국 산업계의 추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은 M&A 등의 O2O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내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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