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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Dec 23. 2015

맛있는 기록을 남기는 습관 ‘테이스트로그’ 이진희 대표

대중은 외식에서 최고의 경험을 바라지만 매번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식당의 인테리어 등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외식에 있어서 요점은 음식의 맛이다. 메뉴판이나 종업원의 추천을 받아 음식을 고르기는 하지만 개인 입맛취향은 천차만별이다. 그럴때 같은 음식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그 음식점에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 해답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는 서비스가 ‘테이스트로그‘다. 테이스트로그는 오로지 음식의 맛에 대해 기록하는 공간이다. 음식점이 아닌 개별 메뉴에 대한 평가를 올릴 수 있고, 이런 기록이 쌓이면 내 음식 취향에 맞는 메뉴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더불어 본인이 먹은 음식사진을 마음껏 올리고 기록할 수도 있다. 현재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을 올리지만 나중에 그기록만 찾아보기엔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테이스트로그는 ‘맛(taste)에 대한 기록(log)’를 남기는 공간이다. 본인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그 맛은 어땠는지 등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먹은 기록을 차곡차곡 모아서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고, 나중에 다시 찾아보거나 누군가에게 추천할 때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음식에 특화된 서비스다.


창업자와 서비스를 더 알아보기 위해 2년차 스타트업 테이스트로그 오피스를 찾아갔다.


이진희 테이스트로그 대표


오라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고, 실리콘밸리에서 모의투자 서비스로 첫 창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 먹는 것과 관련된 창업을 하셨는데요.


제 와이프는 새로운 음식점에 가면 어떤 메뉴가 맛있는지 업주나 종업원에게 항상 물어보곤 해요. 그런데 답변 대비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어요. 종업원은 특정 메뉴를 더 많이 팔기 위해서 추천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먹어보지 않고 대충 얘기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본인의 취향에 따라 추천해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랑 비슷한 음식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그 식당에서 어떤 메뉴를 먹을까에 대한 의문점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런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면 메뉴를 잘못 고르는 시행착오가 줄어들고, 더 만족스러운 외식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부분의 맛집 정보가 음식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 음식점이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라든지 가족 간의 외식을 하기 좋다든지 음식 외적인 요소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순수하게 음식의 맛을 평가하는데 집중하고, 그런 데이터를 모아 이 음식점에서는 어떤 음식이 가장 인기 있고, 어떤 음식은 시키면 안 되는지 각 메뉴별 정보와 평가를 제공하자고 생각한 것이 저희 서비스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메뉴 별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지만 맛에 대한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준다는 점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음식에 대해 취향을 분석하고, 내 취향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주거나 찾아주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하지만, 단순한 맛집 추천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고 글을 쓰는 곳이 아니라 맛에 대한 개인의 기록을 남기는 공간입니다. 기존 맛집 평가 앱들과 관점이 다릅니다.


개인의 취향을 분석하는 것이 단순하다고 보지는 않는데요. 


음식에 대한 분류 체계를 통해 음식 성향을 파악하고, 언제, 어디서 먹었는지 기록할 수 있게 해놓았기에 점심인지 저녁인지, 평일인지 주말인지를 분류하여 외식하는 패턴들을 찾아냅니다. 그래서 ‘주로 평일 저녁에 회사 근처에서 외식을 많이 한다’, ‘주말에 가족들과 자주 브런치를 먹으러 간다’ 등의 분석을 통해 음식에 대한 취향과 상황적 요소를 고려한 최적의 음식점을 추천하고 있어요.


현재는 음식의 종류, 활동 지역, 시간, 성별, 연령을 고려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날씨, 약속 일정까지 고려하여 현재 상황에 맞는 음식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기존의 맛집 추천 서비스들이 ‘경리단길 맛집’,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집’ 같은 큐레이션이라면 저희는 그것보다 조금 더 개인의 상황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행동 패턴을 분석해봤을 때 ‘전날 술을 마셨을때 다음 날 아침에는 보통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더라’ 하는 패턴을 발견했으면, 해장국 집이나 베트남 칼국수 집을 추천해주는 형태인 거죠.


음식점 메뉴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셨나요?


저희가 직접 수집한 것과 사용자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메뉴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60만 개의 음식점이 있고, 서울에 12만 개가 있는데요. 현재 15% 정도 완성되어 있습니다. 게시물을 올릴 때 위치 인식을 통해 음식점 정보를 찾아주고, 한 글자만 입력해도 메뉴명이 자동 완성되게 해놓았기에 게시물 하나 작성하는데 30초도 걸리지 않도록 구성해 놓았어요. 쉽고 간단하게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꼭 외식이 아니더라도 먹은 음식을 기록할 수 있나요?


저희는 어떤 음식이든지 기록하는데 제한을 두지는 않아요. 저희 서비스가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메뉴 위주로 기록을 남기게 되어있기는 하지만, 다른 것들을 올리는 사용자도 꽤 있어요. 일례로 한 사용자분은 마트에서 파는 과자를 종류별로 올리고 그 맛을 자세하게 묘사해서 기록해주고 있어요. 저희 서비스가 원래 외식에 목적을 두고 있지만 이런 분들을 보면 나중에는 과자나 라면 같은 소비재로도 확장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 중인데요.


이달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에요. 기능적인 부분도 업그레이드 되겠지만. 소셜 기능이 추가되요. 사용자들끼리 팔로우를 하고, 댓글을 달 수 있게 되고, 페이스북과 연동하여 친구들을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 베타테스트 중 사용자의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요. 이를 참고하여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서비스를 알리는 마케팅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어울릴 수 있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어요.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술도 좋아하셔서 얼마 전 전국의 미식가들을 초청해 ‘글렌피딕 위스키 클래스’를 열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핸드드립 커피, 칵테일 클래스 등 형태의 이벤트들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또 음식점과의 제휴를 통해 테이블마다 홍보물을 설치해 놓기도 했는데요. 음식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메뉴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어필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테이스트로그의 비즈니스 모델(BM)은 어떤 형태인가요?


음식에 대한 기록이 쌓이게 되면 개인화된 추천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빅데이터 활용 부분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고, 추천 엔진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구현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사항입니다. 더불어 업주들과의 협업을 통한 광고나 레스토랑 예약 시스템 같은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어요. 하지만 유저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기록이 쌓여야 비즈니스 모델이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은 서비스 기반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으신가요?


먹은 음식을 기록하고,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사용자의 니즈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봐요. 미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어 이해도가 있고, 비교적 접근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미국을 우선적으로 진출해볼 생각입니다. 도시 하나를 선택하여 시도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조금씩 확장시켜 나갈 생각이에요.


올해 마일스톤과 궁극적으로 이루려고 하는 가치는 어떻게 되나요?


단기적으로는 현재 제공되고 있는 베타서비스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최우선이에요. 그리고 저희 서비스를 외부에 알리는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사용자가 외식을 할 때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장소를 정하고, 메뉴를 고르고, 누군가와 그 경험을 공유하는 것까지가 모두 외식의 전반적인 과정이라고 보는데요. 그 과정에서 만족하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목표예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으로 마무리 부탁드립니다.


맛집을 찾는 방법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과거 방식이 웹검색이나 추천앱으로 가는 형식이었다면, 최근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음식 사진을 보고 많이 찾아가는 추세예요. 이러한 트렌드에 맞게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더 쉽게 하고, 새로운 맛집을 찾아갈 수 있게 해드리고 싶어요. 이를위해 노력 많이 하고 있고요. 발전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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